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 밥이
루나가 연습생 시절 숙소에서 키우려고 분양받은 작은 강아지는 사료통에서 나오질 않은 채로 먹고 자고 하다가 아예 밥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눈물이 많은 루나가 어리고 외롭던 시절 밥이는 위로가 되어준 존재다. 혼자 울기라도 하면 어느새 기척을 알아채고는 그 좋아하는 밥을 먹다가도 달려와서 사려 깊게 핥아준다. 동물을 좋아하는 가족 틈에서 여러 마리의 개와 고양이를 키우면서 자랐지만, 온전히 스스로 한 생명을 책임진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일이었다. 누군가 나를 돌봐줘서가 아니라 내가 돌봐줘야 하는 누군가가 옆에 있기 때문에 힘을 내는 경험을 통해 우리는 어른이 된다. 유기견이나 동물 분양 시스템의 그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도울 수 있는 길을 고민하게 된 것도 밥이가 있어서였다. “개를 키우면서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사람은 사랑을 주다가도 마음이 변하지만 개는 오직 사랑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동물이라는 점이 다르죠. 데이트하거나 보호센터에 한번 들러본다면 구충제나 사료를 사주는 것부터 도움 줄 일이 정말 다양해요. 키우지 않더라도 산책 한번 시켜주는 사소한 일에서도 사랑을 나누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작은 개 한 마리는 때로 세상 전체로 향하는 통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