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 전화통하하느라 새벽 3시에 잠이 들어버렸다.
혼자 멀리 떨어져서 유학하는게 안쓰럽기도 하고 또 대견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눈에 벗어나지 않고도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오빠로서 너무 못해주는게 아쉽다.
항상 아쉽기만하고 머릿속에 그리기만 하는게 현 20대 초반의 현실인가 보다.
이제는 길을 걷다가 어여쁜 여자를 만나도 별 감흥이 없고, 맛있고 비싼 음식들 유혹의 끈을 언제 놓았는지 조차도 도통 알 수가 없다.
시간은 가는데 같은 자리를 계속 부질없이 걷는다는 생각도 들고
가끔 즐기는 여흥도 끝나버리면 감질나기만 할 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고, 이읃고 너무 무리해서 7시 아침 정각에 설정해놓은 무자비한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아직 7시인 줄 확인하고 곧바로 10분 뒤의 알람으로 재설정 해놓고 자버리고,
10분뒤 울리는 알람을 계속해서 20분 뒤 30분 뒤로 재설정하고 다시 잠들기를 거듭한 결과 오전 10시에 기상해 버렸다.
확실히 '10'이라는 숫자는 숫자 '9'에 비해 더 위협적으로 생겨먹었고 눈에 와닿는 숫자로 느껴졌다.
10시 기상 후에, 서둘러 이메일을 확인해서 친구, 매니저, 프로젝트 관련 메일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한숨을 돌리고는, 스트레칭과 팔굽혀펴기로 몸을 풀었다.
배는 고픈데, 기성용선수 소식이 많이 궁금했다.
'오~'
기성용 이적이 거의 확실히 되었단다.
그제서야 아침은 포기한채 기삿거리 제안을 적은 이메일을 매니저한테 보냈다.
그리고 가생이 친게를 방문해서 이것저것 살피다, 그 전날 새벽에
'친게 정복'이니 '인증 퍼레이드'니 나름 흥미로운 글들을 두눈으로 후루룩 스캔하고
좀 웃었다 ㅎㅎ
'어지간히 건강하시네요 다들!!! ^ ^'
흐뭇한 느낌이 들자, 내 위장 마저 흐뭇해지고 싶다고 야단이었다.
요즘 입맛도 없어서 냉콩국수나 끓여 먹었다.
배운 요리실력도 결국 국숫거리밖에 안돼나 싶었다.
어지간하다 나도...
남은 공간, 빵 한조가리로 메우고 제일 싫어하는 시사, 정치 공부를 해야 했다.
이명박님에 이어 박근혜님은 왜 또 덩달아서 난리신지, 나에게 매일 아침 공부할 것들을 제공해주신다. -_-
이후 나가서 풋살경기장에 들러 축구공차고 놀다가, 오후 10시쯤 들어와 샤워를 하고 포카리스웨트를 마셨다.
보통 나가서 음료수 하나씩 사기 귀찮아 한번에 5 병씩 사오곤 한다. 마지막 병은 아껴서 꼴까악 꼴까악 병나발채로 마신다.
다행히 오늘 보니 3병 반이나 남아있더라.
이러다 보니 벌써 11시가 넘었다.
스크랩팅만 끝나면 친게에서 놀다가 자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