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가면 갈수록 무리뉴의 안티축구가 점점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경기였습니다.
무리뉴의 안티축구는 저는 격투기의 그라운드식 운영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강하지만 대중들이 좋아하고 환호하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부족해서 흥행력에 문제를 일으키는 스타일이고 그러다보니 화끈한 공격축구를 좋아하는 빅클럽팬들이 싫어하는 그런 축구일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토트넘에는 확실한 서브미션이라고 할 수 있는 케인과 손의 필살기가 있고 우승이 간절한 토트넘의 선수들이 이 방식을 수용하면서 무리뉴만의 축구가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축구. 대표적으로 리버풀이고 감독이 신경쓰면서 챙기는 부분이 팀의 에너지 무엇보다 전방 높은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압박축구를 핵심으로 하면서 선수들의 폭발력을 높이는 것에 주안점을 두지만 대신 카운터를 얻어맞았을 때 크게 나가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리버풀이 이번 시즌 지는 모습들을 보면 그런 모양새가 역력하죠. 핵심은 공격에 있고 수비는 많은부분 선수들의 높은 개인역량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무리뉴의 축구는 감독이 챙기는 부분이 팀의 수비입니다.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서 점유율을 비롯한 모든 공격지표들을 상대에게 내주면서 핵심적으로 챙기는 부분이 클린시트라는 것이죠. 팀의 움직임이 방어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조련되고 리버풀과는 철저하게 반대되는 전략으로 공격부분을 높은 개인역량에 의존하여 풀어나가는 경기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어제 경기에서도 토트넘이 기록한 2골은 감독에 의해 설계된 부분은 없습니다. 세트플레이도 아니었고 그냥 상대의 공격실패에 이은 세컨볼 경합 그리고 가장 빠른 루트로 상대 골대에 접근하여 높은 개인기량으로 결정을 짓는다. 이것이 전부인 경기였죠. 공격부분은 철저하게 개인의 역량에 의해 해결하고 수비는 팀의 전술적 움직임으로 커버한다는 것이 무리뉴의 안티축구인 것이죠.
이 방식에서 케인과 손을 빼버리면 그냥 무수한 무재배를 낳는 경기방식인 것이죠. 그런 점에서 무리뉴의 공격전술은 패스를 케인과 손에게 연결한다. 끝... 이라는 표현이 과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리뉴는 심리전의 대가이죠. 상대를 자신들의 경기플랜이 아닌 철저하게 무리뉴가 계획한 판위에서 놀게 만들어서 심리적 압박감을 강화시키고 우리팀들에게는 70%의 점유율을 상대에게 내주면서도 쫓기는 기분보다 전략적으로 상대를 끌어들인다는 의식을 갖도록 큰판을 짜내는 역량이 대단한 감독이라는 점에서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는데 케인과 요리스등에 대한 거짓정보 흘리기와 그것이 그냥 거짓정보라는 것을 알면서도 심리적으로 말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위장계가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전술적으로 아주 미묘한 변화를 조금씩 추구하면서 상대의 의표를 찌르는 전략이 탁월하다고 생각하는데 맨시티에서 손을 오른쪽에 놓고 왼쪽의 레길론과 번갈아 사용하면서 양쪽의 밸런스를 추구하는 전략을 짰다면 아스날전에서는 철저하게 오른쪽을 버리는 전략을 가져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리에가 최근 기량이 좋아졌다는 평가를 많이 받지만 그 이유는 그의 공격가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맨시티, 첼시, 아스날전에서 상대 풀백들은 엄청나게 많은 횟수로 토트넘의 양 사이드를 공략하며 크로스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도 성공하지 못하면서 풀백들의 크로스 정확도에 대한 비난이 높아졌다면 오리에는 아예 크로스 자체를 시도한 경우가 손에 꼽히고 수비사에도 윙어들의 도움을 엄청나게 받고 있죠. 아스날 전에서 오리에는 풀백, 그리고 베르베인은 사실상 윙백이었죠. 최전방에는 로셀소가 그 특유의 스피드와 활동력으로 윙어적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고 말입니다.
윙어들의 공격적 파괴력만 본다면 베일, 모우라, 베르바인의 순서이고 방어력을 체크하면 정확히 역순이 되겠죠. 그런 이유에서 모우라, 베일, 알리 등이 리그 빅게임에서 주전으로 나오지 못하고 계속 서브를 맡게되는 현재 상황이 설명이 되는 것이겠죠. 무리뉴는 맨시티, 첼시, 아스날전을 거치면서 철저하게 점유율을 버리고 있습니다. 큰 그림은 결국 리버풀전을 놓고 짜는 설계인 것이겠죠. 무리뉴는 첼시전 이후 무승부의 이유는 첼시가 수비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평했습니다. 그 말인즉 빅매치에서 토트넘은 철저하게 누워서 받아칠테니 비기는게 싫으면 니가 들어오라는 도발인 것이죠.
무리뉴는 빅클럽들과 리그 연전을 펼치면서도 엄청나게 차가운 경기를 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지키고 부상을 방지하고 있죠. 유로파 경기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는 부분도 4백이라는 부분을 보면 기량적으로 최정급이 아닌 수비라인들의 체력을 비축시켜 집중력을 높이는 부분에서 무리뉴가 엄청나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읽을 수 있고 그 결과물이 연속경기 클린시트라는 보답으로 돌아오는 중이죠.
리그 최정상급의 창들이 하나같이 토트넘의 방패를 뚫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패의 공격력은 원래 높은 편이 아니어서 중위권, 하위권팀을 공략하는 것이 다른 빅6팀보다 어려운 토트넘이지만 대신 빅6들도 토트넘의 이 방패를 어떻게 뚫을 것인지 골머리를 앓기 시작했죠. 리그에서 최상급의 역습팀이 토트넘, 레스터 이렇게 두팀이 형성이 되었고 나며지는 공격력을 점점 가다듬는 와중에 리그순위표는 점점 제 모양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최하위 4팀을 제외하면 어느팀도 쉬운 팀이 없는 EPL의 정글 속에서 토트넘이 어떤 성적으로 박싱데이를 빠져나올지 점점 흥미진진해지는 요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