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이스 감독 전술의 핵심은 4백을 보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 있습니다.
어느 팀에 있던간에, 전술의 시작과 끝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있으며, 여기서 빌드업과 템포 조절이 시작되며 경기의 거의 모든 상황에서 이 포지션을 거쳐갑니다.
여기까지만 봤을 땐, 여타 빌드업을 중시하는 고전적 (2010년도 이전의) 성향의 감독과 비슷하게 평할 수 있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전체적인 전술을 따져본다면, 모라이스 감독의 최악의 단점이, 이 빌드업에 있습니다.
1- 상대가 누구던 크로스 플레이에 집중한다.
고전적인 크로스 플레이는, 제공권이 강한 선수 1~2명을 박스에 넣어둔 후, 피지컬적 우세를 이용해서 우겨넣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현대 축구에선 풀백의 넓은 움직임과 미드필더들의 스위칭 플레이로, 고전적인 방식으로 플레이 하는 팀은, 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좁아져 먼저 차단되거나 압박으로 부정확하게 올라가 공격 작업을 마무리 할 수 없게 됩니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 역습 상황에서 상대편 박스에 우리팀의 숫자를 늘린 후, 상대 수비가 정비하기 전에, 얼리 크로스나, 낮은 크로스를 올리는 방식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모라이스의 빌드업 전술은 후방에서 템포가 너무 느립니다. 위에 얘기한 역습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크로스 플레이는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엔 고전적인 방식의 크로스 플레이에 의존하게 되며, 이는 결국 골 부족 현상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2-세부전술이 없다.
"특별히 강조하시는 건 없다. 공격할 땐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신다. 하고 싶은 대로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 김승대
빌드업 플레이의 기본중의 기본은 약속된 플레이에 있습니다. 상대보다 느린 템포로 경기가 이루어지는 대신, 상대의 전술에 맞춰 유기적인 플레이로 우위를 가져가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빌드업 플레이를 전술로 정했으면서, 세부전술이 없다는 것은, 경기를 이길 생각이 없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 공수 밸런스가 항상 무너져있다.
전북의 플레이를 잘 보시면, 1번의 문제 (고전적 크로스 플레이) 때문에,
수비가 정비된 상대 박스에 수적인 우위를 가져가려 윙어들이 가운데로 들어가고 풀백이 올라와 크로스를 올리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때 공격작업이 실패하면, 윙어들은 상대 박스에 들어가 있고, 풀백은 크로스를 올리려 높이 올라와 있어, 좌우측 공간이 상대에게 자유롭게 넘어가게 됩니다.
지난 부산전이 좋은 예로, 공격작업이 실패하면 좌우의 김병오와 이동준에게 사이드가 거의 초토화되었습니다. 김병오 선수가 더 수준이 높은 선수였다면, 전북의 패배로 끝났을 경기였습니다.
위 언급한 3가지 외에도, 동기부여 실패, 지나친 베스트 11 고집, 플렌 B 부재 등 전북을 이끌기엔 전북 스쿼드가 너무나 아까운 수준의 감독입니다.
나머지 팀들이 정상궤도에 올라오는 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이 감독의 전북에서 남은 시간 또한 더 빨리 단축되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