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이맘때
응급실로 들어간 후 감자기 부산해지는 의료진.
뇌경색을 설명하는 의사와 집사람 간의 대화.
CT, MRI 촬영등 점점 의식은 희미해지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나를 느끼고
허벅지에서 느껴지는 소변줄, 팔에 꽂아 놓은 링거줄....
희미하게 들리는 곳곳에서 들리는 흐느낌과 곡소리...
때론 보호자인듯한 사람들 간의 다툼 소리....
생과 사가 오고 가는 중환자실의 공기는 무겁고 음습했다.
의식은 있는데 움직일 수 없는 것도 눈이 잘 안 떠지는 것도
처음 경험해보는 일.
잠시 잤다고 느껴지는데 이틀이 지났다고 간호사의 말에
머리에 번개를 맞은 것처럼 띵해지고 지난 며칠의 일들을 회상해 본다.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 당하고 그로 인해 점점 힘들어지는 경제적인 부담과
이를 타파하려는 일등에 하루 하루가 고역 이었다.
이따금씩 잠시 눈 앞에 흙점이 보이다가는 순간 깜깜한 밤처럼 되기도 했다.
뭐 요즘 너무 무리를 했나 하고 그냥 넘겼었다.
요즘 들어서 단게 갑자기 땡긴다. 이것 또한 당이 떨어지나 하고
평소엔 잘 입에 안대던 쵸콜렛이나 콜라,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를 마셔 댔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우측 다리가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겁이 덜컥 났으나 집에 있던 막내에게 부축 하게 하고는 동네 한의원으로 가니
원장님의 말씀이 이 증세는 한의원이 아니고 빨리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집으로 오는 길, 그나마 절룩 거리던 다리가 아예 힘을 줄 수가 없다.
몇 번이고 무릎을 꿇었고 통증을 느낄 수가 없었다.
옆에서 부축 하던 딸이 아빠 왜 이래 하며 운다.
집으로 들어와 보니... 청바지를 입은 무릎엔 커다랗게 구멍이 나 있고
피가 터져 나와 떡이 되어버린 무릎.
구급차를 부르고 막 차에 오르는데 때마침 퇴근해오는 집사람을 태우고 어느 병원으로
가느냐는 구급대원의 말에 분당 서울대학병원으로 가자고 하며
갑자기 찾아오는 긴장이 풀림인지 그 후는 몽롱해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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