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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16 01:12
팔순 노모 간병기와 마스크
 글쓴이 : 날으는황웅
조회 : 774  

친게 친우여러분들 안녕들 하셨는지요?
한 열흘 정도 지나지 안았는데도 한 몇달은 못뵌것 같은 기분은 저만의 오바인가요?
ㅎㅎㅎㅎ

매일같이 이곳 가생이에서 잡게와 친게를 오가며 세상의 소식을 접하며
정보를 취득하는게 일상이였는데 
안왔다는것은 제 신상에 일이 있었다는 거지요.

지난주 월요일에 손흥민 경기를 보며 밤을 지새우고 취침을 하려는데
6시 조금 안되어서 엄니와 같이 생활하는 막내에게 톡이 왔어요.
"엄마가 많이 아프시니 오빠가 좀 와서 같이 병원에 모시고 갈수있갰어?"라고요.

밤새워서 자고일어나 가겠노라니 좀 심각하니 바로 올수 있겠냐는 말에 화들짝 놀라서
상경을 하는 내내 가슴을 졸였지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는 내내 약사부처님께 부디 아무일 없게 해달라 기도 드리며 도착하니 
병안이 깊은 모습에 놀라 그길로 병원으로 향했고 검진을 받았고

의사의 소견은 아무이상이 없으시다고...
아마도 더위와 기력이 많이 쇠하신것같으니 영양제 링거를 맞으시고 가시라고.
한편으로는 놀란 가슴이 턱 내려 앉는듯 한숨이 내어지고 안심이 되더군요.
증상은 이러했습니다. 우선은 식사를 못하십니다.
헛구역질이 심하시고 설사를 하시며 구토증상과 어지러움을 호소하시더군요.

그리하여 3일내내 병원으로 링거를 맞으시고는 조금씩 좋아지시고 
막내고모부님께서 농사 지으신 가지로 볶음을 하고 이것 저것 반찬을 해서
드리니 조금씩 드시더군요.

하루는 "아범아 내 닭곰탕이 먹고싶구나" 라는 말씀에
언능 마트로 직진해서 야채와 토종닭 몇마리를 사서 집으로 와서
무더운날 불옆에서 채수를 내고 닭을 손질하며 떠오르는 기름을 건져내며 
점심무렵에 시작한게 저녁먹을때 즈음에 끝이나는데 힘든줄도 모르겠습디다.
 
자형을 오시라하고 큰조카놈을 오라해서 
엄니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제 아들놈만 뻬곤 (알바하느라 못옴) 
집안의 남자들이 다 모여서 맛나게 식사를 하셨지요.

6.25때 완장찬 머슴들이 외할아버님을 지주라 용인의 학교로 끌고가서 생을 마감하셨고
하나뿐인 외삼촌께선 결혼 후 후사없이 급병으로 돌아거셔서 
하여 어머님의 아들 손자 사랑은 유별나십니다. 

다음엔 또 무엇이 드시고 싶으시냐 여쭈니
이번엔 쇠고기 뭇국이 드시고 싶으시다기에 우시장으로 고고 
.어머니께서 참 좋으신 음식솜씨로 칭찬이 자자했었는데 그 손맛이 저랑 여동생에게
전하여져서 요리를 남자치곤 좀 합니다.
왠만한 요리는 한번 먹어보곤 8~90%는 쫒아라 합니다.

하루는 엄니께서 주섬 주섬 마스크를 정리하시기에 뭔가 하고 곁에서 보니 
서울시와 성동구청장이 보낸 마스크더군요.
아마도 70세이상의 어르신분들께 보낸듯하여 물어보니 우편으로 왔답니다.
그리고 이어진 뉴스의 속보 박시장님이 행방불명이 되셨다는...

어머니께 이냥반 평생 돈벌어 32억을 기부하셨고 지금의 재산이 빚만 7억이라는둥
박시장님의 이야기를 한참 하던중에 듣게된 비보에 놀라 마스크를 물끄러니 바라보시던 
어머님께서 " 마스크를 보내준 시장 양반아무일 없이 어여 돌아오시오."하며 기도를 ....
그리곤 자정무렵 박시장님의 부음소식이 전파를 탓고 엄니께선 참 많이도 
안타까워 하셨지요 젊은 양반이 뭐가 급해서 그리 빨리 생을 마감지으셨냐고.
 

