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욕먹을 고민인지는 끝까지 읽어보시면 알거에요.
연애엔 젬병이고 모태솔로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사귄 횟수가 3번이니 사실상 뭐...
게다가 내 일이 되고보니 호의인지 아니면 호감인지 구분도 못하겠어요.
작년 10월에 저희 부서에 신입 4명(여3, 남1)이 들어왔습니다.
간단히 프로필을 얘기하자면
사연의 주인공(?)-28, 남친없음, 신규A-30, 남친있음, 신규B-29, 남친있음, 신규남-30, 저희팀 막내
주인공(Y라 칭할게요)과 A는 2팀, B는 1팀, 남직원은 저희 팀인 3팀으로 들어왔지요.
솔직히 5월 정도까진 별다른 생각도, Y의 행동이 호의일지 호감일지 고민도 안했습니다.
그래서 Y와 그전까진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특별한 기억이 없는 걸로 봐선 뭐, 그냥 선후배였겠죠.
1. 아무튼, 신경이 쓰이기 시작한 건 Y가 제가 연가로 쉴 때면
뭐하는 지 일정을 궁금해하는 걸 눈치(?)챘을 때 부터네요.
한 두번은 그냥 물어보는 거려니 하겠는데 연가 쓸때면 항상
뭐할거냐, 어디 놀러가느냐, 누구 만날거냐 궁금해합니다.
놀아드릴테니 사무실 나와서 노세요 라고도 하구요.
2. Y가 다이어트 겸 운동한다면서 B와 함께 몇 달 전부터 댄스학원을 시작했는데
B가 요즘은 귀찮다고 안나가는 모양인지 갑자기 저한테 혼자 다니려니까 너무 심심한데
같이해요라면서 제가 같이 하면 계속할거고 아니면 자기도 그만두고 다른 거 알아볼거라는
얘기를 하네요.
3. 야근할 때 둘이서만 저녁을 먹게 된 적이 있습니다.
회사 근처 식당에 가는 동안 팔이 스칠 정도까지 붙어서 걸으며 이야기를 하길래
타 부서 사람들이 보면 혹시 오해할까 싶어 오히려 제가 살짝 거리두면서 걸었고
저녁먹곤 커피 한 잔하고 들어가자고 하길래 근처 카페에서 이런저런 얘기했는데
사무실 복귀할 생각없는 것처럼 계속 얘기하길래 제가 먼저 이제 그만 들어갈까라고도 했었죠.
4. 2팀 맏언니인 C가 2주 전 쯤에 갑자기 신규들한테 인기많네요, 기분좋겠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무슨 얘기냐고 하니, C랑 Y, B가 같이 미용실갔다가 저녁먹었는데
그때 Y가 제가 재밌다는 얘길하면서 담에 C, Y, B, 저 이렇게 저녁 한 번 먹자고 했다면서
언제 시간되냐고 물어봅니다.
5. 얼마 전에 Y, A, B, 1팀장님, 저 이렇게 야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직원들이 샐러드 먹을 거라고 해서 여직원들은 사무실에서 배달시켜먹고
1팀장님이랑 저는 근처 유명한 맛집에서 저녁먹고 왔는데 Y가 뭐 먹었냐고 물어보더니
담번에 같이 가요, 데려가주세요라더군요.
그 얘길 듣더니 B가 팀장님이 데려가신 건데 1팀장님한테 얘기해야지
왜 H님한테 그러니라고도 했죠.
사실 야근 때문에 Y 및 다른 직원들이랑 밖에서 저녁먹을 때면 항상 제 옆에 앉는 것도
좀 의심(?)스럽긴한데...
6. 며칠 전 야근 때문에 같이 밥먹을 사람 구하려고 Y한테 오늘 야근해요라고 물어봤는데
첨엔 오늘은 너무 피곤해서 칼퇴할 거에요라고 하더니 야근하시는 거에요라고 물어보더군요.
일이 좀 밀린게 있어서 야근할 거라고 하니까 저도 일 밀린 거 있는데 야근해야겠어요라고 했고
그날 저녁 같이 먹었죠.
이렇게만 보면 호감인 것 같지만...
전화번호 저장을 제가 먼저 했고 Y한테서 한 번도 선톡이나 먼저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평일엔 사무실에서 늘 보니까 그렇다쳐도...)
그리고 무엇보다 Y는 애교, 리액션, 웃음이 디폴트로 장착된 사람이고 그 나이답지 않게(?)
사회생활 만점인 사람이라는 점이...
게다가 대화하면서 저한테 하는 질문들이 넓기는 하나 깊이는 별로 없다는 점도 호의차원에서
물어보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게 합니다.
뭐, 아직 사적으로 둘이서만 만난 적이 없다는 점도 그렇구요.
(둘이서만 보자고 해도 왠지 거절하진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은 있으나...)
사실 의구심이 드는 가장 큰 이유 저랑 12살 차이가 난다는 점이죠.
동안이고 젊게 입고 다닌다는 소릴 듣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제 또래에 비해서 그렇다는 거지
Y가 볼 땐 어디까지나 아저씨일테니까요.
(Y가 언젠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에요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왜 그런 얘기가 나왔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주저리주저리 길게도 썼는데 쓰고보니 여자 마음 하나도 모르는 티만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