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에서 산 지가 벌써 만 12년 되었네요.....잠시 잊고 있었던 내 나이가ㄷㄷ
불과 1~2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여기 음식 좋아하고 또 쏘세지나 꼬기만 있으면
어떤 음식이든 잘 먹는 스타일 이라
우리음식을 일부러 찾아먹는 일은 희박했었는데
이제는 우리 음식이 자주 생각납니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질 때면
한국만의 특유한 식당풍경과 요리하는 냄새 그리고 음식들이 떠오르며 더욱 입맛을 자극하게 되는데
추운 겨울 날,
따듯한 식당 안 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합탕과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알탕
그리고 매콤한 안주들을 벗 삼아 쏘주 한잔 하면 너무 포근하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아저씨,아주머니들(바이어 업체 관계자분들) 가끔 오시면
공장과 업체 미팅을 위해 모시고 다녔었는데
이런 곳들은 대부분 외곽이고 시골이라 한식당은 찾아 볼 수가 없었죠
하지만 대부분 분들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한국음식만 찾으셔서
(이탈리아 식당 가면, 저 다 먹을 때까지 투덜투덜투덜)
미리 한식당에 도시락을 주문하거나, 그것도 안되면 제가 새벽에 일어나
(내가 지금 이탈리아에서 이 새벽에 뭘 하는건지....입 대빨 나와 투덜거리며)
한국식 도시락을 만들어 제공했었던적 들도 있었죠
그때는 왜들 그러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었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그런지
그때 그 분들이 왜 그리 음식 때문에 힘들어 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허허허
암튼 그래서, 내가 지금 먹고 싶은 음식을
사진이라도 올려서 이 욕구를 잠재워 보려 합니다
여기서는 절대 먹을수 없는 한국게로 만든 간장게장
소면과 살짝 데친 콩나물에 비벼먹는 무교동 낙지볶음
밥 한공기는 공짜로 주고 김치와 같이 먹으면 더욱 맛있는 명동칼국수
매꼼 쌉싸르한 밥도둑 갓김치
참기름 살짝 뿌려 먹으면 더욱 고소하고 술안주 로도 좋은 한국식 명란젓
냉면보다 맛있는 밀면, 동아대 쪽 밀면집 생각나네요
한우만큼 좋아하는 갈매기살
을지로를 다니다보면 연탄불에서 굽는 생선구이 냄새의 유혹을 버티기 힘들죠
달콤짭조름한 불고기와 양념낙지와의 만남, 불낙전골
신림동 순대볶음 타운의 유혹, 닭갈비 만큼 맛있어요
짜장이냐 짬뽕이냐 에 견줄 정도의 간장게장 이냐 양념게장 이냐의 불꽃 경합
삼각지에 유명한 집 있는데 아직도 있으려나....생태맑은탕
동대문 뉴존 뒷골목에서 처음 이 아이를 접한 후, 다른 떡볶이는 쳐다도 안봅니다 동대문 엽기떡볶이
왕십리와 영동시장에 유명한 양념막창집들이 있죠, 쏘주 안주로 정말 좋아합니다
먹어도 먹어도 안질리는 부드럽고 쫄깃한 족발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투다리 꼬치구이 좋아했었습니다
둘이서 조개구이로만 12만원치 먹어본적 있는, 영원히 질리지 않는 조개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