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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팬들은 4년마다 ‘월드컵 스트레스’를 겪는다. 평생 축구만 했으면서 ‘공을 그렇게 못 차냐’라는 선수 비난에서부터 감독이나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분노가 폭발한다. 하지만, 투혼과 체력만을 앞세우고 승부에 집착하는 한국식 축구로는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유럽과 남미팀을 넘어설 수 없다. 일대일 대결에서 상대를 따돌릴 기술이 없다면 1등급 축구대표팀은 앞으로도 불가능하다. 니즈니노브고로드, 로스토프나도누, 카잔에서 이뤄진 대표팀의 월드컵 여정을 현지에서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보름간의 월드컵 ‘희망고문’이 끝났다. 성적표는 1승2패, 16강 탈락이다. 1차전 스웨덴, 2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는 개인 능력의 부족으로 인한 경기력의 차이를 절감했다. 투혼과 열정으로 3차전 독일전 승리를 거뒀지만, 한국 축구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서는 선수의 일대일 능력 등 개인기 수준에 주목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그 기초인 ‘유소년 축구 육성’에 대해 말만 하지 말고 실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신력과 체력’에서 ‘기술축구’로 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 기술의 부족
아시아권의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16강에서 탈락했으니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사정이 다르다. A조에서 막판 역전승으로 승점 3을 챙긴 사우디아라비아나, 포르투갈을 탈락 위기로 몰아쳤던 B조의 이란, C조에서 탄탄한 전력을 보여준 호주는 일대일 능력에서 한국보다 우위였다. 일본은 훌쩍 달아난 느낌이다.
한국은 악조건 속에서 투혼을 발휘했지만, 자기 위안일 뿐이다.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선수 가운데 열정 없는 선수는 없다. 단판 경기는 선수단의 투혼으로 승패가 갈릴 수 있지만, 팀간 경기력의 차이는 선수의 기술력에 크게 의존한다. 감독의 전술 운용도 선수의 개인 능력이 없으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없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기본기는 어려서부터 닦아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으로 성인이 돼서 기술을 장착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동력을 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개인 기술의 부족 등에서 비롯된 실력 차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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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여흥이고 놀이고 재미다. 텔레비전이나 경기장에서 관전하거나, 직접 참여할 때라도 목숨을 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건축물을 축조하듯 기초부터 하나하나씩 쌓아가면서 제대로 할 필요는 있다. 한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이냐, 탈락이냐는 그 다음의 문제다. 4년마다 찾아오는 월드컵 축구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 이제는 세계 흐름인 개인기, 기본기를 중심으로 한국 축구를 리부팅(rebooting·다시 시작) 해야 한다. 축구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