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성적표 나왔어. 전교 20등.
그래서 대학 가겠니? 강북이니까 고등학교에서 전교 10등에는 들어야 한양대정도 갈텐데
중학교때 그 성적이면 인서울 간당간당이야
인서울이면 성공한거 아냐? 응, 아니야
아빠도 좋은 대학 안나왔자나. 응, 그래서 개고생 했지
대학 안가도 직장 잡던데? 제빵제과 같은거
그럴 수 있지. 평생 밀가루에 코 박고 사는거지, 아니면 남의 머리나 깎아주던가
그렇게 살래? 아니 그런건 아닌데...
잘들어 아들, 요즘 젊은 애들이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을 싫어한다며?
근데 그 말 맞아. 청춘은 아픈거야. 아프면서 성장하는거야
더 진실을 말해줄까? 청춘만 아픈게 아니라 어른도 아퍼
그런 아픔을 극복해나가는게 인생이야
아픔을 극복한 인생을 승자라 하고
승자가 모든 걸 다 가지는게 세상이야
어떻게 살래? 룸싸롱가서 예쁜여자애들 끼고 술마실래
아니면 선술집에서 소주에 어묵국물이나 먹으며 세상한탄하고 살래
니가 결정해봐
우리집 돈 좀 있지않아?
그게 왜 니돈이냐? 그돈을 가져가고 싶으면 날 설득해라
설득되지 않으면 지원없다
스카이는 바라지 않는다
동국대 이상 가면 지원해주고 그 이하는 등록금 안준다
장학금을 받든 알바를 뛰든 등록금은 니가 벌어라
(이 대목에서 충격 받은듯 조용해지네요)
그리고 캥거루족은 꿈도 꾸지마라
루저에게 미래는 없다. 변명만 있을뿐...
중2에겐 빠른지 어쩐지 모르겠으나 여튼 강하게 훈계를 했습니다
이젠 타이밍이 되었다 싶어서요
자기 말이라면 다 들어주던 아빠가 태도를 돌변하니 깜짝 놀랐을거에요
코가 쑥 빠져서 학원에 가더군요
너무 가혹한가? 생각도 했지만
채찍을 들었습니다
슬슬 세상에 나아갈 준비가 필요한 것 같아서...
선택은 지몫이겠죠
강하게 커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