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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1-14 20:28
아라뱃길에서 만난 사람 (*도대체 이 분 정체가 뭘까요???)
 글쓴이 : 멍삼이
조회 : 2,046  

지난 일요일(9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운동도 하고 바람도 쐴겸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있는 성산대교에 가서  치킨과 맥주 1캔을 먹은 후, 다시 집으로 향했는데요.
인천 경인아라뱃길의 중간 지점(아라파크웨이마당)에서 어떤 나그네를 만났습니다.
 
시각은 대략 저녁 8시경이었습니다.
이 아저씨의 연세는 60세이셨고, 인천 남구(인하대학교 근처)에 사신다고 했어요.
여기까지는 얘기가 평범하지만, 이 이후가 좀 범상치 않아요!!?
 
 
이 아저씨는 인천 아라뱃길을 오늘 처음 와봤다고 했는데,
아 글쎄, 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서가 아닌,
서울 반포동 쪽에서 여기까지 그것도 걍 혼자 걸어서 왔다는 거예요!!!ㄷㄷㄷ
저는 정말 놀랬습니다. 헐!!!!!!!!!!!!!!!!!!!!!!!!!!!!!!!!!! (처음엔 좀 의심이...^^;;)
 
한강 반포대교에서 인천 아라뱃길 아라파크웨이마당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오더라도 대략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거든요. 중간 중간에 쉬는 시간까지 합해서...
그런데 그 긴 거리를 한강 자전거도로를 통해 걸어서 여기 인천까지 왔다는 겁니다.
걷는 것이 습관화되지 못한 사람은 정말 힘들텐데...
아저씨께서는 등산이나 트레킹이 취미라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어요. 
 
그는 여기 아라뱃길(아라파크웨이마당)에서 길을 잃어버려 저에게 가는 길을 물어봤어요.
그는 피곤했는지 좀 지쳐보였어요.
일단, 저는 그 사연이 궁금했어요. 무슨 연유에서 그 먼 거리를 홀로 걸어오셨는지...???
 
아저씨께서는 서울 방배동에 있는 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후에, 한강에 바람을 쐬러 나왔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자기도 모르게 아라뱃길을 한번 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는 겁니다.^^
그는 계속 걷다가 쉬고, 걷다가 쉬고를 반복해 드디어 여기까지 왔고,
스마트폰 밧데리를 충전시키려고 이 근처에서 편의점을 찿고 있던 중 길을 잃어 저를 만난 겁니다.
 
그런데 여기 아라뱃길에 처음 오는 사람은 십중팔구 길을 헤메게 되어 있답니다.
왜냐하면, 논과 밭, 다리, 도로, 수로 등이 얽히고 얽혀서 너무 길이 복잡하고,
설사 약도를 그려줘도 갸우뚱하는 곳이거든요. 심지어 스마트폰 지도를 봐도 헷갈려요.
 
*그럼 멍삼이와 함께 지도를 한번 볼까요?ㅎㅎㅎ  멍멍!!
 
             |                                                                                          |
             |                                          김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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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굴포천         부천                        |
             |                                              0                                           | 서울
 
 
*A(아라파크웨이마당)에서 B(인천 계양구 동양동)까지의 거리 약1.2km 정도를
 아저씨와 저는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어왔어요!!!ㅎㅎㅎ  멍멍!!
 멍삼이는 자전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아저씨를 위해서 손수 자전거를 끌면서 갔어요.
 네, 그렇습니당. 멍삼이, 착한 일 했습니당!!!ㅋㅋㅋ  컹컹!! 
 
 
날씨는 저녁이 돼서 좀 추웠고, 이쪽 지역(A~B)은 인적이 뜸한 곳이라
캄캄해지면, 여성은 물론, 남성도 혼자 지나가기가 좀 꺼리는 곳입니다.
가끔 '얼굴 없는 귀신'도 나온다는 괴소문도 저는 들었어용!!!ㄷㄷㄷ  컹컹!!
 
