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던 이사도 비용문제로 흐지부지되고 온몸이 찌뿌등한데 본집에서 이사한단 말에 20만원의 비용을 송금해 주어 미루어뒀던 만성피로증상으로 종합병원을 다녀왔습니다.
입구부터.. 본관2층에서 외래로 진료보면 된다는 콜상담시와 다르게 전혀 다른 건물의 2층.
외래로 접수하는 것은 또 1층이어서 꽤나 놀아나는 기분이었는데
역시 진료도 쉽지 않더군요.
몇달간의 이야기들과 모아두었던 진료기록,현재 복용중인 약들까지 차근차근 이야기한결과
현재 거처와 부모님의 거처 등 단순한 문진 끝에 혹시 입원이 가능하냐는 답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만성피로라면 피로한 증상이 주가 되어야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잠을 자도 피로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만성피로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 수년전 있었던 자가면역질환이던 갑상선항진증(그레이브스병)은 아마 완치가 된 모양인데 전혀 없던 습진이 삽시간에 전신으로 퍼진
것도 이상하고 호흡곤란이나 만성적인 꼬리뼈통증과 빈맥, 성모마리아로 의심이 들정도로 늦었던 생리불순, 모든 병의 발병시기가
지나치게 이르고 주기적으로 병이 생기는 것들 등을 보면 또다른 자가면역질환이 있을 것같은데 간단한 검사로는 알 수없는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이런저런 다른 경로로의 치료나 아니면 최소한의 피로를 줄일 수있는 방법이라도 여쭸지만 입원해 여러 검사를
거치지 않고서는 진단할 수없다는 이야기만 돌아왔습니다. 결국 말씀드렸다시피 반년넘게 피로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못해
비용적으로 부담이 어렵다고 하니 영양주사같은걸 처방해주셨습니다.
그나마도 주사실에서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을 맞아야하는 주사라는데 가격도 솔직히 좀 부담이 됐고..
확실히 호전된다는 확답을 받지못했지만 어쩔 수업이 그거라도 맞아보는 수밖에 없는걸까 싶었습니다.
다시 1층에 수납후 주사실을 찾으니 자리가 만석이라 앉아서 맞아야한다더군요.
그렇다고 토요일에 다시오기엔 언제 또 컨디션이 나빠질지 모르고 그렇게라도 맞겠다고 했는데 도저히 순서가 돌아오지 않아 월요일에 다시 오겠다고 이야기하고 병원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순간 정말 울컥하더군요.
이제껏 평생을 병원에서 답을 찾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뭘 기대하고 종합병원까지 찾아간건지.
어깨는 잔뜩 뭉쳐있고 오르락내리락하며 다리관절은 얼얼하기까지 했습니다.
주사비용과 특진비용까지 7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했는데 돌아오는게 고작 이런 이야기라니.
당장 외래진료비용도 부담이 되는데 단순한 입원치료도 아니고 입원후 검사라니.
그것도 기본적으로 7일은 잡아야한다니.
만약 그렇게 검사해서 아무것도 안나오면 어찌할거냐고 따져묻고싶었습니다.
사실 종합병원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인 기억이 많다보니 더욱이 그런 생각만 드네요.
원인은 알 수없다 어지러움증을 방지하거나 원인을 찾을만한게 더이상 없다면서도 어쨌든 증상이 있을때마다 외래로라도 진료를 보러 오라던 참 네가지없고 2분진료의 대가였던 성빈센트댁의 이비인후과 주치의.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치료만 꾸준히 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있는 흑색극세포증이 만성화되자 마치 "혹시 모르니 MRI라도
찍어보죠"와 같은 것처럼 조직검사를 피할 수없었지만 대놓고 나중에 살빼고 운동하라는 말을 던진 세브란스댁의 피부과 검사담당직원.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참 배가 많이도 불렀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굳이 종합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었던 정형외과나 통증의학과에선 느끼지못했는데 말이죠.
그래도 이전까지는 으레 늘 있어왔던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소소한 연중행사로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그 실체가 연막에 가로막힌 또다른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하니 세상이 싫어지는 기분이네요.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꾸준히 일상만 소화해낼 수있다면 아마 이런 병원비쯤은 지금보단 좀 덜 무거운 느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실력이라곤 없으면서 행운에 행운이 겹쳐 마치 그것이 일상인양 살아가는 TV속 연예인들은 세계가 다른 것을 초월해 나같은 신체보단 한참 우위에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게 참 우울해집니다.
언제쯤이면 다른생각없이 일상에만 집중할 수있을까요.
한때 사람들이 자기만족, 자기합리화를 위해 쓰던 방법이 있죠.
그, 그들보다는 내가 낫구나하며 불쌍한 사람에게 동정과 연민을 주는,
물론 어불성설인 자존감이 밑바닥인 사람들의 궤변이긴하지만 요즘은 그래서 그나마 지낼만 한것같습니다.
어줍잖은 감성팔이나 타인의 인생을 제3자가 관철하는 방송보다 있는 그대로 병석에 지내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방송들이 많이 방송되니 말입니다.
확실히 다큐멘터리에선 외국다큐보단 국내다큐가 선전하고있는것같습니다.
최근에는 베이비박스에 대한 다큐를 보게됐는데 미혼모들의 사정을 차근차근 들어주고 믿고 기다려주는 교회의 이야기를 보며 정말 근10년간 처음으로 탈북을 제외하고 긍정적인 교회의 이면을 본것같습니다.
드롭박스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어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많은 방문과 지원이 이어지고있다는걸보면 그만큼 순수한 열정과 문제상황을 그대로 받아주려는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대로 느껴지네요.
만약 이 모든게 정말 무당이 말한 그대로 신병이라면 조상이란 사람들은 참 잔인한 것같네요.
후손 하나의 미래보단 자기 뜻이 중요하단 이야기일테니까요.
여담으로,
신내림을 받아야하는 사람이 받지않고 버티면 그사람을 포기한후 다른 자손에게 옮겨가는 것이 아니고 양쪽 다 지독히도 괴롭히는
모양입니다. 무당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점사를 보던 누군가는 무당이었던 큰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바로 자식들에게 붙은 모양이더군요.
아직 조상이 되어보지않아 모르겠지만 이정도면 공경이나 대우를 해주는걸 넘어서 본인 손바닥안에 후손들을 농락하는 수준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