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탄 마지막 부분 ))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여튼 둘이 꽤 많이 마셨고
어느새 유꼬는 내 옆에 찰싹 붙어 앉아 있는거임.
그렇게 마시던 와중 유꼬가 갑자기 "OO야~"라고 날 부름.
그래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순간 헉! 그녀가 기습................
-------- 3탄 ---------
그렇게 시작된게 어찌하다보니 한참을 계속했는데
시간은 안 재봤지만 기분상 10분은 넘은 듯 싶음.
원체 이런 상황에서는 몰입을 잘 하는 성격이지만
우리가 눈에 잘 띄는 바 카운터에 나란히 앉아서
10분 넘게 그 짓을 하고 있으니
주변에서 우릴 보고 웃는 듯한 소리와
oh!!! 같은 감탄사들이 어렴풋이 들리기 시작함
미국 영화보면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서나 물고 빨고 하는데
당시 미국 내 다른 지역은 어땠는지,
또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서도
당시 미국 동부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남녀가 키스하는건
가뭄에 콩나듯이 아주 흔치 않은 장면임
아마 지금 한국에서 볼 확률이 훨씬 높을거임
여튼 동양인들이 흔치 않은 곳에서 동양애들 둘이 바에 나란히 앉아
10분넘게 그 짓을 하고 있으니 아마 상당히 신기했을 듯
이젠 입이 좀 뻐근하다 싶을 때 쯤
유꼬가 전화 좀 하고 오겠다고 함
전화를 하고 오더니 자기 집에 가서 한 잔 더 하자고 함
그래서 유꼬가 사는 집에 갔는데 스튜디오 타입임
유꼬가 스탠드 조명을 켜자 방 한쪽 저 편에 어떤 여자가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이 보임
내가 손으로 가르키자 친한 고향 친구인데 지금 미국여행
와 있는데 자기 집에서 묶고 있다며 괜찮다고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함
아무 소리도 없는 어두운 방안에 은은한 스탠드 조명만 하나 켜놓고
유꼬는 내 팔에 팔베개를 하고 나한테 기댄 채
둘이 소파에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시는데
맥주가 목으로 넘어가는 소리가 어찌나 크게 들리던지..
그렇게 아무 말도 없이 맥주를 반 병쯤 마셨을까
유꼬가 한 손을 내 볼에 갖다 대었을 때
우리는 동시에 들고 있던 맥주병을 탁자 위에 놓았고
그렇게 그날 밤 스탠드의 은은한 조명은 마치 격렬하게 터지는 활화산이 되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유꼬도 유꼬 친구도 안보임
옷을 찾아 입으려는데 내 옷도 안 보임
두리번 거리며 찾아보니 침대 옆쪽에 속옷부터 양말까지
내 옷들이 아주 반듯하게 잘 개어져있는게 보임
그리고 그 위에 하트모양으로 접힌 쪽지가 있음
쪽지를 펼쳐보니 유꼬가 적은 글이 있는데...
유꼬가 어떻게 생겼을지 혹 궁금한 아재들 계실거 같아...
기억을 더듬어 보자면 이 언냐랑 거의 비슷하게 생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