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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28 22:25
[잡담] 케인의 패스가 특별한 이유.
 글쓴이 : 피터림
조회 : 1,324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은 다양한 기질과 성품을 가지며 그로인해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사회라는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이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다. 11명 모두 공을 다루지만, 그 공을 다루는 방식은 포지션별로 모두 다르고 그로인해서 마인드셋도 포지션별로 모두 다르다. 그리고 그 다른 기질과 특징에 맞추어 자신의 롤을 잘이해하고 수행하는 사람을 축구지능이 높다고 말할 수 있을것이다. 

축구는 각 구역마다 공을 다루는 다른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자신의 골문에 가까울수록 위험회피의 기질이, 미들은 균형감각이 그리고 상대 골문에 가까워질수록 기회포착능력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이것이 무엇을 뜻할까?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자. 상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수비수, 미들, 공격수에게 각각 공을 쥐어주자 그리고 슛이 성공할 확률이 20%라고 가정을 해보자. 그럼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수비수는 20%의 성공확률에서는 슛을 시도하지 않고 공을 뒤로 돌린다. 그럼 미들은 어떻게 할까? 미들 역시 직접적으로 슛을 시도하지 않지만 상대와 우리 팀 공격수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상황의 변화를 모색할 것이다. 그럼 공격수는 어떻게 할까? 공격수는 20%의 확률일때 그냥 슛을 쏜다. 이것이 마인드 셋의 차이라는 것이다. 

스트라이크는 기본적으로 성공확률이 낮고 높음에 신경을 쓰면 안된다. 단 1%의 기회라도 상황이 발생했으면 그것을 성공시키기위해 시도를 해야한다. 축구는 기본적으로 많은 골이 나는 경기가 아니다. 90분동안 단 1골을 만들기위해 싸워야 하는 경기가 부지기 수고 그런 상황속에서 공격수에게 성공확률 100%의 기회라는 것이 얼마나 오겠는가? 

그러므로 스트라이크는 기본적으로 낮은 확률의 기회를 포착하고 그것을 시도하는 기질이 필요하다. 낮은 확률의 기회를 시도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당연히 높은 확률로 실패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실패가 팀패배로 이어질 때 무자비한 비난을 퍼붓는다. 하지만 수많은 실패에도 단 한골을 성공시켜 팀을 이기게 만들면 사람들은 골잡이를 찬양한다. 이 포지션은 이런 상황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자리인 것이다. 

낮은 확률을 시도했을 때, 그 슛이 실패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이기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그 프레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면 공격수가 갑자기 이타적인 행동을 한다. 그럼 어떻게 될까? 잘 되야 연계형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이고 그도 아니면 공격수로서 도태되어 버린다. 

박스 안에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공을 받기가 힘들다. 수비수가 진형을 갖춘 상태에서 좋은 공을 받아서 슛팅을 할 수 있는 찬스는 많지 않다. 그러면 기본적으로 슛 정확도는 상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공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은 박스안에서도 슛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본적으로 공을 자신 앞에서 잡아두려는 경향이 있다. 그 한번의 터치가 수비수의 예측과 준비를 만들고 그로인해 슛팅 찬스 자체가 사라지고 슛의 성공률 역시 엄청 떨어뜨려버린다. 그러므로 진짜 스트라이크들은 슛팅 정확도보다는 그냥 타이밍을 선택한다. 자신의 자세가 무너졌을지라도 어떻게든 한번의 터치를 만들어서 그 자체로 슛팅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스 안에서는 스트라이크들에게 헤드 컨트롤이 기본적으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획 포착능력,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고 낮은 확률에서도 시도하는 기질 그것이 스트라이크의 덕목이고 그로인해서 모든 좋은 스트라이크들은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전혀 슛이 나올 것 같지 않은 각도와 타이밍에서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터치와 강도로 시도된 슛팅이 수비수와 골키퍼가 예측하고 있는 상태에서 수행되는 정확도 높고 강한 슛팅보다 성공확률이 기본적으로 높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라이크들은 기본적으로 타이밍을 정확도보다 더 높게 보고 더 빠른 타이밍에 확률이 낮은 슛팅이라도 과감하게 시도 하는 것이다.

케인이 손흥민에게 주는 패스는 기본적으로 실패의 위험도가 높다. 어려운 패스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보지 않고 감각적으로 빠르게 연결해주는 패스다. 케인이 고개를 들어 손흥민을 확인하는 순간 수비수는 손흥민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그리고 손흥민과 같은 타이밍에 출발하면 수비수는 빠져나가는 손흥민을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런데 케인은 공을 잡으면 손흥민을 확인하지 않고 그냥 찬다.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빠르게 타이밍을 잡고 차버린다는 말이다. 그로인해서 케인이 공을 잡는 것을 주목하고 있던 수비수들은 수비수 뒤로 빠르게 돌아들어가는 손흥민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스타트 타이밍이 한박자 늦어진다. 그 한박자가 손흥민과 수비수 사이의 거리를 만들고 그 거리를 이용해서 손흥민은 슛팅타이밍을 만드는 것이다. 

미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선수의 움직임과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패스를 할려는 기질이 있다. 안정지향적이며 균형감이다. 그렇지만 그로인해 정박에 패스를 한다. 케인은 기본적으로 공격수이기 때문에 반박자 빠르게 결단하고 패스를 넣어줄 수 있다. 즉 실패의 리스크를 안고 패스를 수행할 수 있는 기질이 있다는 것이다. 정확도와 실패의 위험보다 그냥 우리 공격수의 움직임에 대한 믿음 그리고 과감한 시도 두개가 맞물려 성공하면 너무나 쉽게 골을 넣는 것같은 장면이 나오지만, 실패했을 경우 왜 저기에 패스를 하는 거야? 왜 저렇게 어처구니 없는 패스를 하는거야?라는 물음이 나오는 공격전개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묘하게 빠른 패스의 타이밍. 이것은 스트라이크의 기질로 인해 파생되는 특수성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루니가 맨유에서 밑으로 케인처럼 내려와서 공을 받으면 종종 이런 패스를 전방으로 많이 넣어주었는데 넓은 시야와 예측력 그리고 스트라이크로서의 과감성이 결합되어 나오는 결과물이었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케인의 패스는 기본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은 패스이다. 그렇지만 스트라이크들은 정확도보다 타이밍을 중시하기때문에 실패의 위험도가 높아도 기회를 포착했다면 기본적으로 시도를 한다. 하지만 다른 미들과 풀백들은 종종 손흥민의 대쉬를 인지해도 실패의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 포기하고 그냥 다른 쪽으로 패스를 돌려버린다. 박스 안에서의 감각적이고 빠른 기회포착능력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질이 만들어내는 케인의 패스가 그래서 특별한 것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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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일격 20-10-28 22:44
   
오..그렇군요. 그렇게 생각할수 있네요.
PONPURA 20-10-28 23:21
   
이 부분이 가장 공감됩니다.

정확도 보다 타이밍.

케인 패스가 마스터들에 비해 정확도는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손흥민이 치고 들어가는 타이밍에 거의 감각적으로 맞기 때문에 다른 찐 패스마스터가 온다고 덕배정도가 아니고서야 더 나은 배급이 딱히 떠오르지 않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