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번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가레스 베일의 위상을 넘었을까라는 글에서 많은 분들이 이미 넘었다고 말씀해 주신 관점에서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토트넘의 전설이자 EPL에서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 가능한 선수라고 바라보신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하나든 의문이 "과연 손흥민이 살라보다 못한 선수인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물론 살라가 이룬 커리어는 화려합니다. EPL우승에 득점왕도 몇번 했고, 챔스 우승까지 거머쥐었죠. 국대커리어를 제외하면 사실 살라는 이룰 거 다 이뤄본 선수가 맞습니다.
그에 비해 손흥민 선수는 아직 이렇다할 우승컵을 들지 못한 것은 사실이죠. 그 때문에 살라가 손흥민보다 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커리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실력만을 보았을 때, 과연 손흥민이 정말 살라에게 뒤쳐져 있는 선수인가는 의문이 듭니다.
일단 그들이 둘러싼 상황을 보죠. 살라는 마네, 피르미누가 절정일 때 유럽에서 가장 파괴적인 공격라인의 한 축이었고, 곧 이어 반다이크라는 엄청난 수비수가 합류하면서 팀 성적에 날개를 달기 시작했죠. 덕분에 살라의 공포도 엄청 늘었고, 리버풀은 점차 메이저 대회를 하나씩 우승합니다.
반면 손흥민은 어떤가요? DESK라인이 최절정일 때 챔스 우승에 실패했고, 리그도 레스터에 밀려 우승하지 못했죠. 레스터가 우승한 그 시즌 토트넘이 잡아야할 경기를 지금처럼 잘 잡았다면 분명 우승했을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에는 뒷심이 떨어져 아스날에게 2위 자리까지 내준 것은 정말 안타까웠죠. 그 이후 계속 동료 선수들의 폼이 떨어지고, 영입된 선수들이 너무 실망스러웠던 나머지 챔스 진출도 실패했죠. 무리뉴와 콘테를 거치면서 다시 살아나기는 했지만, 콘테가 다음 시즌 너무나 이상한 전술로 이상한 축구를 하면서 본인과도 맞지 않는 역할을 견뎌야 했습니다. 콘테가 나가고 메이슨이 대행했던 지난 시즌 절반은 재앙에 가까웠죠.
결정적인 순간에 살라의 뒤를 받쳐주는 선수는 반다이크였고, 손흥민은 불행하게도 다이어와 산체스 였습니다. 후방 수비수의 퀄리티가 너무 차이나니 당연히 승리를 하기 어려웠고, 공격진이 골을 넣어도 쉽게 실점했죠. 결과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리는 축구를 하기 힘들었습니다. 다시말해서 살라가 그렇게 좋은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하는 선수가 본인과 비슷한 클래스였기 때문이죠. 반면 손흥민은 그렇지 못했고요.
저는 손흥민이 살라대신 토트넘이 아닌 리버풀로 이적한 평행세계에서는 오히려 살라보다 잘하면 잘했지 못했을거란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No-PK득점왕과 xg값당 골 전환률이 전 유럽에서도 수준급에 꼽는 통계가 그 이유죠.
이러한 이유로 저는 절대 "손흥민이 살라에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두 선수는 거의 대등하거나 오히려 손흥민이 더 나은 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도 이렇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