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녀석의 이야기입니다...
고3 때입니다..
그 녀석은 한참 뒤늦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죠...
공부는 애저녁에 관심이 없었고...
소위 노는 친구 중에 하나였죠...
우리 사이의 평가도 저 새끼는 나중에 건달이나 되겠지 했던 친구입니다..
이 친구가 시험 중에 가방에 손을 댔는데...
그 때 시험감독을 하던 국어선생님이 컨닝으로 오해해서
뺨을 몇대 때렸었죠...
이 친구는 억울하기도 하고 반항심에 뺨맞으면서 얼굴을 계속 들이밀고...
선생님은 노발대발하면서 내일 교무실로 와라 그랬죠(시험 마지막 시간이었어서...)
그런데.. 다음날 아침에...
이녀석이 등교했는데.. 기분이 좋아 보이는거에요...
뭐 좋은 일 있냐 물었더니...
"나 이제부터 다르게 살거야" 그러는 거에요...
미친놈이 뜬금없이 뭔 개소리냐 그랬더니...
그 전날 시험시간에 국어선생님한테 뺨맞고 기분이 아주 더러웠는데...
하교할 때 교문밖에서 그 선생님이 걸어 가시더랍니다...
그냥 생깔까 하다가 그래도 인사는 해야겠다 싶어서
쫓아가서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를 했더래요...
그랬는데.. 그 선생님이 그 친구를 보고
"야야.. 내가 널 잘못봤나보다..."
"선생님이 경솔했던거 같다.. 미안하다.. 너 그런 놈 아니네..."
선생님의 사과가 이 친구에게 아주 뜻밖이었답니다...
그 친구가 대학엔 진학하지 않았습니다...
한참 세월이 흘러서 모교 체육대회를 주최할 때 동기모임에서 다시 보게 됐는데...
모 보안업체에서 본부장이 되어 있더라고요...
진정성있는 화해와 사죄, 용서는 어떤 이에게는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뭐 흔한 법칙같은 건 아니지만...
아주 간혹 그런일이 일어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