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아들이 부산을 떨더군요.
여친 생일이라고 팔찌를 산다나? 쇼핑몰 뒤적뒤적.
니 생일 선물은 받았니?하고 물어보니 준다고 했다는데 아직 못받았대요.
무려 요즘 핫하다는 핑크골드를 사더군요. 그런갑다 했죠.
어제 갑자기 그 소중한 팔찌를 저한테 주는겁니다. 음?
엄마 줘. 왜? 나 까였어. 두둥. (웃음이 터지려는 걸 억지로 참음)
왜 까였어?하고 물으니 모른답니다. 그냥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 했다고...
머리 깎으러 갔다가 전 진실과 마주쳤습니다.
그 소녀의 집 형편이 꽤나 어렵다는군요.(미용실 원장이 학교 애들을 다 앎)
그니까 아들과 만나면서 맞추기가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데이트 잘하라고 여자한테 돈 쓰게 하는 거 아니라고 좀 넉넉히 줬거든요.
제 잘못이기도 한듯. 중1한테...
소녀에게는 그런 것들이 부담이 쌓였고, 남친 선물 살 돈이 없고,
자기 생일은 다가오고...그 압박감에 이별을 통보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반복만 ㅠㅠ
대차게 까인 아들 방문을 열어보니
침대에 누워 녀석이 하염없이 천장만 보고 있네요.
안 잤니? 응. 괜찮니? 이해가 안가.
이해가 안가겠지요.
전지적작가시점으로는 보이는데, 정작 주인공은 모르는 상태.
진실을 말해줄까 하다가 그냥 나왔습니다.
개입하는 게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젊은시절 그렇게 사랑의 열병을 앓을 때, 신은 뭐하나 싶었는데
이렇게 그냥 관망하고 계셨나봅니다. 다 아시지만...
아들은 밤새 천장만 보며 많은 생각을 했겠지요.
아팠겠지만
그 시간만큼 성장하겠지요.
또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 것이고,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