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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13 03:05
그 시절 그 소녀 3
 글쓴이 : 귀요미지훈
조회 : 415  



쪽지를 펼쳐보니 귀여운 필체로 적힌 짧은 문장이 보인다.

주소 같아 보이는데...리셉션 직원에게 물어보니 주소가 맞다고 한다.

리셉션 직원 왈,

어제 밤 호텔 리무진 기사가 소녀를 집에 데려다 주었을 때 소녀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는데

사정을 들은 소녀 어머니가 고맙다며 나를 집으로 초대했다는 것이었다.

쪽지를 받아 들고 호텔방으로 올라갔다.



방에 도착하니 피로가 몰려온다.

이 나라 저 나라 많이도 가봤지만 마닐라처럼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곳은 없다.

극심한 교통체증이 사람을 지치게 하고

특히 심각한 대기오염이 몸을 굉장히 피곤하게 만든다.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이 마닐라를 '지옥의 문'으로 묘사했는데

지옥의 문이라는데는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근거로 든 문제점들에는 나도 동의한다.

그래서 일 때문에 가야한다면 가장 피하고 싶은 곳 중의 하나가 바로 필리핀 마닐라다.

하지만 그 동안 10년이 넘는 동남아 경험으로 봤을 때 

자연경관은 동남아에서 필리핀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런 필리핀의 아름다운 진면목을 보려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남아 여기저기 혼자 다니고 여기저기 혼자 살아봤지만, 

유일하게 혼자 돌아다니지 못한 곳이 필리핀이다.

여튼, 호텔방에 도착하자마자 잠에 빠져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침대에서 일어나 시계를 보니 동트기 전 이른 아침이다.

뜨거운 커피 한 잔을 탄 후 창문의 커튼을 열어보았다.

아직 꺼지지 않는 도시의 불빛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 

창가에 앉아 담배 한 대를 피워 물었다.

아...참...오늘 휴일이지?

뭐하지?



시골로 여행을 가기에 1박2일은 너무 짧고...음...

어제 현지법인 사장의 골프 초대를 괜히 거절했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골프를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친구가 안내하는 유흥코스는 이미 잘 알고 있기에

거절한 것이 후회는 되지 않았다.

항상 중요한 뭔가 빠진것 같다고 아우성치는 친게의 건전한 삼촌들을 위해 

잠시 옆길로 새서 현지 유흥?에 관해 몇 자 간단하게 적어본다.



골프를 건성으로 대충 치고, 

골프장내 고급식당에서 가볍게 한 잔 하며 점심을 간단하게 묵고, 

한국식 사우나라고 해야할지 한필 합작 스타일? 사우나라고 해야할지...여튼 그런 곳에 간다.

사우나, 식당, 마사지, 룸싸롱, 호텔 등 각종 유흥/편의 시설이 큰 빌딩 안에 몽땅 들어가 있는 일체형인데

딱 한국식이다. 

근데 여긴 아무나 오는데가 아니라 방귀 좀 뀐다는 인사들이 개인기사가 모는 고급차를 타고 온다.

중국에도 이런 일체형 유흥시설이 많은데 다 한국식을 따라한 것이다.

K-유흥이 이미 오래 전에 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었다는 걸 아는 삼촌들은 알 것이다.

여튼, 사우나를 한필 합작 스타일?이라고 한 이유는 

사우나는 분명 한국식인데 여기에 필리핀식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게 뭐냐면....글 읽는 삼촌들이 좀 충격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누나들은 여기서 뒤로 가기 클릭 권장!!!!!!!!!!!!!!)



죄다 남자 손님들만 있고 남자들 여럿이 알몸으로 목욕하는 목욕탕에서

미모의 젊은 여성들이 목욕탕 안 여기저기서 알몸으로 일대일로 남자 손님들 몸을 씻겨 준다는 것이다.

혼자 목욕하는 독탕도 아닌데....

사우나 손님이 원하면 추가요금을 주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순진무구한 나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자세한 얘기는 생략하고...



