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nikkei.com/article/DGXLASDC07H1T_X00C17A7EA6000/
출처 :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 -약칭 닛케이
한국의 삼성전자의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스마트폰 발화문제나 기업총수의 뇌물사건으로 인해 국내외의 비판을 받아왔지만, 2017년 연간에 걸친 영업이익이 일본 엔화로 환산해서 5조엔에 이를 것으로 여겨질 정도로 사업이 호황세이다. 기업총수가 부재중인 와중에 제조업으로써는 유례가 없을 이러한 우수한 실적은 단순히 과감한 투자노력으로 얻은 것이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울만큼 경영판단이 이끌어온 결과이다.
7일 발표한 2017년 전반기(주: 1,2분기 합산) 연결결산 잠정치는 영업이익이 23.9조원(약 2조330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한국 금융사이트 "FN가이드"는 증권 애널리스트 23인의 예상평균치로써, 이번년도 영업이익이 약 51조원으로 역대 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이젠(주: 도요타의 기술혁신 운동이름: 우리말로 개선을 뜻함)활동에 의해 고수익을 자랑하는 도요타 자동차조차 영업이익 최고를 달성했던 것은 2015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의 연간 2조 8539억엔이었다. 미국 애플은 2014년 10월부터 2015년 9월까지의 연간 영업이익으로 712억 달러 (약 8조 1천억엔)을 계상하기도 했지만, 감가상각을 동반하는 공장을 직접 비용을 투자해서 갖추어야 하는 제조업체로서 삼성의 영업이익은 상식을 초월하는 이익수준이 된다.
고수익을 거두는 외견상 이유는 반도체 가격에 있다. 스마트폰이나 서버용 공급량이 딸려서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반기 이익중 DRAM이 30% 이상, 플래시메모리도 그 절반정도를 벌어들인 듯 하다. 특히 DRAM은 매출대비 이익률이 60% 가까이에 이를 정도다.
거기에 더해진 것이 OLED패널이다. 스마트폰용 OLED패널 세계점유율이 90%이상으로,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LCD패널에 비해 유리한 가격으로 고객사들과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여겨지는 차세대 아이폰의 패널은 삼성이 독점공급하게 된다.
애플에는 5월말에서 6월에 걸쳐서 패널공급을 본격화한 듯 하다. 2017년에는 8천만~9천만장, 2018년에는 1억7천만장 정도를 공급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노무라증권은 OLED패널 단독으로 본 영업이익을 올해 5조원, 내년도에는 8.4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효과로 전년도 추정치인 2.8조원에서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TV나 반도체의 세계시장에서 일본기업들을 막다른 궁지에 몰아넣었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담한 설비투자가 특기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이익을 견인하는 사업부문이 해마다 바뀌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강점이 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반도체나 스마트폰등 이익을 견인해온 사업부문이 3번 바뀌어왔다.
배경에는 서울의 마케팅부문에 의한 판단력에 있다. (주: 지금은 해체된 미래전략실을 지칭) DRAM은 2010년경부터 기존의 PC용에서 모바일/서버용으로 전환해서 commodity(범용제품)화에서 벗어났다. 플래시메모리 역시 용량 확대를 내다보고 수직으로 회로를 적층시켜서 성능을 올린 3D방식의 제조기술 개발에 일찍부터 매진해왔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OLED패널이다. 2010년부터 대형투자를 이어가며 스마트폰용 시장을 스스로 개척, 까다로운 거래태도로 유명한 애플에 복수공급회사 구매원칙을 꺾게 만들었다. 제로베이스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힘은 부족하지만, 기존제품 영역을 시대에 맞게 진화시키는 개량 능력에서 우수함을 드러냈다.
여기에 기업총수가 있어서 경영체제가 갖추어져 있다면, 투자자들로부터 삼성은 반석에 올라있다라고 인정받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병석에 있고,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은 뇌물사건으로 여전히 서울 근교의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다. 진보파의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고 재벌가 개혁의 기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정 수준의 권한을 부여받은 경영진들이 경영판단을 내리고 있기에 각 사업부문은 앞으로도 멈춤없이 길을 갈 것으로 본다. 하지만 삼성은 기업총수의 존재의미가 여전히 큰 회사이다. 이 부회장의 사건을 둘러싼 비판적인 여론은 여전히 수그러들 기미가 없기에, 사원들로부터는 "회사내 분위기가 무겁다"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적이 호황세임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개운치 않은 분위기를 많은 고객사들은 감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