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9일)에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운동도 하고 바람도 쐴겸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있는 성산대교에 가서 치킨과 맥주 1캔을 먹은 후, 다시 집으로 향했는데요.
인천 경인아라뱃길의 중간 지점(아라파크웨이마당)에서 어떤 나그네를 만났습니다.
시각은 대략 저녁 8시경이었습니다.
이 아저씨의 연세는 60세이셨고, 인천 남구(인하대학교 근처)에 사신다고 했어요.
이 아저씨는 인천 아라뱃길을 오늘 처음 와봤다고 했는데,
아 글쎄, 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서가 아닌,
서울 반포동 쪽에서 여기까지 그것도 걍 혼자 걸어서 왔다는 거예요!!!ㄷㄷㄷ
저는 정말 놀랬습니다. 헐!!!!!!!!!!!!!!!!!!!!!!!!!!!!!!!!!! (처음엔 좀 의심이...^^;;)
한강 반포대교에서 인천 아라뱃길 아라파크웨이마당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오더라도 대략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거든요. 중간 중간에 쉬는 시간까지 합해서...
그런데 그 긴 거리를 한강 자전거도로를 통해 걸어서 여기 인천까지 왔다는 겁니다.
걷는 것이 습관화되지 못한 사람은 정말 힘들텐데...
아저씨께서는 등산이나 트레킹이 취미라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했어요.
그는 여기 아라뱃길(아라파크웨이마당)에서 길을 잃어버려 저에게 가는 길을 물어봤어요.
그는 피곤했는지 좀 지쳐보였어요.
일단, 저는 그 사연이 궁금했어요. 무슨 연유에서 그 먼 거리를 홀로 걸어오셨는지...???
아저씨께서는 서울 방배동에 있는 한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후에, 한강에 바람을 쐬러 나왔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자기도 모르게 아라뱃길을 한번 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는 겁니다.^^
그는 계속 걷다가 쉬고, 걷다가 쉬고를 반복해 드디어 여기까지 왔고,
스마트폰 밧데리를 충전시키려고 이 근처에서 편의점을 찿고 있던 중 길을 잃어 저를 만난 겁니다.
그런데 여기 아라뱃길에 처음 오는 사람은 십중팔구 길을 헤메게 되어 있답니다.
왜냐하면, 논과 밭, 다리, 도로, 수로 등이 얽히고 얽혀서 너무 길이 복잡하고,
설사 약도를 그려줘도 갸우뚱하는 곳이거든요. 심지어 스마트폰 지도를 봐도 헷갈려요.
*그럼 멍삼이와 함께 지도를 한번 볼까요?ㅎㅎㅎ 멍멍!!
| |
| 김포 |
바다 |========================================================| 아라뱃길 수로
| ----------------------------0------ A ------------------|일반도로 | 0 |
| 0 강서구 | | B 0 |
| 0 | 힌강
| 0 |
| 인천 굴포천 부천 |
| 0 | 서울
*A(아라파크웨이마당)에서 B(인천 계양구 동양동)까지의 거리 약1.2km 정도를
아저씨와 저는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어왔어요!!!ㅎㅎㅎ 멍멍!!
멍삼이는 자전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아저씨를 위해서 손수 자전거를 끌면서 갔어요.
네, 그렇습니당. 멍삼이, 착한 일 했습니당!!!ㅋㅋㅋ 컹컹!!
날씨는 저녁이 돼서 좀 추웠고, 이쪽 지역(A~B)은 인적이 뜸한 곳이라
캄캄해지면, 여성은 물론, 남성도 혼자 지나가기가 좀 꺼리는 곳입니다.
가끔 '얼굴 없는 귀신'도 나온다는 괴소문도 저는 들었어용!!!ㄷㄷㄷ 컹컹!!
저는 손으로 방향만 가르쳐주고, 올 수도 있었지만, 이 아저씨가 내심 걱정이 됐던거지요.
연세를 감안해 다리도 무척 아프실테고, 하물며 신발도 운동화가 아닌, 캐쥬얼화였거든요.
이 아저씨 혼자 길을 가시면, 분명 길을 헤멨을 겁니다.
결국, 인천 계양구 동양동까지 같이 와서 우리는 헤어지려고 했는데...
(아저씨는 여기서 버스나 택시를 타셔야 합니다.)
이 아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제가 너무 고맙고, 친절을 베풀어 준 답례로
근처 호프집에서 치킨과 맥주를 사주겠다고 했어요!!!^^
그 놈의 치킨 유혹에 멍삼이 눈깔 띠~~용!!!ㅋㅋㅋ
아쏴!!! 저는 거절하지 않았어요.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ㅋㅋㅋ 컹컹!!
같이 치맥을 즐기면서 아저씨는 자기의 연락처(명함)를 주면서 언제 한번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놀러 오라고 했어요.^^;;
*멍삼이 속 마음: 엥? 뭐여? 그럼 이 아저씨의 정체가... 전도사??? 음... (-_-);;;;;
근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아저씨께서 다니시는 교회가
아주 유명한 연예인이 목사가 되어 활동하시는 개척 교회랍니다.^^;;
이름만 대면 여러분도 모두 놀라실 겁니다.
하지만,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좋지 않기에 절대 말하지 않겠습니다.ㅎㅎㅎ 멍멍!!
이 밖에도 이분의 성품이 꽤 괜찮습니다.^^
좀 배우신 것 같은 소위, 인텔리 느낌, 인간적인 따스함, 고급스런 표현의 말투... 등등.
이 아저씨께서는 현재 고시원을 운영하신다고 했어요.
세월이 가고, 나이를 계속 먹게 되니 마음이 뭔가 허하다고 해서 교회를 찿았고,
다닌 지는 그렇게 오래 안 됐다고 했어요.
근데, 이상하게 이 아저씨와 얘기할 때, 왠지 모르게 뭔가 마음이 잘 통했어요!!!ㅋㅋㅋ 컹컹!!
또 헤어질 때 같이 먹다 남은 치킨은 잘 포장을 해
"이거 가지고 가서 집에 계시는 어머니와 함께 잘 먹어요!"하면서 저에게 주셨어요.ㅎㅎㅎ 멍멍!!
집에 와서 저는 그 아저씨께서 가르쳐 준 그 교회를 컴퓨터로 검색해서 알아봤더니...
아저씨의 말씀은 사실이었고, 기라성 같은 연예인 스타가 다니는 교회란 것도 확인했어요.^^
아무튼, 그날은 기분좋은 하루였답니다. 모처럼 만난 따뜻한 사람...!^^;;
멍삼이는 선행도 하고, 공짜로 맥주 1,000cc와 치킨 냠냠했네요ㅎㅎㅎ 멍멍!!
근데, 멍삼이가 그 교회에 한번 가봐야 되나요?^^;;
푸~하하핫!!!
-----이상. 멍삼이의 아라뱃길에서 만난 사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