골프 -> 점심 -> 사우나...가 끝나면

보통 마사지샵으로 이동한다. 사우나에도 마사지는 있지만 다른 곳으로 간다.

마사지샵 VIP룸은 한 열명 정도가 한꺼번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을만큼 넓고 화려한 방인데

딱 2인용이다. 여태 내가 가 본 수 많은 마사지업소들 중 가장 고급스러웠다.

한 두어 시간 아로마 향기 속에 마사지를 받으며 자고 나면 피로가 싸악 풀린다.

그 다음 고급 로컬 식당으로 향한다.

따로 예약해 둔 큰 방에 앉아 있으면 밴드가 들어와 풍악을 울리고

밖에 있는 종업원들과는 다른 옷을 입은 미모의 젊은 언냐들이 필리핀 육해공 음식들을 끝도 없이 가져온다.

겨우 2명뿐인데....잔치라도 할 셈인가?

음식들은 하나씩 대충 맛만 보고 주로 술을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한다.



이 친구 참 말이 많고 유쾌한 성격이다. 

무지하게 부유한 집안 출신이라 나같은 흙수저와는 배경이 전혀 다른데

미국에서 공부했고, 같은 아시아인이라는 공통점들이 있어서인지 별의별 얘기를 다한다.

이 친구가 술 마시면 빼놓지 않는 레퍼토리가 있다.

양키 개객끼, 필리핀은 이래서 안돼, 우린 형제랑 다름없어, 회사 관두고 우리 둘이 회사 차리자, 

우리 집에도 놀러와, 우리 집에 있으면 되는데 왜 굳이 호텔에 묵어? 내가 필리핀 상류층 돈 많고 이쁜 여자 소개해줄께 등등


나 : 필리핀에선 사업 안해!

친구 : 왜?

나 : 골치 아퍼. 너도 알잖아?

친구 : 그런건 내가 다 커버 되잖아~~


필리핀은 미국의 식민지였던 탓인지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달리 법체계가

과거 미국 법체계에 기반하고 있는데 노동법도 마찬가지이고 특히 노동자들의 권리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필리핀 전반적으로 보면 노동자 권리는 개판으로 보이는데 유독 현지 진출한 외국인 기업들에게는 이를 매우 강력하게 적용한다.

여기에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필리핀인들의 직업의식과 

필리핀 뿐만 아니라 동남아에 만연해 있는 현지 정부와 공무원들의 법을 초월하는 맹목적인 자국민 우선주의가 결합되어 

필리핀은 외국인 사업주가 피고용인들을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운 국가이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술이 얼큰하게 오르면 이 친구 운전기사가 모는 개인차량을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 친구 개인차량 번호판 옆에는 금속으로 만든 뱃지 같은게 하나 붙어 있다.

마치 훈장처럼 보이는데 이 뱃지가 붙어 있으면 경찰이나 보안요원들의 검문검색도 받지 않고 

심지어 경례를 받으며 어디든 무사통과가 가능하다.

외교관 뭐 그런거냐? ㅎㅎ

자세히 묻지 않아 잘은 모르지만 그 친구 말에 의하면 아무나 달 수 없는 뱃지이고 돈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 하긴 뭐 외국인인 나를 이리 잘 대접해 주니 그게 민간외교관이 아니면 무엇이리...



여튼, 다음 코스는...

보통 필리핀 여행 가시는 분들은 비키니바나 KTV에 가서

언냐들 드링크 사주고, 바파인을 내는 바호핑을 하거나

아니면 현지 사정을 잘 알고 젋은분들은 물 좋은 현지 클럽이나 나이트(디스코텍)를 찾아 가거나

현지 사정에 밝고 떠들썩한 것보다는 오붓함과 아마추어리즘을 좋아하는 분들은 LA카페 같은 곳에 간다.

이 외에도 아고고, 스트립바 등등 종류는 아주 많다.

그래서 넌 어디로...?

아...쓰다보니 필리핀 유흥 소개글이 된 느낌.

