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최근에 제 주변에서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 있어 전합니다. (ㅠ.,ㅠ);;;
이것은 실제상황이고, 행여 거짓이나 장난글이 절대 아닙니다.
한 젊은이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멍삼이가 사는 빌라의 301호에 혼자 사는 청년(미혼)이 2015년 11월 10일 대략 오후 7시경 이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죽은지 대략 3일~10일로 추정됨.)
그 전 상황은...
그 청년이 며칠째 직장에 나오지 않자, 급기야 그 직장의 직원 혹은 사장님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나이가 대략 40대의 여인이 경찰을 대동하고 119를 불러 잠긴 문을 따고 집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반지하층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 후, 시신을 발견한 그 여인의 비명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뭔가 상황이 안 좋게 흐르는 것을 직감했어요.
저는 집밖 마당에 나가서 마스크를 이미 쓰신 한 경찰아저씨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고,
그 경찰아저씨는...
그냥 간단하게 청년이 집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고만 했어요!
에구!! 난 끔찍해서 더이상은 자세히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 (ㅠ.,ㅠ);;
이것이 사건 개요 상황의 브리핑입니다.
저는 제 이웃이지만, 이 죽은 청년의 이름과 정확한 나이를 모릅니다. (30대는 확실함.)
하지만 제가 이 빌라의 공동 세금을 관리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은 이 청년이 우리집을 방문해 공동 수도요금과 전기요금을 내러 오거나,
그 반대로 제가 올라가서 직접 받는 일을 하는 것 외에 서로 부딪힐 일이 없으며,
그 외에 이 청년에 대해 전에 살았던 다른 이웃에 의해 알려진 것만 알고
자세한 것은 사실상 모릅니다.
어쨌든, 이 청년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그 모든 것과 그동안 겪은 일만 글로써 기술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아직 꽃다운 청춘인데...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얼굴 생김새도 반반하니 잘생기고 성실해 보였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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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는 운둔형 외톨이였을까?
일단, 이 청년에 대해 제가 아는 건...
제가 4년 전 이 빌라에 이사 오기 전에 이미 그는 여기 혼자 살고 있었고,
그 전에 그는 처음엔 매형, 누나, 자기 이렇게 세 식구가 살았다가,
그 매형과 누나가 분가를 하고 나서 자기는 혼자 남게 되어 아직껏 여기에 살고 있다고,
전에 이사간 다른 이웃에 의해 저는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는 직업이 신문배달원이었습니다. 성실해 보였습니다.
그는 항상 외로워 보였습니다.
그의 친구, 지인, 친인척이 한번도 그의 집을 방문하거나, 그와 같이 있는 것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하기사 같이 사는 이웃이라도 남의 사생활을 모르거니와 필요 이상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요즘 세태에 비추어 볼 때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작년에 이 청년에게 나이를 한번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 그는 35살이라고 했지만, 몇 달 후에 다시 그 나이가 아니라고 번복했습니다.(???)
저는 기분이 좀 상했고, 그는 좀 뭐랄까... 대화조차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저는 단순히 그저 같이 사는 이웃으로서 서로 친근하게 지내고자 함이었는데... ㅜㅜ;;;
이웃이니까 언제 한번 밖에 나가 같이 밥이라도 함께 먹으면서 술 한 잔 하자는 제의조차
그는 거두절미하게 거절했습니다. 냉정했습니다.
저는 약간은 좀 서운했고, 너무 지나치게 남을 경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즉, 이웃이라도 필요 이상의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그의 폐쇄성이 짙어보였습니다.
#2. 도대체 무엇이 그의 마음을 그토록 억눌렀을까?
