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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01 17:32
아빠와 기타
 글쓴이 : 치즈랑
조회 : 471  

ㄹㄹㅇㅇㄹ.jpg


우리 아이가 어릴 때 상처를 받고 피아노를 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보기엔 음악에 소질이 있어 보였기 때문에 안타까웠죠.

어린 아이 소질이라고 해 봤자
열대음감이나 한번 들은 건 전부 친다는 거 정도이니 평범한 정도지만
아빠가 보기에는 대단해 보이는 거...뭐 다들 그런거 있잖아요`
근데 아이가 상처를 받고 피아노를 끊어 버리더라고요`
피아노 학원 교사가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 어렵고 
납득하기 어려운 체벌을 했나 봅니다.

그게 벌써 십년 전 일이네요`

그런데 이 아이가 마음을 다 잡았나봐요`
얼마 전에 피아노를 다시 치겠다는..
늦었지만 다시 치겠다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그동안 치유가 된 거겠죠...

반아이 중에 한 아이가 피아노를 치겠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독일에 갔답니다.`
독일에 가기 전에 우리 집에 놀러와서 
그 아인 피아노를 치고 
우리 아이는 리코더로 합주를 했었는데...
그 날 있었던 학부모들과 아이들 전부 감동했었죠.

그때가 작년이니까
이런 저런 일로 자극이 되었을까...
다시 했으면 하더라고요
피아노와 기타를 칠 수 있겠냐고 해서 기뻣습니다.`응 왜 안되겠니...
지금 기타랑 피아노를 시작한지 두어달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 앞에 악기사가 있었어요`
예쁜 기타가 하나 딱하고 걸려 있는 겁니다.`
사진에 보이는 기타죠... 
야마하 오베이션 기타입니다.
우리 아이가 음악을 다시 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는지
저 기타가 내 마음 속으로 온통 들어 왔습니다.`
우리 아이가 저걸 연주하면 정말 예쁘겠다.

금액이 상당하더군요`
몇날 며칠을 바라만 봐야 했는지 몰라요.
용돈이 뻔한 때라...
악기사 사장과 친해져서 커피도 얻어 마시고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기타 주인이 따로 있고 위탁 판매중이라더군요
유명 밴드의 기타 주자인데 세션용이라고
소리가 아주 좋더군요`
그가 팔아 달라고 했답니다.
물론 가격을 올리려는 수작질이겠죠`
그런데 저는 딜이 젬뱅이라...

그날부터 알바를 시작했죠`
동네 대형 야채가게에서 퇴근 후에 일을 했어요`
10일간이었지만...주로 짐을 나르는 일을 했는데...힘이 들긴 하더라고요`

드디어 기타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 온 날` 그날이 우리 아이 생일이었죠`
아주 좋아라하는 모습에 저도 정말 좋았답니다.`
기타를 애지 중지 하긴 했는데 그 동안 내내 배우진 않았었죠`


며칠전 저녁에 퇴근해서 보니
거실에서 엄마가 뜨개질하고 있는 옆에서 
기타치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 막내를 봤습니다.
아...우리 딸...

일요일 아침에...
피아노를 치고 기타를 치는 소릴 듣게 되었어요`

일곱살 때
십년전 일요일 아침 
피아노 앞에서 작곡한 걸 들려 주었던 아이였는데...
그 소릴 다시 들을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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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루 19-05-01 17:42
   
언젠가 줄 끊어먹은 채로 잊혀진 녀석도 한번 꺼내 닦아줄 때가 되었는데 앰프랑 찾아야 돼서 귀찮네요.
     
치즈랑 19-05-01 18:29
   
저도 엠프랑 짹이랑 꺼내는데...썩었네요~~~~^^
귀요미지훈 19-05-01 18:09
   
딸의 꺼져가는 희망...아니 꺼진 희망을 다시 살려준 아빠

사연도 그렇고 그걸 풀어내는 글솜씨도 그렇고

이건 뭐... '오 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급....ㄷㄷㄷ

작가를 해야될 양반이 친게에서 나랑 수다나 떨고 있으니..이런...영광이구만유~
     
치즈랑 19-05-01 18:28
   
귀욤 삼촌이랑 수다나 떨면서 노는 게 무지 좋아요~~~^^*
아마도 모르실걸요`~~~
오마이달링``


제 생각인데 아마도 독일 간 친구가 부러웠겠죠`
늦었지만 해 보려고 하는 소리에 아득함이...`
집안 끼리 엄청 친했었는데...
다들 가 버리고 없어서...허전해요`
꿩 대신 닭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귀욤님 잡으려고요~~~~!!!
          
