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졌다는 프로토콜님의 글을 보다가 문득 질문을 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제게 있어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입니다.
일단 다른 것을 다 떠나서 그 대상을 이성으로 좋아하는지 아닌지 우선 그것 부터가 명확하지 않거든요.
이성으로서 좋아하는 것이 어떤것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그냥 같이 있을 때 재미있고 잘해주고 싶고 그 사람 앞에선 좋은 사람이고 싶은 건
동성 친구나 그냥 이성 친구에게도 똑같이 느끼는 감정인데
차이가 뭘까요? 진짜 모르겠네요ㅋㅋㅋ
이걸 5년 전에도 궁금해 했었는데 아직도 그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 세상에 그 사람 밖에 안보이고
하루 종일 그 사람 생각만 나고
하늘의 별이라도 따주고 싶은 그런 기분이라고들 하는데
전 그런 기준에서 보면 자신있게 나 이 사람 사랑한다! 라고 말 할 수 있는게 울 어머니 뿐입니다.
슬슬 주변에서 결혼한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축하한다고 하면서도
결혼이라는건 저랑 아주 먼, 한 백만광년은 떨어져있는 얘기처럼 느껴집니다.
평생을 함께 할 사람이라면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좋은 친구같은 사람이 좋을거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그럴거면 그냥 친구랑 같이 사는게 안낫나? 라는 생각도 들곸ㅋㅋㅋㅋㅋㅋ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무조건 믿어주는, 내가 이렇다라고 하면 그런줄 아는 좋은 친구도 몇 명 있는데(물론 저도 걔들이 하는 말은 다 믿습니다. 서로를 속인 적이 없거든요.)
가끔은 나중에 결혼 안하고 살면 걍 같이 살자라는 말을 하기도 할 정도로 친합니다.
진지하게 진짜 그래도 재밌을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 중에 한명이랑은 사실 중딩때 같이 가출 계획을 짜기도 한 사입니닼ㅋㅋㅋ웃긴건 중딩 주제에 겁나 세심하게 식비랑 방세까지 따지면서 가출을 하게 되면 얼마가 필요하고 어느 정도를 준비해야 안 불쌍하게 살 수 있다면서 심각하게 계획까지 짜다가 일주일 후 "야 집나가면 개고생임ㅇㅇ걍 집이 제일 좋다 이 계획 폐기ㅇㅇ돈은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그 돈도 아까움 걍 맛있는거나 많이 사먹자."이러기까지 한 사입니닼ㅋㅋㅋ지금 생각해도 웃겨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모태솔로도 아니고 이성에게 매력을 못느끼는 사람들도 아니며 지금 임자 있는 사람도 있는데 다들 좀 비슷합니다.
게임하면서 낄낄거리기도 하고 만화책보면서 과자까먹기도 하고
TV나 컴퓨터 보다가 좀 맘에 드는 사람 나오면 같이 침흘리기도 하고
맛있는 집 찾으러 돌아다니고 쇼핑하러 가고 싶을때도 같이 돌아다니고
그러다가보면 이런 생각이 드는겁니다. 대체 부족한게 뭐지?
다들 애를 좋아해서 애 있음 좋겠다 싶을떄도 있긴 한데
애는 몰라도 배우자는 딱히 내키지 않고 그러고 생각해보면 애한테는
엄마아빠가 둘 다 있는게 좋으니까-라는 생각으로 빠지면서 자연히
결국 애 생각도 접게 되고요.
나중에는 다 귀찮아가지고 야 돈 많이 벌어가지고 맛있는거 많이 사먹고 예쁘고 멋있는 옷 사입고
깨끗하고 아담한 집에 살면서 나이 들으서는 여행이나 다니잨ㅋㅋㅋㅋ이러고 있고ㅋㅋㅋㅋㅋ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을 이러고 지내는 친구들인데
도중에 누가 사귀는 사람이 생겨도 관계에 문제가 생긴적이 없습니다.
사귀는 사람이랑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서로한테 소홀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지 애인 소개시켜주고 그 쪽이랑도 친해져서 같이 밥도 잘 먹고 놀기도 하고
남친이랑 싸웠다고 징징대는거 달래가면서 뒤에서는 걔 남친한테 연락해가지고 뭐가 문제인지 물어보면서
얘는 이렇게 저렇게 하면 풀리니까 니가 알아서 좀 잘해봐라 이러면서 화해도 시켜주고
그런 사이랄까요.
누가 솔로일때 누가 커플이라고 질투가 나는것도 아니고 그냥 야 사귀는 김에 오래가라 금방 깨져서 징징대지 말고-이런 분위기고
저보고 아직 덜 자라서 그런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제가 생각해도 그런것 같기도 하고ㅋㅋ
그냥 얘들이랑 노는게 제일 재미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앜ㅋㅋ계속 주절거리다보니까 얘기가 막 튀네요 두서없어진건 둘째치고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될 지 모르겠엌ㅋㅋㅋ
여튼 그래서 결론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건 어떤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