작년 9월경 즈음에 빌라 정화조와 관련된 집수리 공사관계로
빌라 공사를 맡은 집수리 전문 기술자의 지시에 의해
이 청년이 사는 집에 제가 직접 들어가 화장실의 변기물을 계속 내려야 하기 때문에
부득이 청년의 양해를 구한 뒤에 이 집에서 대략 30분간 같이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좀 짜증을 냈습니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좀 당황함.ㅡ.,ㅡ;;;)
모처럼 낮에 잠을 자려는데 집수리 공사일로 해서 잠을 청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물론, 그 청년의 당시 심정은 이해되지만,
그래도 따지고 보면 자기네 집 빌라를 더 좋게 만들려는 공사인데,
자기 사정이 좀 있다 해도 짜증을 내서는 안 되는 경우상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는 그의 태도가
저로서는 좀 답답하고 한심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화를 낼만한 일도 아닌데... (약간 사회성 의심됨)
그것도 그럴 것이 이 빌라의 집주인들은 가구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집수리 비용은 마음씨 좋은 우리집 빌라의 집주인이 전액 부담한다는 것을 알면,
그가 자기의 개인 시간이 비록 좀 손해 보더라도 참아야 하는 것인데 말이죠.
(외려 빌라 각 주인과 세입자들이 우리집 주인이나 저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게 예의이고 상식임!)
그때 잠깐 그와 같이 있는 동안 서로 간 차가운 분위기를 누그러뜨릴려고,
저는 그에게 혹시 취미나 허드렛일로 주로 뭘 하면서 지내냐고 물어봤는데,
그는 그런 건 굳이 왜 물어보냐고 했고, 저는 더이상 그에게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뻘쭘함!^^;;)
남과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는, 선을 그으려는 그 청년의 폐쇄적인 태도를 봤기 때문이었죠.
다만, 어떤 지인에게 돈 관계 문제로 말미암아 자기가 커다란 피해가 좀 있었고,
자기 처지 및 상태가 비관적인 상황을 좀 짜증 섞인 말투로 내게 말했었습니다.
(이 이후 저도 이 청년의 본심을 알았기 때문에 이 청년에 대한 관심이 당연 멀어져 갔고,
집주변에서 간혹 서로 눈을 마주칠 때만 간단히 기쁘게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가 됨.)
#3. 그 청년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싶었다.
이 청년의 생활이 몹시 궁핍해 보였습니다. 사실,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집안에 기본이 되는 가재도구조차 안 보였습니다. 좀 이상해 보였죠.
이 집 빌라는 거실과 부억이 함께 있는 구조인데, 당연 있어야 할 싱크대가 안 보였고,
아예 거실은 텅 비어 있었으며, 그로 말미암아 집안 분위기가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행여 그가 자존심 상할까봐 집 상태가 왜 이러느냐고 묻지 않았습니다.
그는 반려동물인 고양이를 길렀습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ㅎㅎㅎ 멍멍!!
어쨌거나 그래도 이 청년은 떳떳한 직장이 있었기에...
그런데 이 청년은 좀 이상한 것이...
한 달에 한 번 내는 수도, 전기요금조차 우리집에 내는 것을 쩔쩔맸습니다.
다른 이웃들은 대부분 우리집을 직접 방문해 제날짜에 돈(요금)을 주고 갔지만,
이 청년만은 거의 대부분 제가 직접 찿아가 수금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고작해야 요금은 1인당 매달 평균 7,000원에서 10,000원 사이입니다.
(<---인천은 수도요금이 타지역에 비해 좀 비싼 편임^^;;)
그런데 이돈마저 이 청년은 자기네 집에 며칠 후에 재방문하면 안 되겠냐고 한 적이 더러 있었고,
요금은 내는 기한이 정해져 있는데, 이 청년은 제날짜에 거의 대부분 내질 못했습니다.
그러니깐 즉, 저는 이 청년의 요금을 일단, 내돈으로 메꾸고 난 뒤에 시일이 좀 지나면
이 청년의 요금을 나중에 받는 그런 식이었죠. 거의 다반사였습니다. (<----약간은 좀 짜증났었음.^^;;)
뭔가 이 청년에게 분명 심각한 (경제적) 문제가 있음을 저는 그때 좀 직감했죠.
