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자는 모습. 제리인형을 가장 좋아했죠.
사후에 잠든 모습...역시 좋아했던 제리인형을 두었습니다.
친게활동은 1년 전쯤에 잠시 했던 것 같은데, 그때도 주로 울집개에 관한 글들을 적었던 것 같습니다.
주로 잡게에서 서식하지만, 이런 내용은 아무래도 친게가 나을 것 같아서요.
15년이란 시간이 짧지가 않습니다.
생각하고, 돌이킬 수록 떠오르는 기억이 너무 많습니다. 그 많은 하나하나가 고통으로 옴니다.
저의 청년기?는 모조리 그와 함께였고, 내가 기쁠 때는 물론, 좌절할 때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때조차 그는 항상 나의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내가 나쁜 사람이 되어도, 그가 날 바라보는 시선은 온전했습니다. 내가 나쁘지 않은 것처럼...
그러기에, 그는 나에게 구원과도 같은 존재가 아니였나 합니다.
혹자에겐 이해받지 못할 감성이겠고, 혹자에겐 공유받지 못할 감정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인생에서 그보다 더 가깝게, 살갑게 날 대해준 존재가 또 있었겠습니까?
내가 지켜주고 있지만, 어쩌면 그가 날 쓰레기가 되지 않게, 지켜주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다른이도 가족같이 키운다...이 말을 듣기 싫어할만큼, 나에겐 정말로 가족이였습니다.
이런 감정을 감히 니들이 쉽게 말하는 것과 같다고? 하며 불쾌할만큼, 나에겐 정말로 가족이였습니다.
하여, 안락사 선고를 받은 녀석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어요.
의사를 집으로 모시고, 입에 억지로 음식물을 주사기로 주입하고, 마약성 진통제에 쩔게 하고....
이것이 그를 위한 길이 아니란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겠지만, 도무지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니가 고통에 겨워도, 제발 날 두고 가지 말아달라란 마음뿐이였죠.
돈과 정성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요는 너만 살면 되는 것이였습니다.
금액도 많이 들었지만, 이럴 때를 위한 돈이고, 시간도 들었지만, 이럴 때를 위한 정성일테니까요.
하지만, 그는 위태롭단 말을 듣고 달려온, 나와 누나의 얼굴을 한번씩 보고, 잠들었습니다.
마치, 마지막으로 인사라도 하고싶었던냥, 일 때려치고 달려온 날 보기 전까지 죽음마저 견뎌냈죠.
날 두고 간 것이, 믿기지않아, 그의 시체를 데리고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에게 확인을 받고서야, 무언가 무너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많이 울었습니다.
따뜻해야할 그의 몸이 차가웠고, 그 차가움은 나를 궁지로 몰았었던 것 같네요.
다 큰 남자가, 그것도 눈물이 없던 남자가 울면 어떻게 우는지 아시나요?
추하디 추한 외마디가 입사이로 번져나가고, 일그러진 얼굴에선 눈물이 갈라져 흐르죠.
병원에서 나와, 길거리에서 오열을 참는데, 사람들의 시선마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난 우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우는 방법을 알지 못했었습니다. 울 일이 없던 남자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말이죠.
그를 화장하고, 겨우 일주일이 지났는데, 그토록 사랑한다고 나대던 저는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최초엔 그가 좋아하던 음식만, 그와 산책하던 길만 보아도,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그게 날 너무나 분노케 합니다. 내가 편히 있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남니다.
있어야 할 곳에 너가 없는데, 나는 너가 없어도 이토록 잘 지낸다는 것이 화가 남니다.
그러기에, 내가 참으로 사랑했단 사실만은, 무뎌지지 않길 걱정하여, 궁상을 떰니다.
내가 기억하는만큼, 가치가 크다고 생각하니까요.
내가 그의 견주로서 죽어서도 나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가 행복했던 것이 진실인만큼, 그에게도 나의 존재가 행복이였길 바람니다.
PS - 친게 굉장히 조용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