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구)축구게시판
HOME > 커뮤니티 > 축구 게시판
 
작성일 : 24-01-26 15:53
[잡담] 벤투가 만든 조직력 클린스만이 어떻게 해체하고 있나 봅시다.(1)
 글쓴이 : 홀퀘이사
조회 : 495  

벤투 때 공격에 가담하는 숫자와 현재 클린스만호에서 공격에 가담하는 숫자는 거의 같습니다.
딱히 클린스만이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고 해서 벤투 때 보다 더 많은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는 게 아니라는 말씀이죠.

벤투가 한국국대에 남겨주고 간 것은 한두가지가 아닌데요.
많은 분들이 벤투는 이강인 없었으면 망했을 거라고 말씀하시지만,
오히려 벤투가 손흥민, 김민재 같은 공수의 에이스들이 안면골절과 종아리부상으로 정상컨디션이 아니었는데도 성과를 냈다는 것을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수의 에이스가 정상컨디션이 아니더라도 조직력이 무너지지 않는 팀을 만들어 놨다는 것이죠.

1.후방빌드업.

벤투가 만들어 놓은 후방빌드업을 평가할 때,
'한국이 드디어 상대의 압박이 들어오면 무조건 전방으로 뻥 차고 보는 뻥축구에서 벗어났다.'
라는 평가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최소한의 선수로 후방빌드업을 하여 최대한 공격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이게 더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적은 숫자로 후방빌드업을 하는 팀은 맨시티입니다.
맨시티는 2-1 후방빌드업을 합니다.

                 수미
      센터백           센터백
               골키퍼

센터백 둘 + 수미 하나 2-1 후방빌드업이 맨시티는 가능한데요.
이게 가능한 이유가 골키퍼가 마치 필드플레이어처럼 발밑이 좋아서 골키퍼까지 4명이 후방빌드업을 하는 것이죠.

그래서 맨시티는 필드플레이어 열 명 중 세 명만 후방빌드업에 참여하고 나머지 7명이 공격에 참여하는 기본 구도가 가능해집니다.
물론 상대팀이 강팀이거나 전방압박이 거세게 들어오면 세 명으로 후방빌드업이 안 되고 후방빌드업에 참여하는 선수가 더 많아지죠. 하지만, 후방빌드업의 기본 틀이 2-1 이라는 것입니다.

벤투는 3-1 후방빌드업을 완성시켰습니다.


              황인범
     김영권  정우영  김민재
             
               김승규

4년 동안 벤투가 한국국대 조직력을 만든 기본 틀 중 하나가 바로 이 3-1 후방빌드업입니다.
기본적으로 네 명만으로 후방빌드업이 가능해지면 나머지 여섯 명은 공격하러 올라갈 수가 있는 것이죠.

많은 분들이 조현우와 김승규를 비교할 때 누가 더 잘 막냐? 를 갖고 말씀하시는데,
사실 누굴 주전골키퍼로 할 것이냐를 선택할 때 어느 골키퍼가 더 잘막냐. 도 중요하지만 어느 골키퍼를 썼을 때 더 최소한의 숫자로 후방빌드업이 가능하냐? 이것 또한 중요한 것입니다.
벤투가 조현우 보다 김승규를 주전 골키퍼로 계속 썼던 이유는 김승규를 출전시켰을 때 좀 더 안정적으로 후방빌드업이 가능했기 때문이죠.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과연 벤투의 4년이 없었더라면 클린스만이 3-1 후방빌드업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클린스만 부임 후 여러차례 평가전에서 저를 가장 경악하게 했던 건 2-1 후방빌드업을 클린스만이 시도했던 겁니다.
맨시티 정도의 팀만 할 수 있는 2-1 후방빌드업을 시도했으니 칭찬해줘야 할까요?
아닙니다. 그날 한국국대는 최악의 경기를 했는데 그 이유가 후방에 2-1 만 남겨놨기 때문입니다. 즉, 클린스만이 후방빌드업에 대한 전술적 능력이 없다는 것을 노출시킨 평가전이었던 겁니다.

결론적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클린스만호가 벤투 보다 더 많은 선수를 공격지역으 올려 보내는 축구가 아니라는 말씀이고, 그 이유가 벤투가 최소한의 숫자로 후방빌드업을 구축해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공격지역으로 올려보낼 수 있는 조직력을 만들어 놓았다. 이게 중요한 것이죠.

제가 벤투에게 한국축구팬들이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은 이런 기본적인 전술의 틀을 갖춰놓은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벤투를 비판하실 때 '이강인을 안 써서, 혹은 이강인이 해줘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 이강인 문제는 지엽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벤투가 이강인을 좀 더 중용했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지금의 이강인과 카타르 월드컵 때의 이강인은 다르고, 카타르월드컵 때의 이강인과 2022년 8월 이전의 이강인은 또 다르기 때문에 벤투를 완전히 이해 못할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강인이 월드컵을 앞두고 갑자기 포텐이 터졌기 때문에 급성장하는 어린 선수 이강인을 벤투가 쓰면서 착오가 있었다. 정도로 이해해줄 수 있다는 것이죠.

