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의 가치를 모르는 분들도 많고
이재성의 가치를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황인범과 이재성은 공통으로 갖고 있는 최고의 축구기술이 있는데, 이 최고의 축구기술을 못알아 보는 분들이 많은 것이죠.
어린아이는 쏘세지가 맛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지만 김치가 맛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축구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강인이 잘한다는 건 금방 알아차리지만 황인범이나 이재성이 잘한다는 것을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입니다.
한국축구팬들은
수비수 보다 공격수에 더 관심이 많고
공격수, 미드필더들의 경우 수비 능력 보다 공격 능력에 더 관심이 많으며
수비수의 경우, 수비를 얼마나 잘하는지에만 관심이 많고 그 수비수가 공격에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관심이 적으며
골키퍼의 경우, 선방을 얼마나 잘하냐에만 관심이 많고 골키퍼의 빌드업 능력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공격수나 미드필더의 경우 드리블을 잘하는 선수나 슛을 잘하는 선수나 패스를 잘하는 선수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격수나 미드필더의 경우 드리블이나 슛이나 패스를 잘하면 되는 거지 다른 게 뭐가 필요하냐고요?
드리블, 패스, 슛 만큼이나 중요한 것, 혹은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오프더 볼' 능력입니다.
한국축구의 레전드 중 한명인 박지성이 호날두 보다 골을 많이 넣을 수 없었지만, 호날두를 능가하는 점이 바로 오프더 볼 능력이었습니다.
박지성은 많이 뛰는 선수였으나 많이 뛰어서 탑클래스 선수였던 것이 아닙니다. 똑똑하게 많이 뛰어서 탑클래스 선수였던 것이죠. 경기중 90분 동안 꼭 필요한 장소로 항상 뛰어다녔기 때문에 박지성이 탑클래스 선수였던 겁니다.
황인범, 이재성은 현재 한국국대선수중 오프더 볼이 가장 좋은 선수입니다.
이걸 다르게 말하면 '판단의 속도'가 가장 빠른 선수입니다.
이재성이 황인범 보다 좀 더 좋은 선수인데,
그 이유는 이재성은 볼다루는 테크닉도 최고인 선수이기 때문이죠.
황인범은 신체적 능력은 평범한 선수입니다.
순발력도 딱히 뛰어난 편이 아니고
그렇다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도 아니죠.
킥이 더 정교한 것도 아니고 슛 파워가 강력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황인범은 그 누구보다도 가장 똑똑한 선수입니다.
90분 내내 매순간 '빠른 판단'을 해서
자신이 가야 할 곳으로 다른선수보다 빨리 판단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몸이 빠른 선수 보다 먼저 그 장소에 도착해 있습니다.
순간 순간 패스해야 할 곳으로 패스하고
커버 해야할 곳으로 커버 들어가고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것도 황인범이 제일 잘합니다.
근육의 힘은 특출나지 않지만,
머리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황인범의 플레이가 빛나는 것이죠.
황인범이 자기 기량을 발휘 못하는 것도 감독탓입니다.
왜냐면, 황인범이 자기 기량을 100% 발휘하려면, 감독이 전술적 능력이 있는 감독이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감독이 전술적으로 뛰어난 감독일수록 황인범 같은 선수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왜냐면, 황인범 같이 공간이해도가 뛰어나고 판단의 속도라 빠른 선수들이 많을수록
전술적인 감독의 전술 완성도가 높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