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강인, 김영권, 김진수를 평가할 때 특별히 한번 더 생각해야 할 점이 한가지 있습니다.
원래 오른쪽윙포워드, 왼쪽풀백, 왼쪽센터백 이 세 포지션은 좋은 선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야한다는 것이죠.
왜 좋은 선수를 찾기 힘든가?
오른쪽윙포워드, 왼쪽풀백, 왼쪽센터백 이 세 포지션에서 만족할만한 선수를 찾으려면, 왼발잡이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른발잡이가 왼발잡이 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오른발잡이가 80% 왼발잡이가 20% 정도 됩니다.) 축구선수 중 몇명 안 되는 왼발잡이 선수 중에 좋은 선수를 찾기가 더 힘든 것이죠.
당장, 설영우는 원래 오른쪽풀백이지만, 왼쪽에서도 뛸 수 있는 풀백이죠. 하지만 설영우를 왼쪽에 배치하면, 설영우는 오른발잡이라서 크로스할 때 한 번 접고 크로스하기 때문에 타이밍이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하게 왼발로 크로스하면 이번엔 정확도가 떨어지죠. 특히 컷백은 왼발로 해야하는데, 설영우를 왼쪽에 갖다놓으면 컷백의 정확도에 문제가 생깁니다.
일본의 미토마도 직선적인 윙포워드라서(혹은 윙백이거나) 왼발 정확도가 약점입니다. 만약 미토마가 왼발 정확도가 괜찮은 선수였다면, 더 가치있는 선수가 되었을 겁니다. 미토마는 왼쪽에서 뛸 수 밖에 없는 선수인데(왜 왼쪽에서 뛸 수 밖에 없는지 설명하면 길어져서 생략합니다.) 정작 왼쪽을 뚫고 들어간다고 해도 컷백을 왼발로 하기 때문에 상대팀선수에게 컷백하는 경우가 훨씬 많죠.
그래서 김영권, 김진수 선수를 평가할 때는 과연 김영권, 김진수 대신 다른 더 좋은 왼발잡이 선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김민재가 왼쪽센터백으로 뛸 수 있어서 김영권 대신 김민재를 왼쪽에 갖다놓으면 되는데요. 한 포지션에 두 명의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김민재 대신 왼쪽센터백으로 뛸 선수 한 명을 더 찾아야 합니다.
이강인에 대해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른쪽윙포워드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왼발을 쓰는 탑급 선수가 나온 것은 그냥 한국축구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벤투가 이강인을 쓰는데 시간이 걸렸던 이유가(9월평가전에서 곧바로 쓰지 못한 이유가)
벤투 입장에서는 오른쪽윙포워드는 원래 탑급선수를 찾기 힘든 자리이기 때문에,
4년 동안 오른쪽윙포워드 자리는 비대칭 전략을 쓰는(간략히 보면 수비가담을 잘하는 선수를 쓰는) 구조로 팀을 설계해 놓았습니다.
그런데, 월드컵본선을 6개월 앞두고 이강인이 포텐이 터졌기 때문에, 벤투는 4년동안 만들어 놓은 설계도를 수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던 것이죠. 설계도를 수정하느라 벤투가 이강인을 쓰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