저는 오히려 벤투가 월드컵 16강을 했다는 것 보다(그것도 평가할만 하지만)
한국축구에 남겨준 유산, 기초, 베이스 이런 것을 더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클린스만 얘기를 해야하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중에 시간날 때 이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난민이라해 24-01-26 15:58
   
솔직히 위에서 나열한 기본 전술들..
요즘 현대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유럽의 보통 감독들이라면 다 쓸법한 평범해진 전술이에요^^

뭐 그렇다고 벤투가.. 못했다는건 아니구요.. 전술적으로는..
한국에서 3위안에 드는 감독이지만.. 선수 선발과 선수 관리 측면에서는 아쉬웠던건 분명히 사실이구요..

즉, 감독을 판단할때는 장단점이 모두 공존하는 법이고..
벤투 역시 장단점이 모두 공존하는 보통의 평범한 감독이였죠.

워낙에 기존에 슈틸리케, 본프레레 같은 구식 폐급 감독만 데려오다가
멀쩡한 보통 감독 데려오니 신선해보였던 겁니다.^^
     
홀퀘이사 24-01-26 16:00
   
유럽의 보통 감독이었다면 다 쓸법한 평범해진 전술이었다는 건 맞지만,
한국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고
그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벤투가 해줬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현재 클린스만이 유럽축구의 평범한 감독들이 다 할 줄 하는 후방빌드업에 대한 개념이 잘 잡혀 있지 않는 감독이라는 것이고요.
          
난민이라해 24-01-26 16:04
   
아시아 변방국에 오는 감독들이 다 유럽에서 실패해서
갈때가 없는 감독들이 올 확률이 거의 90%라서..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역대 최악의 외국인 감독을 많이 데려올수밖에 없었죠..

앞으로도 없는 돈으로 계속 외국인 감독 데려올거면.. 똑같은 일이 계속 발생할거구요^^
차라리 홀퀘이사님도 전에 말했든 내국인 감독을 키우는게 나아 보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능력있는 내국인 감독 키워서 오랫동안 대표팀 맡기는게..
전술 지속적인 측면에서도 더 유리하겠죠
               
홀퀘이사 24-01-26 16:05
   
예, 이정효나 김기동 감독이면 충분히 잘할 거 같습니다. 오히려 저는 벤투보다 이정효가 더 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T방숭박멸T 24-01-26 16:01
   
문제는 그 평범한 보통 감독도 못 데려온다는거겠죠. ㅎㅎ
그림자13 24-01-26 16:09
   
디테일한 약속된 움직임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 세세하게는 모르겠지만..

공격 전술만이 아니라 압박, 트렌지션, 라인 등 수비 전술에서도 약속된 움직임을 통해서 상대를 제어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을 끌어 당긴다던가.. 상대를 몰아간다던가...

공수에서 해외 축구 잘하는 나라들과 주도권 싸움을 벌일 수 있는 수준까지는 만든 것 같아요.
같은 방향에서 더 단단하고 깊이 다양하게 들어갈 수 있는 팀이 되었다면,
월드컵 8강이상도 꿈이 아니였을 것 같긴 합니다.

몇년만 더 투자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얼토당토 않는 팀 해체 전문가을 쓰는게 아니라요
     
홀퀘이사 24-01-26 16:14
   
벤투 때는 약속된 플레이가 선수 11명 모두에게 잘 숙지되어 있었죠. 공격도 약속된 플레이로 했고 수비도 약속된 플레이로 했습니다. 공격 때는 자기가 더미플레이를 해야하는지 침투플레이를 해야하는지 선수들이 알고 있었고 수비 때는 누가 1차적으로 어느쪽으로 뛰어들어가 빈 공간을 채워야하는지, 어떻게 조직적으로 상대를 압박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신비루 24-01-26 16:35
   
벤투때는 주전 아닌 테스트겸 불러들이는 선수들도 그런 약속된 플래이나
행동요령등을 배우고 나갔습니다. 자기들도 그런 축구 배우고 싶고
하고 싶었다고 하면서요.
신비루 24-01-26 16:32
   
맞습니다. 클린스만은 벤투가 남겨놓은 유산으로 지난 1년동안 축구를 한겁니다.
슈틸때 생각해보세요. 아무리 약팀이라도 후방에서 우리가 공만 잡고 있으면
항상 불안불안했었습니다. 그러다 압박 조금만 들어와도 공 뺏기고요.
글쓴이 말씀대로 벤투가 남긴 자산들에 그의 공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벤투정도 감독이 보통의 감독이다 어떤이가 말할지라도 그정도 감독도
손꼽습니다. 히딩크, 아드보카드, 그다음 벤투정도 한국에서 최소 실패하지 않은 감독정도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