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와 삼겹살 놀이 하시던 프랑스 쉐프분께서 아프신 바람에 홍콩 출신 쉐프가 대신 나오셨더군요;;;
그런데 저보고 환하게 웃으며
김치를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 오!!!"
했는데
이어지는 말씀이... "어떻게 어떻게 해보니깐 2시간 만에 대량으로 만들수 있었어"
"그 김치"로 김치 수프도 덤으로 만들어 봤어!
이러시더군요 ;;
그 말을 듣자마자 갑자기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인 쉐프가 나도 못하는 김치 담그기를 2시간 만에 이리저리 끝내서 그 갓김치로 김치 수프를 우려냈다??'
생각을 하니 까마득했습니다.
예상 대로
완성된 김치의 모습을 보니...
대충 백김치의 모양새에(소금에 절이지도 양념에 잘 묻히지도 않은 듯한) 코를 찌르는 묘한 냄새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아 오늘은 제가 배탈이 나서 소고기 스테이크만 먹을게요"
라고 하려던 순간, 쉐프가
"텀~벙!!"
이상한 김치 네 덩어리를 얹어주시더라구요...
할 수 없이 먹을 엄두도 못내고 있는데
그 쉐프는 마냥 기대가 되시는지 두 손을 가지런히 포개고 해바라기 얼굴로 저를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어쩔수없이 한입에 한 움큼 넣는 순간...
입 전체에 웃음 꽃이 피어지더라구요 ㅋㅋ
그냥 혀에 닿자마자 절로 웃음이 터져버렸습니다.
진한 생강냄새에 얼마나 넣었는 지 궁금할 만큼의 양의 식초 맛....
백김치면 냉장보관해서 내놓치 미지근했던 바람에
진한 식초와 생강의 맛이 극대화 되어있더라고요...
옆에 있던 러시안 친구가 저를 보더니 한조각 뺏어 입에 넣었습니다.
"블리에앗!"
*러시아 어로는 가장 혐오스러운 표현
하더니 바로 저와 같이 웃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쉐프의 시선을 피해, 이건 한국음식이 아니라 중국 음식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차마 "이게 바로 대한민국의 김치다!" 라고는 못하겠더라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