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이름도 참 기네요..
이 시험을 꽤 오래전에 봤었지만
시험 관련 일들은 아직 생각납니다
시험 전,
'이젠 이것밖에는 믿을게 없다' 생각하며
마지막으로 급하게 봤던 오답노트들과 각종 도표들
그리고 친구와 후배들로부터 받은 떡과 엿들
이 중 크고 넓은 호박엿(거의 50x30cm정도)이 있었는데,
시험 한달 전 이 엿으로 친구들에게 엿깨기를 당해
왼쪽 뒷통수가 3cm 정도 찟어져, 응급실 가서 꿰매기도 하고...(아직도 흉터 있음)
머리치료 받고 학교가니
학생부 선생이 또 말썽 일으켰냐며, 일단 뻗어 라고 해서 대들었다가
아이스하키채로 맞고만 끝날거, 겁나 밟혔던 기억도 나네요
당시 만나던 1살 어린 여친이
수능당일에 만들어준 따듯한 도시락도 생각나고
언어와 외국어듣기영역에 많이 약해
각 지문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듣기 컨닝 시도했던 기억도 나고ㅋㅋ
수리I 이 의외로 아는게 많아 기분이 좋았고
기분이 좋아 두근두근 하다,
거저먹는 사회탐구에서 실수 많이 하고
외국어영역에서는 긴장이 풀리면서 집중력도 떨어져
생각없이 문제를 풀기도 했었고..
시험 끝나고는
곧장 친구들과 할머니대포집으로 달려가서
계란말이와 섞어찌개에 거하게 한잔 하기도 하고
다음날 학교 가서 답 맞춰보는데 의외로 점수가 높게 나와
"나 이러다 x대가는거 아냐?" 라는 막연했던 설레임도 기억나네요(결론은 못감)
아마 이때부터 벼락치기의 맛에 들려
아직도 못벗어나는 듯 하네요 (출장 가면 아직도 영어벼락치기)
아무튼, 수능시즌이라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다
내일 예정이었던 수능이 지진으로 인해 연기 되었다는 소식 들었습니다
지금 고3들의 기분은 어떨지.......
기분은 상하겠지만 이왕 시간 얻은거 잘 활용 하셔서 원하는 결과들 봤으면 합니다
오늘 전 왠지 그동안 아펐던 몸이 다 나은거 같은 기분이 드네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가벼움~
오늘 퇴근하면 옛 수능때 시절을 안주삼아
오랜만에 술 한잔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