서울시장 마스크.jpg

서울시장 마스크1.jpg
(고박원순시장님께서 실종되던날 배달되어온 서울시에서 보내온 마스크)

 저는 행여 고박원순시장님의 마음이 안좋으실까봐 못보게 하는데도 좋은분을 빨리모셔간 
하늘을 탄하시며 일부러 찾아뵙는데 나오는 언론의 이야기가 
너무 안좋은 이야기만 나와서 하나 하나 설명해드리니 아마도 함정에 빠진것 같으시다며
색계에 빠지신것 같다 말씀하시는데 마음이 무거웠지요.

연일 성희롱이 어떻고 국회의원이 어쩌고하는 방송을 보여드리기 민망해서
뉴스체널이나 시사프로는 안보여드리고 오락위주로 티브이를 고정해 놓는데도
어머니께선 장례식에 관심이 많으셨고 툼툼이 장례식 중계를 보시며 
꺼낸 마스크를 보고 또 보시며 이건 못쓰시겠다며 장롱 깊숙히 넣어두셨습니다.

일요일엔 저 보고 장례식에 가 뵙고 싶으시다기에 엄니가 안가셔도 
시장님이 이해 하실거라며 말리며 달래야했지요.
우리 엄니가 무슨 진보적인사도 아니고 민주당이니 미통당이니하는 정치도 
모르시는 일반의 노인분이신데 정치적인 해석은 사양합니다.
다만 일본놈 공산당 하면 치를 떠는 평범한 노인이신데 아마도 어머니께선 
선한 인상과 그간의 업적등을 자식들에게서 듣고 느끼신듯합니다.

어제 어머니께선 아범이 이젠 집으로 가도 좋겠다는 말씀에 그러겠노라 말씀을 드리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일찍부터 우시장에서 한우 양지머리를 사셔선
당신계서 맛있게 드신 쇠고기뭇국을 애들에게 끓여주라 말씀하시는데눈물이 났습니다. 
그저 당신의 며느리와 손주들도 먹여주고싶은 마음에....

그리고는 집으로 와서 어머님께 해드린 그대로 맛나게 국을 끓여 
아들 딸들에게 맛나게 해주곤 이글을 쓰네요.

쓰다보니 글이 참 길어졌네요. 
읽기 힘드셨을텐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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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빠 20-07-16 05:24
   
큰일 아니여서 다행입니다.

겸사겸사 친척들 모여서 함께 식사를 하시다니..

살짝 부럽부럽~~!

확실히 요즘 심란한 일이 많네요.

다들 힘내자구욥~!
     
날으는황웅 20-07-16 05:27
   
네 한 근심 내려 놓았네요 ㅎㅎ
그냥 엄니가 식구들과 식사하시는걸 좋아라하셔서 ㅎㅎㅎㅎ
진빠님 그리고 친척들이 아니고 형제들이라 하는겁니다 아님 가족들이라던가 ...ㅋㅋㅋ
고맙습니다. 힘이되네요. ^^
아이유짱 20-07-16 08:06
   
어머니께서 무탈하셔서 다행입니다
현대문학 한줄을 읽은 듯하네요
맘이 좋아지는 글이었습니다^^
     
날으는황웅 20-07-16 16:03
   
고맙습니다.
정말로 다행이지요 ^^
신의한숨 20-07-16 15:40
   
엄니 그저 오래오래 사셔유...ㅠㅠ
     
날으는황웅 20-07-16 16:03
   
제발 그러길 바라고 또 바래봅니다.
감사합니다.
귀요미지훈 20-07-16 23:13
   
아이구...다행이네유~~

연세 있으신 어르신들은 여름 건강관리가 특히 중요한거 같아유..
     
날으는황웅 20-07-16 23:23
   
네 많이 신경써드려야되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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