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와 포체티노가 똑같이 4231을 쓴다면 무리뉴 전술이 오히려
손흥민을 왼쪽에서 더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전술입니다.
왜냐하면 무리뉴는 손흥민 뒤의 풀백 오버래핑을 자제 시키고 후방에
대기시켜 놓거든요. 반면에 포체티노는 후방에 센터백 둘만 남기고
풀백을 다 전진시킵니다. 여기 예전 글에도 로즈가 자주 손흥민과 겹치거나
손흥민의 역할을 빼앗는다고 화내던 게 얼마나 많았습니까?
이젠 로즈가 잘 안 올라옵니다. 이 의미가 뭘까요? 이건 왼쪽 사이드
공격을 거의 손흥민이 전담한다는 겁니다. 알리가 보조로 도와주고요.
무리뉴의 요 전술이 비대칭인 건 아시죠? 오른쪽에 선수들이 몰려가서
공격하면 왼쪽 공간이 많이 빕니다. 손흥민은 공간이 많이 날수록
잘하는 선수라는 것도 아시죠? 포치 때보다 무리뉴 때가 공간이 더 나게 됩니다.
수비를 더 많이 한다는 건 착각입니다. 포치 때도 많이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자꾸 올라오던 로즈 같은 풀백이 후방에 대기해서 수비하는데
손흥민의 수비 가담이 더 늘어 날리가 없잖습니까?
다만 문제가 되는 건 스위칭입니다. 포치 때에는 스위칭으로 손흥민이
톱에 종종 서서 수비를 안 할 때가 꽤 있었죠. 케인과 투톱이거나 아예
케인이 왼쪽 윙으로 내려 가고 손흥민이 원톱에 서기도 했죠. 무리뉴 때에는
이런 스위칭이 아직은 거의 없죠. 모우라와 스위칭은 가끔 잠깐 하지만요.
손흥민의 수비 가담이 많아보이는 착시가 있을 뿐입니다. 수비 시에
패널티 박스 라인 밑으로는 거의 안 내려 오기도 하고요.
무리뉴도 원패턴으로만 시즌을 치루지는 않을 겁니다. 지금은 너무 시간이
짧아서 자기가 익숙한 전술을 쓰는 거겠죠. 언젠가는 손흥민을 톱으로 쓰는 전술도
연습해서 사용하게 될 겁니다.
저는 로즈 같은 왼쪽 풀백이 안 올라와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