저는 손으로 방향만 가르쳐주고, 올 수도 있었지만, 이 아저씨가 내심 걱정이 됐던거지요.
연세를 감안해 다리도 무척 아프실테고, 하물며 신발도 운동화가 아닌, 캐쥬얼화였거든요.
이 아저씨 혼자 길을 가시면, 분명 길을 헤멨을 겁니다.
 
결국, 인천 계양구 동양동까지 같이 와서 우리는 헤어지려고 했는데...
(아저씨는 여기서 버스나 택시를 타셔야 합니다.)
 
이 아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제가 너무 고맙고, 친절을 베풀어 준 답례로
근처 호프집에서 치킨과 맥주를 사주겠다고 했어요!!!^^
그 놈의 치킨 유혹에 멍삼이 눈깔 띠~~용!!!ㅋㅋㅋ
아쏴!!! 저는 거절하지 않았어요.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ㅋㅋㅋ  컹컹!!
 
그런데 이게 또 웬일인가요???
 
같이 치맥을 즐기면서 아저씨는 자기의 연락처(명함)를 주면서 언제 한번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놀러 오라고 했어요.^^;;
 
*멍삼이 속 마음:  엥?  뭐여?  그럼 이 아저씨의 정체가... 전도사??? 음... (-_-);;;;;
 
근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아저씨께서 다니시는 교회가
아주 유명한 연예인이 목사가 되어 활동하시는 개척 교회랍니다.^^;;
이름만 대면 여러분도 모두 놀라실 겁니다.
하지만,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좋지 않기에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ㅎㅎㅎ  멍멍!!
 
이 밖에도 이분의 성품이 꽤 괜찮습니다.^^
좀 배우신 것 같은 소위, 인텔리 느낌, 인간적인 따스함, 고급스런 표현의 말투...  등등.
 
이 아저씨께서는 현재 고시원을 운영하신다고 했어요.
세월이 가고, 나이를 계속 먹게 되니 마음이 뭔가 허하다고 해서 교회를 찿았고,
다닌 지는 그렇게 오래 안 됐다고 했어요.
근데, 이상하게 이 아저씨와 얘기할 때, 왠지 모르게 뭔가 마음이 잘 통했어요!!!ㅋㅋㅋ  컹컹!!
 
또 헤어질 때 같이 먹다 남은 치킨은 잘 포장을 해
"이거 가지고 가서 집에 계시는 어머니와 함께 잘 먹어요!"하면서 저에게 주셨어요.ㅎㅎㅎ  멍멍!!
 
집에 와서 저는 그 아저씨께서 가르쳐 준 그 교회를 컴퓨터로 검색해서 알아봤더니...
아저씨의 말씀은 사실이었고, 기라성 같은 연예인 스타가 다니는 교회란 것도 확인했어요.^^
 
아무튼, 그날은 기분좋은 하루였답니다. 모처럼 만난 따뜻한 사람...!^^;;
멍삼이는 선행도 하고, 공짜로 맥주 1,000cc와 치킨 냠냠했네요ㅎㅎㅎ  멍멍!!
 
근데, 멍삼이가 그 교회에 한번 가봐야 되나요?^^;;
 
푸~하하핫!!!
 
 
-----이상. 멍삼이의 아라뱃길에서 만난 사람. 끝!-----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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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릭랜드 14-11-14 22:11
   
기인을 만난건가요 ㅎㅎ

뭐하는 사람 인지는 모르겠지만 조심하시길 ㅎㅎ
     
멍삼이 14-11-14 22:54
   
그 아저씨께서 호프집에서 그 집 양해를 얻어 약이 다된 스마트폰을 충전시키고,
그동안 저와 치맥을 하면서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았어요.^^
느낌이 말만 번지르르한 사기꾼과는 다른 느낌이었지만,
또 사람이란 게 모르는 거죠.
단 한 번의 만남과 느낌으로 사람을 평한다는 게 좀 그렇죠.^^;;
하지만, 저에게 고마움의 댓가로 답례해준다는
그 아저씨의 소박한 그 마음씨만은 좋았어요!!!ㅎㅎㅎ  멍멍!!
뿡뿡이 14-11-14 22:19
   
제 아버님도 - 나이가 아주 지긋하시지만 아주 건강하십니다. - 자전거로 가시는 코스입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몇 번 다녀 오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도 가끔은 지하철 타고 끝까지(마지막 정거장)가 보거나, 모르는 버스를 타고 가고 싶은 충동은 느낍니다만...

