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시절 첫 인턴생활 첫출근날 부푼 가슴을 진정시키며 회사에 갔었는데요,
그 회사에는 아주 큰 개 두마리가 있었어요. 크리에이티브 디랙터였던 우아한 금발의 백인 할머니가 키우는 녀석들이었는데, 주인 닮아 그런지 두 마리다 아주 조용한 성격이었어요. 그 중 한마리는 매일 아침 모든 사무실을 점검하듯이 꼭 한 바퀴 도는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있었구요.
처음보는 저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뒤로 돌면서 방귀를 뿡 뀌고 유유히 문 밖으로 나가는게 아니겠어요?
그런데 그 냄새가 마치 훈련병시절 화생방 훈련용 가스캔에 설사똥을 잘 섞어서 분무기로 공기중에 칙칙 뿌려놓은 그런 냄새였어요. 이정도 말로 표현한 것도 별로 근접하지 않네요.
아무튼 정말 지독했어요.
당시 영어실력도 좀 딸리고 첫출근이고, 아침부터 유난떨기 싫어서 그냥 조용히 코를 꽉막고 입으로 숨을 쉬는데도 그 냄새를 느낄 수 있어서 너무 괴로웠어요.
그런데 프로듀서가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갑자기 얼굴에 오만상을 찌푸리면서 저를 보고 하는 말이,
"너냐?"
"어어어어어어어어 나 아닌데??????"
"괜찮아 다 이해해"
이러면서 계속 인상찌푸린 얼굴로 다시 나가더라구요.
헐...
인턴첫날... 신고식 제대로 치뤘네요.
나중에 우연히 다시 그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알면서 장난친거라고 하더라구요.
우라질.
아참, 저 왔어요~ 오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