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돌이 막 지났을 무렵쯤 됐을까요
와이프가 한국 드라마 광팬이라 오늘도
아이패드로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네요.
엄마가 자기한테는 신경 안 쓰고 딴 걸 열심히 보는게
심통이 났는지 아님 궁금해서인지 아장아장
엄마 옆으로 와서는 엄마가 손가락으로 화면을 눌렀다
비볐다 튕겼다 하는 걸 열심히 구경하더라구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그날 이후 울 아들은 엄마 흉내를 내보려는 듯
열심히 아이패드를 갖고 놀기 시작했어요.
손바닥으로 비비기도 하고 뜻대로 안되는지 때리기도 하고
그래도 안되면 제 손을 잡아다 화면 앞에 끌어다 놓기도 하고
이건 울 아들이 저 보고 어떻게 해보라고 할 때 늘 하는 행동이에요.
그렇게 한두달쯤 흘렀을까요
유튜브를 열어서 영상을 이것저것 눌러서 보기 시작했어요.
저랑 와이프가 아기용 컨텐츠를 찾아서 보여줬어요.
'라바'는 곧잘 보는데 다른 아기용 애니메이션엔 별 흥미가 없고
누나와 엉아들이 나오는 블록 맞추기 같은거를 열심히 보더라구요.
이제 돌 지난지 얼마 안된 아기한테 전자기기는 안 좋을거 같아
오래는 못보게 하려는데 울고불고...
그렇게 와이프의 아이패드는 아들의 차지가 되어 버리고
그 결과, 한국 드라마를 봐야하는 와이프는 너무도 당연하게
제 아이패드를 빼앗아 가버렸어요.
아들은 아이패드로 블록 맞추기를 열심히 보고 있고
와이프는 아이패드로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고
저는 그런 아들과 와이프의 모습을 보며 스티브 잡스를 원망했어요.
왜...어른패드는 안 만들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