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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17 10:01
[잡담] 토트넘과 리버풀전 관전평.
 글쓴이 : 피터림
조회 : 1,308  

경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한대로 흘러갔다고 봅니다. 거의 7.5:2.5의 볼점유율을 보여주는 경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팀이 모두 승리할 기회가 있었던 경기라는 것은 두팀이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려서 경기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팀적으로 토트넘보다 리버풀의 완성도가 높았고 감독의 수싸움에서도 무리뉴보다 클롭이 더 앞서간 경기라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무리뉴가 선수들의 위치변동을 통해 거의 같은 선수들을 기용하면서도 상대의 수비상황에 혼란을 야기해서 역습의 치명률을 높일려는 시도를 보여주었지만, 그런 잔속임수에 무너질만큼 리버풀이 만만한 팀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안필드의 버프를 받은 리버풀 선수들의 오늘 집중력은 정말 놀랍다는 느낌이 드는 경기였습니다. 

창과 방패의 대결 그러면서도 팀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두팀의 경기에서 최초 변수는 굴절이었습니다. 아무리 빈틈없는 운영을 해도 슈퍼골과 굴절이라는 변수는 단순 수비전술로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상황은 그냥 운의 영역이죠. 그리고 그 운에 의해 팀이 심하게 흔들리며 주도권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무너질 수 도 있는 상황에서 토트넘은 빠르게 치명적인 역습을 성공시켜 다시 경기운영 주도권의 균형추를 맞추어내면서 역시 올해의 토트넘이 그렇게 만만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안필드에서 보여주었다는 것이 팀으로서는 긍정적인 요소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다시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양팀은 감독이 준비한대로 착실하게 경기운영을 해나갔다고 봅니다. 토트넘은 점유율을 상대에게 내어주었기 때문에 리버풀에 더 많은 슛팅 찬스를 내줄 수 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조직적인 수비력으로 상대득점을 제어했고 리버풀은 극단적인 전방압박를 줄이고 마지막 수비수들을 뒷편에 두면서 뒷공간이 치명적으로 열리는 것을 방지했죠. 

크팰전과 마찬가지로 이제 토트넘을 상대하는 팀들은 최후방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리지 않습니다. 그냥 물러서는 토트넘의 수비라인을 따라 좌우전환을 시도하면서 전방 공격수들이 개인기량을 사용하여 수비를 무너뜨리거나 반칙을 유도하기 위한 움직임을 더 많이 시도하는 것이 이제는 토트넘을 상대하는 정석이 되어버린 것이죠. 물론 크팰이나 리버풀처럼 전방공격수들이 볼을 다루는 기량이 뛰어나야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이기는 하지만 확실히 토트넘의 전술을 무력화하기에 좋은 전술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게임은 최종단계에 진입했죠. 토트넘이 자신들에게 찾아온 결정적인 장면을 몇번 놓치면서 솔직히 안필드에서 토트넘이 이길 기회는 더 이상없다고 보아도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무리뉴는 클롭보다 적극적으로 교체카드를 활용했습니다. 클롭은 교체카드를 단 한장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바로 그것이 그의 용병술인 것이죠. 빡빡한 일정, 방전된 체력, 무패의 안필드 그럼에도 아무런 교체없이 이대로 경기가 비긴다면 그것대로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클롭이었지만 아무런 교체카드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좋은 집중력과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는 팀밸런스를 끝까지 유지했고 그것이 마네의 좋은 박스움직임 -- 코너킥 -- 그리고 집중력이 무너진 토트넘의 수비진을 유린하는 피르미누의 한방으로 경기는 마무리 되었습니다. 

리버풀은 자신들이 좋은팀이며, 안필드에서는 더 좋은 팀이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토트넘은 이번 경기를 통해서 자신들의 약점을 더 분명하게 노출하고 말았습니다. 토트넘이 베르바인을 계속 리그선발로 기용하는 이유는 그를 대체할 자원이 없기때문이죠. 토트넘이 점유율을 내주고 물러서면서 토트넘의 윙어들에게 중요한 것은 수비협업능력과 함께 우리진영에서부터 상대진영으로 빠르게 침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기본적으로 윙어들이 상대진영의 박스 근처에서의 돌파력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과는 별개로 토트넘의 전술은 스피드를 살린 진영돌파력과 상대수비수를 버틸 수 있는 피지컬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렸습니다.

모우라가 후반에 들어와서 유독 존재감이 없는 이유는 그의 장점이 박스근처에서의  돌파력인데 토트넘은 기본적으로 상대 박스근처에서 움직이는 상황이 많지 않습니다. 모우라는 상대박스 안에서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이지만 대신 이런 특성이 우리진영에서는 약한 피지컬로 버티기가 되지 않아 반칙으로 속공이 차단당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죠. 이것이 베르바인에 밀려 교체멤버로 밀려나는 원인이지만 그로인해 모우라의 폼 자체가 자꾸 하락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적은 기회를 살려서 승부를 보아야 하는 토트넘에게 세트피스 득점력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토트넘은 이 세트피스 능력이 너무 약합니다. 리버풀과 토트넘이 보여준 세트피스 능력은 위력과 정확도, 다양성에서 모두 리버풀이 압도적인 완성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케인과 손에 집중된 득점력을 분산하기 위해 팀에 강력한 전담키커가 있어야 하는데 토트넘은 현재 그것이 빠져 있습니다. 

