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억 첫 회는 5살때 할배손잡고 자갈치 시장가서 산
아나고와 전어였습니다.
새파란 비닐속에 살아있던 아나고가 퍼득이던 기억에 무서웠지만
거무튀튀한 짐자전거 뒤에 저를 앉히시고 꼭 잡으라고 비닐을 주셨기에
이걸 놓칠수도 없어서 가는내내 조마조마했어요.
집에 도착해서 삼촌, 이모들과 놀고 있다보니 할배가 부르십니다.
"~야 온나 "
쪼로로 달려가보니 할배가 아나고와 전어를 회떠서 사라에 차곡차곡
쌓아놓으셨고 옆에 종자기에는 마늘들어간 초장이 가득했습니다.
금복주 뚜껑을 따서 한잔하시면서 "무라"라고 툭 한마디 던지시고는
반주를 하시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저는 몰랐는데 제가 일본유학당시 담도암으로 고생하셨대요.
병세가 급하게 진행되어서 임종하는것도 못 뵈었는데..
돌아가실때 저를 찾았다고 하셨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무심한듯 챙겨주시던 우리 할배
새벽 4시면 일어나서 로케트바떼리 큰거 개조한 라디오 들고 산에 가시던 모습.
이모, 삼촌들이 지금도 그리워하는 분
지금은 회종류 가리지 않고 좋아해요.
아마도 어릴적부터 꼬드득십히던 아나고의 고소한 맛이 좋은 기억으로 남은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