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는 경기가 끝나고 공동 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톱에 이재성, 황인범, 박용우 미드필더 조합을 꺼냈다. 이강인이 측면부터 유기적으로 돌아다니며 볼을 배급하고 날카로운 킬러 패스를 손흥민에게 전달해 이른 시간 득점하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요르단 공격은 예상보다 더 매섭고 조직적이었다. 내려 앉아 기다리기보다 압박을 하고 볼을 끊어내 좀 더 위쪽에서 카운터 어택을 때렸다. 3선에서 볼을 잡으면 달려들어 볼을 빼앗는 전략이었다. 박용우가 요르단 압박에 고전하며 휘둘렸다.
조현우 선방쇼에 위기를 넘겼지만 결국 후반전에 실책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은 요르단 카운터 어택 한 방에 와르르 무너졌다. 볼 점유율을 늘려가던 한국이었지만 3선에서 흔들렸다. 박용우의 후방 전환 패스가 짧아 요르단에게 먹잇감이 됐다. 정승현과 김영권이 둘러쌌지만 상대 공격을 막을 수 없었고 그대로 실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체력 안배를 위한 로테이션을 활용하는 대신 변화를 최소화하며 대부분 경기에 손흥민과 김민재를 비롯한 핵심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경기에선 연장 120분 혈투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체력 부담은 더욱 커졌다. 무거워진 발로 이날 경기에서 요르단의 날렵한 움직임을 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체력 문제 때문이 아닌가라는 말에 "그냥 제 실수가 컸던 것 같아요. 그냥 제 실수 때문에 실점이 이어진 거지 체력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거듭 사과했다.
박용우에게 모든 책임을 묻긴 어렵다. 미드필더에서 약속된 움직임이 없었기에 과부하가 걸렸고 요르단 압박을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제 아무리 좀비 축구라지만 2실점을 극복하긴 어려웠고 역대급 멤버의 우승 도전은 씁쓸하게 막을 내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