자세히 쓰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여기서 생략.




다시 휴일 아침 창가에서 모닝커피와 모닝담배로 돌아와서...

동틀 무렵 창 밖 불빛들을 물끄러미 보다가 문득 그 소녀 생각이 났다.

아...쪽지가 있었지?



아침을 먹고 프론트데스크에 들러 호텔 리무진을 신청하며

지난 번 그 기사가 오늘 근무하는지 물었다. 다행이 있었다.

기사에게 얼마나 걸리는지 물어보니 마닐라 시 밖으로 나가서 한 시간 좀 넘게 가야 한다고 한다.

호텔 베이커리에 들러 케익과 빵을 좀 샀다.

그렇게 호텔 리무진을 타고 길을 나섰다.



초대는 받았지만 아무런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가는 건 실례인데...

어딘지도 모르는 그 곳에 왜 굳이 찾아갈 결심을 하게 되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차창 밖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 새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한다.

땅에 비가 고이기 시작하자 억수같은 비 속에서도 신나게 물장난 치는 시골 아이들이 가는 길 곳곳에서 보인다.

어릴 때 내 모습이었다.

아이들은 어느 나라를 가나 다 이쁘고 귀엽다.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아무 이유없이 기분이 참 좋아진다.

필리핀에서 비가 오면 물이 아이들 허리 높이까지 차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들은 온갖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는 그 지저분한 물 속에서 수영을 하며 즐겁게 논다.

필리핀 뿐만 아니라 긴 우기에도 불구하고 배수시설이 잘 안되어 있는 동남아 모든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베이징 올림픽 할 무렵의 중국, 그것도 수도인 베이징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억수 같은 비 속에 마닐라 밖으로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드디어 작은 시골 마을에 도착했다.


 



쓰다보니 또 잘 시간...

오늘도 이만 

총정복총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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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20-09-13 04:09
   
그런 사우나도 있군요 ㄷ ㄷ. ㅊㅈㅂㅈ
     
귀요미지훈 20-09-13 13:09
   
그러게 말이에유..ㄷㄷㄷ
진빠 20-09-13 04:56
   
아~주 이국적인 이야기 잘 들었네요미~!

아무래도 정복바이러스 땜에 팬데믹을 선언해야겠삼..ㅋㅋㅋ
     
귀요미지훈 20-09-13 13:10
   
변종이었는데..에잇 ...들켰당 ㅋㅋㅋ
아이유짱 20-09-13 11:07
   
오오 갈수록 흥미진진
한편 더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고고싱
일단 추천 및 별점 5점 꾹!
     
귀요미지훈 20-09-13 13:10
   
별점말구 입금요망
치즈랑 20-09-13 11:26
   
잠은 왜 자꾸 자는 거얌...
     
귀요미지훈 20-09-13 13:11
   
한참 클 때라 항상 졸려유~
러키가이 20-09-13 19:36
   
죄다 남자 손님들만 있고 남자들 여럿이 알몸으로 목욕하는 목욕탕에서
미모의 젊은 여성들이 목욕탕 안 여기저기서 알몸으로 일대일로 남자 손님들 몸을 씻겨 준다는 것이다.
혼자 목욕하는 독탕도 아닌데....
사우나 손님이 원하면 추가요금을 주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순진무구한 나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순진무구한 나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순진무구한 나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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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순진무구한 나로서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0-;;; 행여나;;;

그건 그렇고 -_- 글고보니 필리핀 안간지도 20년 다되었;;;

팍상항 대통령궁 지프니 밤의 라이브쇼(**춤) + 라이브바 등

그리고 필리핀 마닐라의 그녀;;;가 생각나는군 -_-;;;
     
귀요미지훈 20-09-14 00:55
   
떼끼! 엉아가 그렇다면 그런겨~~~
헬로가생 20-09-13 22:06
   
오케이 드디어 알짜배기 에피소드.
별풍선 5000개 쏨.
     
귀요미지훈 20-09-14 00:58
   
아이고...고갱님 감솨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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