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카레를 만들어 봤습니다.
집에 오래 잠들어 있던 양파님들이 계셔서,
잠든 시간 만큼은 아니지만 오래오래 볶아,
카라멜라이즈드된 모습으로 재탄생시키고 싶었죠.
양파만 버터에 한 한 시간 볶았던 것 같습니다.
볶는 동안, 카레에 빠질 수 없는 당근과 감자를 큼직큼직하게 썰어 준비 해서,
끓일 냄비에 기름 살짝 두르고 감자당근을 넣어 표면이 노르스름한 기가 보일 때 까지 우선 볶았습니다.
한번에 양쪽을 볶아대려니 조금 정신은 없었네요.
살짝 볶은 감자/당근에 물을 붓고 끓을때 까지 또 계속 양파님들을 볶아 줬습니다.
감자/당근이 끓어오를 때 즈음, 카레 블록을 넣어 중불로 계속 끓여줬죠..
카레가 퍼지고, 양파님들이 갈색으로 예쁘게 화장을 마칠 때 즈음,
양파님들을 용광로와 같이 끓고 있는 카레 속으로 던져 넣어줬습니다.
그들은 하나가 되었지요..
다른 팬에 냉장고에 넣어둔 양지/사태 썰어둔 것을 기름을 둘러 예열한 후라이팬에 올려줍니다.
'치지직~' 소리와 함께 고기 표면이 갈색으로 익어갑니다.
핏기가 가실 때 즈음 해서, 다시 저 용광로와 같은 카레 속으로 보내줍니다.
한 30분.. 카레가 뭉근히 끓어 진득~해질 때 즈음해서,
고기 볶은 팬에 계란을 하나 톡~ 깨서 후라이를 합니다.
왠일로 보기 드문 쌍란이네요.
흰자가 거의 익어간다 싶을 때 즈음, 뚜껑을 덮고, 가스렌지의 불을 끕니다.
이제 하얀 그릇에 밥을 담고,
껄쭉한 카레를 포슬포슬한 건더기들과 함께 국자로 떠서 밥 옆에 적당히 뿌려 담아줍니다.
그리고, 완벽하게 흰자만 익은 계란을 그 위에 얹어 식탁으로 가져옵니다.
물론 고소한 참깨 뿌려 주는 것도 잊으면 안되겠죠.
그리고, 푸른색이 너무 없어서 파슬리 가루를 조금 곁들여 줍니다.
그렇게 맛난 저녁을 두시간에 걸쳐 만들어 먹었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