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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를 '살리자'. 이거 사실 그리 어렵지 않음... 히딩크든 혹은 그에 필적하는, 혹은 더 나은 사람을 좀 많이 퍼주고 데리고 와서 축협에 깊숙히 관여하게 박아넣고 빼먹을거만 빼먹으면 됨. 감독이든 행정가든... 암튼 그렇게만 하면 됨.

K리그, 별의별 말이 있는 모양이던데, 사실 뭘해도 안됨. 안될거임. 지역밀착이고뭐고 안됨. 프로스포츠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미덕의 가장 첫번째 요소가 재미. 그게 안됨. 재미나게 운영해야함. 경기가 재미있게. 그다음에 지역사회밀착이라던지 각종 이벤트라던지 뭐 블라블라 가 있는거임. 사람들 바짝 끌어모으면 뭐함? 재미가 없는데. 소매 붙들려와서 억지로 보고는 그러겠지. 에이 재미도 없는거 보느라 시간만 날려먹었네.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함.

K리그 진심 재미없음. 수준이 낮고 기술이 없고 뭐 그런게 문제가 아님. 스타 맥 끊기는 것도 그럼. 스타가 나올수가 없음. 할줄 아는거라곤 반칙 밖에 없는 수준 낮은 선수가 나와서 경기 맥을 툭툭 다 끊어먹는데 무슨 재미가 있을것이며, 좀 한다는 선수가 그런 선수들 피해서 키핑 좀 해대봐야 이미 게임 루즈해지는건 어쩔 수가 없음.

일본하고 비교해서 좀 그렇지만, 볼건 보자. 일본 압박이랑 우리 압박은 틀리다. 우리 압박은 그냥 '투지'로 죽어라 쫓아다니는거다. 그러니 갈데까지 가고 떨어질때까지 떨어져야 비장한 압박이 나오고, 결과는 울고짜고 하는거다. 우선 편견없이 일본 경기를 보자. 압박을 할때 최소한의 패스줄기를 막는 쪽으로 압박한다. 공격시엔 패스 받기 전에 동료 위치를 먼저 보고, 수비할땐 상대 위치 먼저 보고 한다. 그러니 공격시에 패스가 잘 이어지고, 수비 시에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한다. 물론 마지막 공격작업이나 비루한 피지컬 같이 형편없는 구석도 동시에 가지고 있으니 그모양일테지만, 적어도 공간 이해, 전술 이해는 우리보다 월등하다. 흔히 말하듯 일본이 기술이 더 좋은게 아니다. 더 좋아보이도록 뛰고 있는 것 뿐이다. 우리는 그게 안되는거고.

이런건 리그 수준에서 전략적으로 고쳐야 한다. 맥락없는 파울은 엄벌하면 된다. 뭔가 하려는 팀이 유리하게 판정기준을 가져가면 된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래서 K리그에서도 수준 상관없이 선수들이 뭔가 하려는걸 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된다. 축구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이며, 가장 단순하게 열광할 수 있는 스포츠이다. K리그에서 그걸 못하게 만드는 요소만 제거하면 큰 노력없이 재미있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런걸 왜 안하고 있는가? 그런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적절한 관심만 갖도록 당장의 아편을 들이밀어 판을 유지하고, 그 속의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실력이 없는 선수가 살아남을 수 없는 판이 되어야 하는데, 실력이 없는 선수를 발탁하고 기용하고 몸값 올려주려면 실력위주의 축구판이 되면 안되는거다. 통장에 몇천 꽂아줘도 구장에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굴러먹어 팀을 망치게끔, 그런 식으로 꼬맹이부터 성인시합까지 굴러가게끔 해야하는거다.

어떻게 해야 잘하는지 누구보다 많이 듣고 보고 같이뛰고 했던 이들의 고언을, 불과 몇년전 어떻게 해야 대표팀을 X같이 말아먹는지 몸소 보여준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해대는 작금의우리 축구판 현실을 봐라.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모르겠지만, 별로였던 인간들이, 다시금 똑같은 구태를 되풀이하면, 이제는 거부해야한다. 축구 몇년 몇십년 안봐도 인생 달라질 일 없다. 존중은 두려움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일말의 존중도 받지 못하는 팬이라면, 안하는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