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의 '안티축구'는 분명한 방향성이 있고 그 방향성을 바탕으로 팀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습니다.
무리뉴가 '안티축구'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양보다는 질이라는 것입니다. '머니볼'이라는 야구영화가 있습니다. 그 내용은 승리의 공식은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이 부족한 약소 구단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큰팀들이 주목하지 않은 다른 포인트를 찾아내야하고 또 찾아낸 것을 실천할 수 있는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된 골자입니다.
무리뉴가 토트넘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바로 그것입니다. 사람들은 무리뉴의 수비축구가 재미없다고 하지만 토트넘은 그 수비축구 없이는 우승경쟁을 할 수 없는 팀입니다. 그리고 무리뉴가 토트넘을 통해 보여주는 모습들은 우리국대 축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토트넘은 수비가 좋은 팀이 아니없습니다. 수비자원들의 퀄리티가 다른 빅6들에 비해 좋은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준급의 센터백들을 맨유, 리버풀처럼 큰돈들여 사올 수 있는 팀은 더욱이 아닙니다. 그럼 전술적으로 그 부분을 커버해야하고 현재의 토트넘 전술은 그 과정에서 나온 하나의 해답입니다.
토트넘은 현재까지 12실점을 했습니다. 리그 최소실점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뜯어보면 무리뉴 전술의 방향성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더욱 더 잘 보여줍니다. 토트넘이 내려선 상황에서 상대가 그 수비블록을 부수고 득점한 경우가 있는가?라고 물으면 거의 없습니다. 토트넘의 실점은 대부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오거나 PK, 그리고 굴절, 브라이튼전 같이 오심등을 바탕으로 나오지 수비블록이 무너져서 실점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므로 무리뉴의 수비축구의 방향성은 자기 진영안에서 반칙을 줄이고 박스안에서 PK 상황을 만들지 않으며 수비시 선수들이 더욱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박스 안에서 상대 공격수들이 들어와서 사방으로 설치고 돌아다녀도 함부로 덤비거나 발을 집어넣어 반칙을 만들지 않는 침착성과 더불어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반칙과 코너킥 상황 자체를 줄여가는 방향으로 무리뉴의 축구가 발전한다면 팀 전술적으로 완성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무리뉴의 축구는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라고 요구합니다. 무리뉴의 축구에서 데이타적인 점유율과 후방 진영에서의 여유롭게 돌리는 패스성공율은 전혀 쓸모있는 평가요소가 아닙니다. 무리뉴의 축구는 전경기를 통해서 결정적인 장면을 몇번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 그리고 그 장면에서 얼마나 치명적인 피니쉬를 넣을 수 있는가가 중요한 축구입니다. 수 많은 슛팅보다 단 한번의 유효슈팅, 더 많은 유효슈팅보다 단 하나의 결정된 골이 가치있는 것이 축구이죠. 그것을 철저하게 따라가는 것이 무리뉴의 안티축구입니다.
리버풀전에서 무리뉴는 풀백의 전진을 과감하게 생략해버렸습니다. 양쪽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부정확한 수십번의 크로스보다 수비적으로 더 탄탄한 실리를 선택했고 상대를 우리진영으로 더 깊숙이 끌여들여 스피드를 이용한 돌파 그리고 결정적 패스한방 이어지는 손흥민의 치명적인 피니쉬. 중간과정에 더 많은 선수들을 거쳐가면서 나올 수 있는 변수자체를 과감히 생략하므로서 치명적인 속도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이죠.
이미 비슷한 과정에서 로셀소, 은돔, 케인, 손흥민은 점점 더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고 다른 반대편 공간에서 베르베인과 레길론을 활용하기 위한 여러시도 역시 보여주고 있죠. 수 많은 연계패스(?) 솔직히 무리뉴에게 중요한 지표는 아닙니다. 패스성공률이 경기 내내 저조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과감하게 찔러주는 패스가 더 중요하고 점유율 내내 상대에게 퍼준다고 할지라도 클린시트 또는 최소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승리할 수 있다면 팀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인 것이죠.
적게 실점하기 위해 팀적으로 움직여라. 많은 기회보다 치명적인 기회를 만들어라. 많은 연계 플레이보다 스피드를 살린 전개에 초점을 맞추어 플레이하라. 이런 방향성 속에서 상대에게 주는 세트플레이 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무리뉴축구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고 그 부분 역시 계속 발전해가야 하겠죠. 그리고 우리편의 적은 기회를 만회하고 뒷공간을 주지 않고 내려앉는 팀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조직적인 세트플레이도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죠.
무리뉴의 축구가 보여주는 것은 조직적으로 내려앉은 방어선은 일반적인 공략으로는 쉽게 파훼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린데 우리국대는 후방빌드업을 중요시하면서 속공 자체가 줄어들고 있고 모든 공략을 상대가 진영을 갖춘 상태에서 시작할려고 합니다. 이것이 과연 옳은 방향성인가? 상대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최고의 프로축구팀도 정상적인 공격루트로는 득점하기가 힘든것이 현대축구인데 후방빌드업을 통해 우리축구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아무리 정교한 밀집수비도 세트플레이시에는 그냥 일반 플레이로 전환되고 날카로운 프리키커와 정교한 크로스, 헤딩의 조합은 이런 대형을 무너뜨리기에 가장 최적화된 무기인데 우리국대는 이것이 준비되고 있는가? 우리보다 전력이 약한 팀들을 상대할때 무리하게 모든 수비장벽을 해체하려는 시도보다 노련하게 반칙을 유도하고 그것을 기점으로 치명타를 넣을 수 있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전술이 발전하고 방향성이 분명하면 팀에 필요한 자원들도 달라집니다. 현재 무리뉴의 선수기용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많은 활동량, 상대선수들과 몸싸움을 버틸 수 있는 피지컬, 스피드와 우리 선수의 침투를 빠르게 인지하고 긴 패스를 찔러넣어줄 수 있는 패싱력, 그리고 높은 내구성이죠. 이런 능력이 높을 수록 주전으로 선택받고 단지 상대 박스 주위에서의 파괴력이 높은 선수들은 전술적으로 소외받고 약팀 전용으로 기용되고 있는 실정이죠.
무리뉴의 팀은 계속 발전중입니다. 선수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가 높은 난이도 높은 전술이라는 것은 분명하고 그것을 얼마나 잘 관리해줄 수 있는가가 감독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겠죠. 맨유와 첼시시절 팀원들의 반발을 보더라도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전략, 전술은 아닙니다. 팀이지면 당연히 다른쪽으로 강점이 있는 후보선수들이 폭발할 수 있는 양날의 칼이죠. 하지만 방향성은 분명하기에 그것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는 분명히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