재미있는 인연이긴 하네요.
일부러 찾아가는 건 좀 그렇지만, 그쪽에 가실 일이 있음 한번 찾아가 뵙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네요.
     
멍삼이 14-11-14 23:14
   
뿡뿡이님 아버님께서 무척 좋은 취미 겸 운동을 하고 계시네요.^^
주말이 되면, 서울에서 이곳 경인 아라뱃길 근처로 야영을 하러 오시는 서울분들이
굉장히 많답니다.
그리고 그분이 말씀하시는 그 목사님의 이름을 대면, 아마도...
뿡뿡이님 입이 딱 벌어질 거예요!!!
옛날에 여성을 목소리로 홀렸던 유명한 가수랍니다.(요기까지만...^^;;)
저도 처음엔 긴가민가해서 집에 오자마자 바로 자세히 검색해 알아봤거든요!!!ㅋㅋㅋ
전부 그분 말씀이 다 맞았어요!!!
에효!!! 그런데...
이 멍삼이는 용궁불사(?)의 용용도사님을 더 믿는데...ㅋㅋㅋ  멍멍!!
님님님님님 14-11-14 23:09
   
옴마나 세상에 이런일이!!!!
     
멍삼이 14-11-14 23:21
   
님오님도 선행을 한번 해보셔요!!!ㅋㅋㅋ
혹시 또 알아요?

'떡'이나 '꼬기' 같은 것 공짜로 생길지 모르는 일!!!ㅎㅎㅎ  컹컹!!
훵키 14-11-14 23:45
   
대단하시네요. 반포에서 계양이면 자전거 타고 두시간 거린데. 얼마나 걸어오셨을까요..
     
멍삼이 14-11-15 00:13
   
훵키님, 오랜만이시네요!!!^^
정확히 '동작대교'에서 '아라파크웨이마당'까지라고 그가 호프집에서
다시 정정해서 말씀하셨네요.
그렇다 하더라도 그 거리는 장난 아니지요!!!
걸어서 적어도 6시간은 족히 넘길걸요!!!
바로 이 부분이 저는 사실 좀 의아스럽더라구요.^^;;  멍멍!!
띠로리 14-11-15 12:02
   
헐.. 인하대 근처에 사시는 분이 교회를 멀리까지 다니시는군요.

그나저나 1키로 넘게 걸어서 길안내를 해주시다니 멍삼이님 멋진 분이시군요.
     
멍삼이 14-11-15 17:39
   
뭘요!!! 푸~하하핫!!!  띠로리님, 감사요!!!^^;;

이 아저씨는 뭐랄까요?
한번 만나고 그냥 헤어지기가...
어딘지 모르게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만큼 여운이 좀 남았어요!ㅎㅎㅎ

A에서 B까지의 거리는 꽤 위험하고, 무서움이 수반되는 거리예요!!!
차도가 곧 인도인 특이한 곳인데,
무엇보다도 가로등조차 거의 없고, 길을 잃었을 때 물어볼 사람조차 없으니
인천에 사는 사람도 이곳에 처음 오시면,
무조건 헤메게 되어 있는 '마의 지역'입니다.

어차피 가는 방향은 같았으니, 좀 선심을 쓴 것뿐이죠.
근데, 그 선심이 치맥으로 보답되니...

기분은 쵝오였지요!!!ㅎㅎㅎ  멍멍!!
뽀리링 14-11-16 18:54
   
헐 멍삼이횽 구원파에 가셨구나!!
     
멍삼이 14-11-16 19:40
   
어쩌면 그분이 '치킨교주님'은 아닐까요?ㅋㅋㅋ  컹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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