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초반엔 칠레 같은 강호들하고도 잘 하다가, 최근들어 뭔가 잘 안되는 느낌이 드는 건, 명확하게도 기성용이 국대 은퇴한 것이 그 이유 같습니다.
원래 벤투는 느린 점유율 축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좌우로 빠르게 방향 전환해서 상대를 흔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술의 핵심인데, 바로 이 '좌우로 빠르게 방향전환'을 해주기 위해 기성용이 꼭 필요했던 것이죠.
중원에서 기성용처럼 공을 소유하고 정확하게 좌우로 뿌려줄 수 있는 선수가 꼭 필요한 전술이 벤투의 전술인데요. 벤투가 기성용 바짓가랑이 잡고 매달렸으나 기성용이 국대 은퇴해 버린 지금.. 결국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죠. 정우영에게 기성용의 역할을 맡기고 있지만, 정우영은 기성용에 비해 많이 부족하고, 백승호가 국대 데뷔전에서 가능성을 보였지만, 백승호도 그 이후 경기에서는 부정확한 패스 능력을 보여 실망시켰죠.
해결책은 셋 중 하나일 거 같은데,
1.이강인을 후방으로 내려 기성용 역할을 시킨다.
2.기성용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선수의 등장을 기다린다.
3.벤투의 전술을 포기한다.
자, 3번 벤투의 전술을 포기한다 이 경우는 저의 생각은 (독일을 이겼던) 신태용식의 442가 거의 한국축구의 정답에 가까웠던 전술이었던 거 같은데요. 근데 이 신태용의 442도 현 시점에서는 문제가 있는게, 신태용의 442 전술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가 염기훈인데, 염기훈 역시 너무 나이가 많다는 것입니다.
염기훈이 왜 중요하냐면,
한국축구를 상대하는 상대팀은 한국과 싸울 때, 한국이 양쪽 측면수비수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측면 공격은 내버려두고 주구장창 한국의 중앙 공격을 틀어막는 전술을 들고 나와서 우릴 괴롭히죠. 이때, 공격의 활로를 뚫어줄 수 있는 선수가 전통적인 클래식 윙어이면서 크로스가 정확한 염기훈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신태용식 442로 돌아간다면, 염기훈을 대체할 선수를 찾아야 합니다. 황희찬의 크로스가 정확해지면 황희찬이 딱일텐데요. 사실 염기훈을 대체할 선수가 있기는 있죠. 바로 손흥민! 그런데 손흥민을 돌파+크로스 임무의 클래식 윙어로 사용하는 건... 모두다 아시다시피 너무 아까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