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가 우리에게 왜 필요한 감독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함.
명장의 유형에는 실은 여러가지가 있음.
첫째, 단기적 임기응변에 능한 감독이 있음.
경기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트맞추기처럼 교체선수 타이밍을 정확히 짚고
적절한 선수 유형을 적절한 타이밍에 투입해 경기결과를 유리하게 이끄는 감독임.
둘째, 선수들을 정신적으로 하나로 단합시키고,
선수들을 감정적으로 고취시키는 감독.
특별히 전술지시가 세세한건 아닌데, 이 감독 아래서라면 죽어도 좋다는 각오로
선수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감독.
셋째, 자신만의 미래 비전이 명확해,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미미하나
장기적으로 그 팀의 시스템을 안착시켜, 팀의 색깔, 틀을 만드는 감독.
물론 어느 세가지 다 골고루 갖춘 감독도 있음.
다만, 굳이 예를 들자면, 저는 히딩크 감독은 전자에 가깝고
벤투 감독은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함.
벤투 감독이 변화에 대처하는 기민함이 뛰어난 감독인가?
라는 질문에는 저는 아니라고 봄.
예를 들어, 내일 당장 황인범이 부상을 입어 앞으로 예선 국대경기에 불참하게 된다면
그에 못지 않은 선수를 쉽게 찾아내서 대처할수 있을까?
마치 황인범의 공백이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대표팀이 돌아갈수 있을까?
저는 벤투가 대처할수 없다고는 생각지 않음. 다만, 만족할만한 대체자를 찾는데 시간이 걸릴거임.
벤투가 장점을 보이는 쪽이 자기 전술에 대한 명확함이고
단기적인 성과를 짜내는 임기응변에 강한 감독은 아니라는 판단임.
하지만, 한국에게는 또한 명장이고 필요한 감독임.
당장 한 두경기에서 반짝하는 결과를 원하는게 아니라,
한국대표팀에 그동안 부족했던 부분.
빌드업 축구를 장기적으로 국대에 정착시킬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임.
이건 상대적인 것이기도 함.
이미 빌드업 축구가 어릴적부터 체화된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클럽이나
국가대표팀은 벤투를 통해 얻을것이 적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첫째, 둘째의 장점이 있는 감독이 더 효과적임.
그들에게는 벤투는 명장이 아닐수 있음.
오히려 주전만 혹사시키는 융통성없는 고집센 감독 정도로.
실제로 포르투갈 국대감독에서 짤릴때 평판이 그랬음.
벤투는 마법사는 아님.
포르투갈 국대 감독시절 호날두를 혹사시킨다는 논란이 있을정도로
주전멤버가 부상이 아닌한 철저하게 주력멤버를 최대가용한다는 원칙은
예전부터 뚜렷한 사람이었음. 작은 차이로 결정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히딩크처럼 작두타는 미친 직감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는 유형도 아님.
장단점이 명확한 사람이고
지금 아시아 최종예선이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는
꾸준한 시스템을 쌓아온 그의 장점이 보이는 상황이라
모든 것이 좋게만 보이지만, 우리는 왜 벤투가 한국국대에게 어떤식으로 도움이 되는가를
알고 있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