(얼마 안 되는 수도, 전기요금조차 매달 쩔쩔맨다는 게 저로서는 아직까지도 미스테리함!)
이 청년이 아무리 궁핍해도, 피치 못할 무슨 개인 속사정이 있더라도,
이 청년의 수도, 전기요금까지 제가 다 부담할 수는 없습니다. (경우상의 문제!)
제가 설사 여유가 있어 그렇게 한다손 치더라도 남의 의무(세금)를 짊어질 수 없으며,
또한 그 청년으로서도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겠습니까?
그 어느 누구도 궁핍해서 동정심 받는 것을 싫어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4. 어릴적 제 어머니가 생각나네요! (엉엉!! ㅠ.,ㅠ;;;)
작년 언제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그때 우리 엄니께서 식당일을 하러 가끔 나갔기 때문에 우리집에는 우리 엄니가 식당 가서
갖고 온 쌀로 말미암아 집안이 쌀로 좀 쌓이던 때가 있었죠.^^
*한번은 우리집에 그 청년이 수도요금 주러 왔었을 때 (당시 상황)
멍삼이: 저기... 이거 말야... 우리집에 쌀이 너무 많아서 그런데 말야...^^;; (<----핑계^^;;)
저기 총각! 이거 양이 얼마 안 되지만, 갖고 가~~!! 헤헤!!
청년: (심쿵!!) 헐!!! 아니에요! 이러시면 안 돼요!^^ (<----모처럼 이 청년 웃었음.ㅎㅎㅎ 멍멍!!)
멍삼이: 거절하지 말고, 아무 부담없이 그냥 받아요!
우리집에 쌀이 많아 더이상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을 정도라니깐 그러네! 그냥 빨랑 받아!
청년: 저기... 저... 아저씨, 고맙습니다! (<----짜식, 끝까지 형님이라고 부르지는 않네 그려!^^;;;)
멍삼이: 그리고 언제든지 쌀 필요하면 내려 와서 말만 하고 그냥 가져가~~!! 알았지?^^
청년: 고마우셔라! 그럼 저기... 받겠습니다. (ㅜ.,ㅜ);;;
아저씨, 제가 오래전 어릴적에 집을 한번 가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 어머니께서 저에게 쌀을 좀 주시면서
"어디 가서 굶지는 말아라!"했던 말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ㅠ..ㅠ);;; 고마워요!
(*바로 이 부분이 자꾸 제 마음에 걸려요. 귓가에 자꾸 맴돌아서 미치겠네요. 엉엉!!(ㅠ.,ㅠ);;;)
멍삼이: 엥? 그...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에고,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도 마음 고생이 참 심했었구나!
*이 청년은 이후에 재빨리 근처 가게에 가서 담배를 사가지고 제게 답례로 주었습니다.
모처럼 이때는 서로 간에 훈훈한 적도 있었답니다.^^
이걸로 봐서 이 청년은 그래도 마음이 순수하고 참 착해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쌀이 필요하다고 우리집에 가지러 온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생각을 참 잘못했습니다.
차라리 사람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배려해서
그 청년의 집에 별안간 찾아가 강제로 쌀을 많이 줬어야 하는 건데...!
#5. 글을 마치면서...
이 청년의 사인은 저로서는 아직까지 잘 모릅니다. (현재까지는 xx로 추정됨.)
당연, 경찰서에 직접 가서 묻기 전에는 모르죠.
어쨌거나 마음이 아픕니다. (ㅠ.,ㅠ);;;
같이 살았던 이웃으로서 이 청년에게 관심을 더 주지 못한 것이 내심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그 청년은 남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고, 반대로 관심받는 것조차 싫어했습니다.
심지어 자기에게 걸어오는 말조차도 경계하고 좀 귀찮아해 했습니다.
마음의 선을 그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그의 마음을 찌들고 피폐하게 만들었을까?
하지만 저는 느낍니다.
그 청년의 본성만은 참 선했다는 것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