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신백화점에서 패션쇼를 했다
하루 2회. 쇼는 성황리에 마쳤고 우리는 기분이 좋았다
회식을 하며 모두가 즐거웠고 우리는 담날도 파이팅 하기로 했다
여느 회식이 그러하듯 우리는 1차에서 끝나지 않았다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숙소로 올라가 2차를 했다
우리 방에는 남자셋, 여자넷이 모였다
남자는 나, 밑에 직원, 업체 매니저 놈
여자는 모델 넷(모델라인 출신)
나는 억센 모델들 기에 눌려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분위기는 매니저 놈이
엄청 띄워 놓았다. 이 바닥에서 닳고 닳은 놈이라 클라이언트 접대하는데 이골이 난 놈이다
난 모델 중 하나에게 은근히 맘을 두고 있었다
프로이지만 약간 샤이함을 지닌 면이 좋았던 거시다
지금으로 따지면 박소담 느낌?
밤이 깊어지며 우리는 많이 취한 상태였다
그때, 매니저 놈이 왕게임을 제안했다
이런 기특한 세끼. 지대로 놀줄 아는 놈. 클라이언트의 맘을 사로잡는 놈
담 행사인 무주리조트 행사도 너한테 줄게. 이세꺄 ㅋㅋㅋ
모델들도 콜 했고, 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왕게임을 시작하며 잔이 유리컵으로 바뀌었다
왕의 명령을 거부하면 양주 원샷의 벌칙이 가해지는 거시다
모델들의 주량은 엄청났다
술이 약한 나는 엉망이 되어갔지만 겨우 겨우 버티는 중이었다
그녀를 향한 의지 하나로...
한 가지만 생각했다
칠왕국의 왕좌에 올라야 그녀를 차지한다
새벽이 되어 우리는 모두 자연인이 되어 갔다
남자들이 걸친거라곤 달랑 옷 한 장
여자들이 걸친 거는 달랑 옷 두 장
가운데에는 가득찬 술잔이 놓여 있었고
저걸 마시고 디지든가 아니면 알몸이 되어야 했다
딜러는 나의 턴이었다
매니저 놈이 던져주는 카드를 받아쥐었다
......!
카드가 차다
여지껏 쓰던 카드가 아니다
난 본능적으로 탄이란걸 직감했다
매니저 놈의 입꼬리가 살짝 말린다
주는대로 돌리세요라고 눈이 말하고 있다
이런 기특한 세끼
싸늘하다
긴장감이 돈다
매니저 놈에게 맨위에서 한장. 분명 킹카드일 거시다
그녀에게 한장. 에이스, 즉 1번일거시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밑에서 한장. 내 카드는 7번일 거시다
어? 이번에는 내가 왕이네?하고 매니저 놈이 연기를 한다
그리고 놈이 외쳤다
1번 7번 키스해!
나는 7번 카드를 까뒤집었고, 그녀는 1번 카드를 내려놓았다
그러면서 그녀와 나는 눈길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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왐마 퇴근할 시간이네.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