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영화 리뷰남기네요.
개인적으로 이준익 감독을 선호하는 편이 아니였지만, 어릴적부터 사랑해 마지 않았던 '윤동주'시인이였기
에 오늘 무작정 예매하고 달려가 보았습니다.
저예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흑백 영상은 탁월했다고 보여지네요.
첫 씬부터 옛 사진들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간 중간 시의 나레이션이 흐름을 끊는다는 리뷰를 본 기억이 있는데,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사실 무성영화를 보고 있나? 그런 느낌이 드는 씬도 대사도 있었구요)
중간쯤 동주가 여진?을 바래다주면서 흐르는 '별을 헤는 밤' 부터의 나레이션은 좋았고
이후로는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생각이 점점 줄어들더군요.
감독의 전작 '사도'처럼 극적이지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 말미에 두 사람이 심문 받는 장면이 그래도 가장 극적인 장면일 듯 한데요.
몽규의 절망 섞인 눈물도 동주의 참회의 눈물도 참 마음에 아려옵니다.
시대가 어두울 때 개인의 꿈 따위는 그저 부끄러울 뿐이라니... 슬픈 시대의 청춘들입니다.
영화 동주는 오히려 송몽규를 위한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배우 박정민의 연기도 좋았구요)
강하늘의 눈빛은 좋지만...연기는 아직 제 맘에 차는 건 아니더군요 ㅎㅎ
감독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전국250개 개봉관이라니...
솔직히 하루 3번 상영한다는 시간표를 보고선 많이 속이 쓰렸습니다.
오히려 이준익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어 주신 게 다행이다 싶더군요.
영화가 다 끝나고 나오는 음악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 음악 다 끝날 때까지 아무도 일어나지 않더군요.
여운은 그렇게 남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