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친목 게시판
 
작성일 : 21-02-07 16:56
작은 할머님 이야기
 글쓴이 : 치즈랑
조회 : 458  

외가는 전라도 강진입니다.`

만덕산이 있고 백련사가 있는 귤동이라는 마을입니다.`
아름답지만 작은 마을입니다.`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다산초당> 이 있는 곳이죠.
외가는 정약용 선생의 외가이기도 합니다.`
당숙들은 요즘에도 다산초당에서 기거하고 초당을 돌보시죠.`



첫째 큰 할아버지는 집안의 가업을 이어 받아 한학을 연구하셨죠.
둘째이신 우리 외할아버지는 재산을 물려 받아 어릴 때 부터 한량으로 사셧습니다.`
나이 드시고 사업도 크게 하셔서 어려운게 뭔지 모르고 사셨더랬죠.

외할머니는 부산분인데 먼 타지로 시집오셧죠.


할아버지께서 한참 사업하실 때 
읍내에서 작은 할머님과 살림을 차리셨고
아이 둘을 낳았습니다.`

첫째 따님이었고 둘째는 사내아이엿습니다.
이모는 자신의 처지를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가 세상을 떠돌았나 봅니다.
둘째 삼촌은 저랑 나이가 같았습니다.`

작은 할머니는 우리 어머니 보다 두살 적으셨습니다.
아주 미인이셧습니다.`
할아버지는 읍내에 아주 큰 식당을 차려 주셧습니다.`
식당은 아주 유명했죠. 지금도 있는 


아주 착하신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음식 솜씨가 엄청나서 손님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우리 외할머님은 둘째 부인인 읍내 작은 할머니의 아들을 데려다가 키웟습니다.`
상처를 주고 싶었나봅니다.`
외할머니는 어린 삼촌을 데리고 서울에서 생활했습니다.
삼촌은 모든 걸 알고 잇지만
받아 들이고 살아갑니다.


작은 할머니는 아들이 보고 싶어 울고 있을 때가 많았답니다.`
그런 엄마를 보는 이모는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갔던 것 같습니다.`




세월이 흘러`
모두 쪼그랑 할머니들이 되었을 때~
삼촌도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잘 살았습니다.`
기흥에 아파트 당첨되어 기뻐하던 삼촌
암에 걸려 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장례식장에서 작은 할머니의 모습은 차마 볼 수 없었습니다.` 
서럽게 우는 작은 할머니...
처마 밑에 작은 새 같았습니다.`



삼촌이 그렇게 허망하게 돌아 가시고
멀리 갔던 이모도 돌아 와`같이 산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가 보진 못햇습니다.`

엄청 예뻐해 주셨는데도요.

작은 할머니 보고 싶네요`
짱뚱어 매운탕 먹고 싶어요`.
때 되면 보내주신 김치도 그립습니다.


지금은 돌아 가셨습니다.
고생만 하시다가...
이승에서는 뵙지를 못하지만`
시간되면 이모님을 찾아 뵈야겠어요.



숯검뎅이가 되어버린 가슴을 부여잡고 아파하던 작은 할머니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아들이 동네에서 방위로 생활하던 18개월이었답니다.`

먹이고 또 먹이고`
음식솜씨를 발휘하여 차렸지만
아들은 입이 짧아 음식을 많이 먹지 못했답니다.`

자신의 아들과 산 시간 18개월 ..
평생 한이 되었는가 봅니다.`


화장장에서 아들을 보내고 넋을 잃고 울던 할머니

"내가 미안하다..."
"나 때문이야..."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인왕 21-02-07 17:01
   
제 조상님이 거기 가 계셨고만요?
힘내셔유~ 이제 3개만 더쓰시믄 대청소 끝낭게요.
     
치즈랑 21-02-07 23:19
   
정약용....?
          
인왕 21-02-07 23:23
   
넹~
귀요미지훈 21-02-07 18:55
   
큰 집, 작은 집...

저는 친가, 외가 양쪽에서 다 경험 했었어유.

요즘은 없지만 예전엔 참 흔했던거 같아유.

그나저나 책 하나 내셔도 되겄슈~

제목은 '처마 밑에 작은 새'

대박날거 같아유~
     
치즈랑 21-02-07 23:20
   
아...
그러게요.

난중에는 친하게 가족처럼 지냈지만
처음에는 울어머님하고 형제들 시선에
작은할머님이
만만치 않았다더군요.
아이유짱 21-02-07 20:13
   
어휴 한편의 단편문학이네유 ㅠㅠ
     
치즈랑 21-02-07 23:21
   
이럼 안되유...
빨랑 버려야 하는데...ㅇ.ㅇ
태양속으로 21-02-10 13:25
   
진심이 묻어나는 글이네요.
길게 쓰시면 문학의 한 획을 그을지도.....
 
 
Total 52,62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친목게시판 유저에게 해당되는 제재 사항 (10) 객님 11-09 96816
공지 회원 간 자극하는 글은 삼가주십시오 (15) 관리A팀 03-05 148414
공지 친목 게시판 이용수칙! (26) 관리A팀 08-22 98653
52495 뜨거운 감자 - 고백 (1) 가비야운 11-11 784
52494 Dave Koz - Know You By Heart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1-11 692
52493 George Michael - Careless Whisper (1) 가비야운 11-10 804
52492 Isao Sasaki - Butterfly In The Rain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1-10 664
52491 피아노 치는 소녀 - 다시 또 겨울이 온다면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1-09 682
52490 Craig David - 7 Days (1) 가비야운 11-09 668
52489 정은지 - Simple Is The Best (1) 가비야운 11-04 1699
52488 Tommy Page - A Shoulder to Cry On (1) 가비야운 11-04 782
52487 Richard Marx - Right Here Waiting (1) 가비야운 11-04 769
52486 두번째 달 - 달빛이 흐른다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1-04 714
52485 Steve Barakatt - No regrets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1-04 648
52484 델리 스파이스 - 고백 (2) 가비야운 11-01 798
52483 David Lanz - Leaves On The Seine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1-01 647
52482 윤한 - 겨울 바다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1-01 620
52481 James Ingram - Just Once (1) 가비야운 11-01 660
52480 Sarah McLachlan - Angel (1) 가비야운 11-01 682
52479 이루마 - Joy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0-30 579
52478 S.E.N.S. - Heaven's Song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0-30 555
52477 혹시나 싶어서 (10) 바람가람 10-29 876
52476 근황? 사진입니다 (1) 바람가람 10-29 1109
52475 무제6 (1) 바람가람 10-29 669
52474 정은지 - 나 가거든 (3) 가비야운 10-26 1864
52473 Sting - Shape Of My Heart (1) 가비야운 10-26 728
52472 McFly - All About You (1) 가비야운 10-26 731
52471 배은서 - 별빛이 비치고 (Instrumental) (1) 가비야운 10-26 69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