귀요미지훈 19-05-01 18:37
   
걍 하는 소리가 아니라 글솜씨가 아까워유~
시간될때마다 어디 노트 같은데다 좀 적어놔봐유.
혹시 알아유? 나중에 출판을 하게 될지...
아님 애들한테 나중에 보여줘도 좋구...아 울 아빠가 이렇게 글솜씨가 좋구나..
이런 감성과 생각을 가지고 계셨구나~ 아빠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계기도 되구...
시 같은거나 짤막한 글은 액자로 가게에다 걸어놔도 좋구유.

난 글재주가 없어서 그렇게 하고 싶어도 못해유~
글 잘 쓰는 사람들 넘모 부러워~~잉 ㅠ.ㅠ

전 대신에 울 아들 사진이랑 영상 찍은거 차고차곡 모으고 있어유.
나중에 울 아들 크면 모아서 보여줄라구유...ㅋㅋ
               
치즈랑 19-05-01 22:34
   
너무 띄워주면 안되유`~~
지금도 헤매고 있는디유~~~~~~

그러게요`
귀요미 삼촌은 내가 알쥬`
정말 사랑이 뭐~ 가득찬 분이라`
아들도 사랑하고`
이모들도`...
아이유짱 19-05-01 18:29
   
우왕 감동이에유~ㅎ
근데 그 피아노선생 미워!
     
치즈랑 19-05-01 22:26
   
그러게요`
선생이...

그런데 다 때가 있겠죠`
그녀의 인생인지라...
신의한숨 19-05-01 18:42
   
증말 부러워요~~
이전에 우리 큰눔 기타학원 일년을 보내도 결국 단 한곡도 연주하는걸 몬봣슈.
기냥 지엄마 로망을 그렇게 해소한듯...
     
치즈랑 19-05-01 22:27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 닮아서` 잘 생겼잖아요`
집시맨 19-05-01 18:44
   
ㅜ ㅜ 감동이여요... but..전 수입되는악기가격을잘알기에...ㅋㅋ아오 비싸게사셨겠다 생각밖에 ㅋㅋ 치즈랑님 ♡
     
치즈랑 19-05-01 22:28
   
아 난중에 악기 살일 있`음~~~~헤헷~
부탁해도 될려나요?
해늘 19-05-01 19:19
   
해줄 수 있다는 것만큼 기쁜게 또 있을까요~
자그마한 행복들이 사람을 나아가게 합니다.

글 읽는 동안...
참 따스했습니다.
     
치즈랑 19-05-01 22:28
   
아 따스했다니 다행입니다.`
대한사나이 19-05-01 20:25
   
도대체 어떤 체벌이었길레...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니 정말 다행이고 좋은일입니다 ㅎ
     
치즈랑 19-05-01 22:30
   
우리 아이가 다른 언니들 거 자꾸 친다고...
손등을 때렸어요`
가면 손가락이 두개가 똑같아요 면 치게 해서...자기 딴에는 답답했나..

아팠나봐요` 마음이....몹시...
보미왔니 19-05-01 20:31
   
딸한테 기타 사줄라고 투잡을 했단 말이애요?
세상에~~~
아빠는 딸바보라더니... ㅠㅠ 감동이당~

나도 아빠한테 말해야지~ 라라라~
치킨 사달라구~~
     
귀요미지훈 19-05-01 21:08
   
그럼 아빠가 투잡...아니 투잽(잽 잽)을 날리시는거
아녜유?
     
치즈랑 19-05-01 22:30
   
조도뇨`치킨 먹고 싶어욤`
러키가이 19-05-01 21:05
   
치즈랑 ㅠ0ㅠ 버터랑 ㅠ0ㅠ 마가린이랑 ㅠ0ㅠ 감동~!
귀요미지훈 19-05-01 21:06
   
2탄도 부탁해유~

제목은 아빠와 크레파스
     
치즈랑 19-05-01 22:33
   
크레파스~~~~캬햐`~


그건 없는데욤~.
진빠 19-05-01 23:02
   
어흑.. 이런 감동적인 스토리가~~
     
치즈랑 19-05-02 15:20
   
ㅠ.ㅠ`

좋았는데...요 뭐`~^^
하늘나무 19-05-02 15:09
   
부모님의 금손을 닮아 재능이 많은 아이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래두 상처를 회복하고 다시 용기를 낸 이뿐 공주 쓰담^^

항상 따듯한 가족 얘기 올려주셔서 감사해영~ 므찐 아빠^^
     
치즈랑 19-05-02 15:20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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