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벤투 감독이 사용한
포메이션을 살펴봤는데 오늘은 벤투 감독의 전술 컨셉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하 편의상 반말투 사용했습니다)
벤투 감독이 말하는 ‘빌드업’ 은 무엇인가?
일단 실제로 벤투가 ‘빌드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언론들에서 이 용어를 특정의미로 사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여기 게시판에서도 빌드업은 전술이 아닌데 라는 말이 많다
사전적 의미는 ‘공격전개’정도니까 잔패스로 라인을 끌어올리는 것이든
빠른 다이렉트 패스로 상대 공간을 파고들든 후방에서
대지나 창공을 가르는 후방침투패스를 넣어주든 모두 빌드업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우리 국대 경기를 보고
수년동안 언론이 떠들어온 기사를 본 축구팬들이라면
벤투가 쓰고 있다는 빌드업이란 용어가 어떤 의미로 언론에서
쓰여지고 있는지 대충 알 것이다
우선은
‘골킥은 지양한다’
‘안정적으로 상대 압박을 풀고 나와 공격을 전개시킨다’
이 정도까지는 모두 동의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잔 패스로 라인을 끌어올려 가둬 놓고 팬다’ 이런 정의는
의견이 나뉠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걸 점유율 축구라고 부르며
위의 빌드업과 차별화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이걸 빌드업 축구로 여기기도 할 것이다
이런 혼선은 일단 제쳐두고 현재 벤투의 컨셉을 살펴보자
요즘 벤투 전술 컨셉을 비판하는 말들을 보면
공격 전개 속도 또는 역습 속도가 느려서
상대 조직이 갖추어지기 전 공간을 공략하지 못한다
상대가 내려앉아 버린 후 좌우 전환이 느려서
상대 조직을 허물지 못한다
전술에 선수를 끼워 맞추다 보니 선수들 능력을
끌어내지 못한다
등이 있다
여기서 벤투는 상당히 안전지향의 운용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지역에서 역습시 빠른 패스길이 보여도 끊길 가능성이 크면
우회한다 공격 템포를 포기하더라도 안전하게 올라가는 것을 선호한다
올대 김학범 감독과는 다른 방향이다 올대는 우리 지역에서
볼을 돌리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상대 간격을 벌어지게 한 후
역습처럼 그 공간을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전술이다 이 전술이
유효하려면 패스길이 확보되어야 해서 선수들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공간으로 미리 움직이는 오프더볼과 볼을 가진 선수는 빠르게
이동하면서 패스각을 만들어내야 한다
체력소모가 큰 전술이고 위험을 감수한 컨셉이지만
선수들의 노오력이 있다면 성공률은 올라간다
그럼 벤투는 느린 템포로 안전하게 라인을 올린 후
내려앉은 아시아팀을 어떻게 공략한다는 것인가
바로 김학범이 하프라인을 기준으로 위아래로 공간을 나눠
빠른 공격 전개로 상대 진영에서 수적우위를 바탕으로
상대 조직 밸런스를 무너뜨리 듯이
벤투는 상대진영에서 좌우로 공간을 나눠 빠른 전환을 통해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일 것이다
이론은 나쁘지 않다
볼을 잃어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대진영에서
좌우로 모험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것
하지만 우리가 알 듯이 현재 우리 선수들의 역량과 전술이해도로는
아시아 텐백을 정교하고 빠르게 뚫어내기 쉽지 않다
특히 빠르게 좌우 전환 패스를 찔러주며 조율할 자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럼에도 무조건 어느 전술이 더 낫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후방에서 볼돌리다 끊겨서 철퇴 맞고 진 경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벤투는 전술 컨셉이 무조건 별로다라는 것엔 동의하지 않지만
상대에 따른 전술 유연성과 우리 선수자원에 따른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것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상대에 빠른 공격수가 없고 지공에 더 능한 팀이라면 빠른 템포의 공격과 역습도
좋은 옵션이고 우리 선수들로 가능한 맞춤 전술을 짜는데 더 노력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