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추적 추적 오고 있었습니다.`
장마가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
전 어릴 때 부터 유난히 비가 좋았습니다.`
시골 집에서 커서...비 오는 날 대청마루에서 바라보는 비란
유리알 같이 반짝거려서 갖고 싶을 정도였죠`
빗방울 한방울이 대지에 닿으면
알알이 부서져 찐한 상큼함이 전해져 옵니다.`
그날도 뭐 마냥 창 밖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이대로 끝나려나보다.
한가함...이 주는 권태`
일찍 문 닫을까
빗속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발가 벗고 빗속을 뒤쳐 나갈까` ㅇ.ㅇ`
어...아뿔싸 손님이...다행이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속을 헤집고 손님이 오셨네요`
아쉽지요`
응? 뭐가
어떤 분일까?
나이는 좀...
남자분 혼자서 오셨네요`
땀 냄새 물씬`...킁킁`
냄새에 예민합니다.
간단하게 맥주한잔 하고 가시겠답니다
가게가 흥미로와서 한번은 오고 싶었다시네요.
뭐라신 거냐면...그 느낌이...
아무도 안오는 한적한 곳에 카페가 있어
동네 이미지가 달라졌다는
굶어죽기 딱 좋은 곳이쥬 고객님`
주인장이 참 특이한 사람일거라`생각했답니다.`
괴물일지도 모릅니다, 고객님`
맥주한잔을`보약 마시듯이`
한잔 더요...
아직 안 드셨...
원 드링킹`
아 예...~ㅇ.ㅇ
두잔 그리고 또 한잔...
저흰 피자가 맛나요` 헤헷`...^^;;;
화덕이라...`
불이 후덜덜합죠`
아 그냥 마실게욤`
아 그럼...` 나쵸 쪼가리라도 드세요`
우와 나쵸가 이렇게 맛있는 거는 첨 먹어봐요`
아 그러시죠`
조금만 더...
그럼요 저희가 나쵸는 사오는 겁니다.` ㅎㅎ
그러고 있는데 끝내 안가시는...
갑자기...
노래가...존네요
아 네...
빌리할일없는데이...
좋쥬...`
오디오가 존네요
아 오디오가요?
고물인데요 뭐` 신혼 때 산거여요`
20년 쯤` 아 더 됐네욤~
영국제인데 쓸만합니다.`
요래 요래 요기 앞에서 들으시면` 뽕 가실지도요`
으아 그러네요`
저 턴테이블은?
아 됩니다.`
저게 저래뵈도 부잣집에 있던 걸 주워 온거에요`
판은 많지 않은데...
옛날에 로버트 태권브이 같은 거 있었쥬 지금은 거의 버려지고 없네요 ㅎㅎㅎ
없다는 거네요`
아 네...
몇시에 문 닫으시나요`
11시...
쑥 나가버리는 손님...
손놈 돈은...
으악...`빗속을 질주하는 그의 뒷통수만이...
진짜 손님이 오셔서 잠시후 계속` 합니다.
김사월 (Kim Sa Wol) - 04.접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