토트넘은 케인-손 그리고 그나마 로셀소가 박스 안에서의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스피드를 살려 들어가면서 치명타를 가하는 능력에서 다른 윙어들의 활약이 너무 빈약합니다. 베르베인에게 계속 경험치를 먹이고 있는 무리뉴이지만 이것을 통해서 베르베인이 정말 성장하게 될지 아니면 라멜라처럼 계속 아쉬운 득점력을 보여주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당장 우승경쟁을 해야하는 토트넘으로서는 전술적 측면에서 너무 아쉬움이 큰 부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 무리뉴의 판단도 좀 아쉽다고 봅니다. 로셀소 카드관리 때문에 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왜 은돔이 아니라 모우라였을까요? 일단 은돔, 로셀이 아니면 전방에서 스피드를 살린 침투에 볼을 공급해줄 선수가 거의 케인 하나로 고정이 되어버리고 이것 자체로 케인을 마크함으로써 토트넘의 속공을 대부분 무력할 수 있는 리버풀인데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둘째 베르바인을 빼고 레길론 -- 여기서부터는 감독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지친 리버풀의 수비수를 스피드로 뚫어보겠다는 감독의 의도인데 문제는 레길론이 결정력이 좋은 윙어의 역할은 힘들다는 것입니다.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넣었지만 솔직히 레길론은 윙어로서의 방어력도 베르베인보다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세째 손흥민을 빼고 알리 -- 여기서 체력과 스피드가 떨어진 손흥민을 빼는 판단 자체를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알리를 넣으면서 팀에게 보내는 메세지는 무엇이 될까요? 안필드에서 무승부보다는 승부수를 걸어보자는 메세지를 팀에게 던지는 것이죠. 안그래도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비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는 토트넘에게 감독은 할 수 있으면 공격적으로 승부를 보자는 메세지를 주었지만 문제는 알리 역시 모우라와 마찬가지로 그의 장점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박스근처에서 침투활동을 할때 위력을 발휘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 박스 근처로 볼을 운반해줄 선수는 누가 있죠? 선수들은 대부분 후방에 있고 정확하고 날카로운 침투패스가 있어야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들을 넣어놓고 그 패스를 넣어줄 선수는 부재합니다. 

결국 3장의 카드를 소비하여 선수교체를 하였지만 토트넘의 공격력은 높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욱 어설퍼지죠. 그러면서 문제는 수비조직력도 더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토트넘의 세트피스에서의 실점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그런데 경기는 마지막으로 가면서 선수들의 체력은 더욱 떨어졌고 집중력은 저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투입된 선수는 레길론, 알리, 모우라입니다. 데이비와 레길론이 함께 있으면 공중장악력은 전혀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알리, 모우라는 현재 포맷에서는 주전들과 확실하게 손발이 맞는 멤버가 아니죠. 조직력으로 수비력을 향상시키는 토트넘에서 마크맨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다이어가 넘어지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피르미누에게 무방비로 헤딩을 허용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무리뉴는 적지에서 동점도 괜찮다고 생각했으면 손흥민을 빼고 로돈을 넣어 수비력을 더 높일 수 있었지만 알리를 선택했고 그 알리를 살릴 수 있는 전략은 없었습니다. 

클롭은 아무변화를 주지않고 선발을 믿는 선택으로 상대적으로 존재감없던 피르미누가 결승골을 만들어냈고, 무리뉴는 3장의 카드를 활용했지만 토트넘의 경기력에 전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팀의 완성도 그리고 감독의 역량에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클롭이 우위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안필드에서는 지지 않는다는 성적도 클롭이 만들어낸 것이고 같은 업적으로 첼시에서 큰 재미를 본 감독 또한 무리뉴이죠. 뭐 아직 리그는 길고 토트넘은 후반에 자신들의 홈에서 복수전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이 시점에서 클롭은 무리뉴에게 꽤 아픈 한방을 먹였고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레스터입니다. 

팀적으로 너무 아픈 한방을 먹어서 이 데미지를 얼마나 빨리 추스릴 수 있을지 팀적으로 지친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어야하는 상황에서 무리뉴는 이제 연패를 할 수 없다는 압박감속에서 다음 경기에 상당히 골치 아파졌습니다. 과연 레스터를 잡고 위기를 잘 탈출할 수 있을지 주말 경기가 조금 위태로워 보이지만 이럴때 진짜 감독의 역량이 드러나는 것이겠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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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k2 20-12-17 10:02
   
솔직히 말해 리버풀이 주도한 경기라고는 하지만 전술대 전술로 보면 어느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는데 리버풀이 승운이 좀 더 따랐더군요.
해날 20-12-17 10:34
   
좋은 분석 잘 봤습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네요...
캐스 20-12-17 12:12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알리 투입은 아쉽네요 무리뉴 전술에 안맞는 선수같은데 교체카드 낭비하지 말고 이제는 포기했으면 합니다
배신의일격 20-12-17 12:34
   
좋은 분석이네요.
개인적으로 경기 시작하고 20분만에 베르바인 잘한다. 근데 운이 없어보인다.
잘하는거 같지만 교체하는게 맞는거 같다는 생각을 했고 불운하게도 경기내내 베르바인쪽에서
아쉬운 장면이 많이 나오더군요.
근데 안타까운게 마땅히 베르바인을 대체할 자원이 없더군요. 베일은 수비가담을 너무 안해서
위험할꺼 같았습니다. 내심  그럼 모우라? 생각했는데 나왔으면 안되는게 맞더군요.
케인도 컨디션이 영 아닌걸로 보였습니다. 역시 대체할 자원이 없는게 문제였고요.
이 둘은 그렇다 쳐도 은돔벨레가 안나온것과 알리가 나온것 역시 잘못된 판단이라는 생각을 했고요.
현 폼으로 유일하게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손흥민을 뺀것 역시 이해가 안되더군요.
그리고 다이어는 대체 왜 쓰는걸까요? 이도 역시 대체할 자원이 없는게 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