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래 첫 단독 콘서트란 말이 무색한 함수f(x)의 무한 공식이 3일간 올림픽홀에서 펼쳐졌다.

2009년 데뷔 후 무려 7년 만의 단독 공연이었다. 4장의 정규 앨범을 내면서 견고한 팬덤을 구축하는 동시에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몇 안 되는 아이돌 그룹 f(x). 2016년 1월 31일, 올림픽 홀에서 열린 그들의 콘서트는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온 어느 한 걸 그룹의 성공적인 ‘되돌아보기’이자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종합 선물’ 같은 이벤트였다. 조금 늦었지만 그 덕에 오히려 더 큰 만족감을 선사한 그런 이벤트.

물론 그들이 그동안 무대에 서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13년 12월 SM 아티스트들의 연합 공연 ‘SM WEEK’에서 EXO와 함께한 무대를 비롯해 수년간 SM TOWN에서 무대에 섰다. 하지만 20~30분이 아닌 단독으로 오롯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채운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멤버들 역시 기대감과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탈은 “사실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콘서트를 준비했다. 리허설을 하면서 멤버들의 내공이 느껴져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즐겁게 공연을 하게 되더라”라는 말로 자신감을 내비쳤고, 그것은 무대 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2시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총 34곡을 소화했고, 팬들의 호응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7년 동안 어느새 훌쩍 커버린 함수 소녀들의 성장 스토리가 담긴 시공간으로 들어가보자.

CHAPTER 1 : 강렬한 f(x)의 RED LIGHT
애초 예정된 이틀간의 티켓 판매가 순식간에 매진되면서 결국 하루 더 추가되어 총 3일간 열리게 된 공연. 공연장을 찾은 것은 마지막 날인 31일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콘서트 타이틀 ‘4차원: 도킹 스테이션’. 마치 f(x)의 세계에 도킹하기 위한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그리고 절대 실패란 없다는 무언의 메시지 같았다. 3000석 규모의 공연장은 중앙에 설치된 대형 돌출 무대 덕에 어디에서도 무대가 잘 보이게 꾸며져 있었다. 대략 눈으로 가늠한 팬들은 대부분이 여성이었는데, 걸 그룹으로서는 놀라운 관객 구성이다. 드디어 f(x)와의 도킹을 알리는 인트로 영상이 나오면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Electric Shock’ ‘Red Light’ ‘Dangerous’ ‘Dracula’에 이르기까지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는 SM 퍼포먼스 특유의 개성이 드러난 무대가 이어졌는데, 멤버들의 카리스마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보여주는 칼 군무와 이를 살려주는 극적인 비주얼 효과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Red Light’의 뮤지컬적인 구성, 크리스탈이 드라큘라로 분해 댄서의 목을 무는 장면으로 마무리된 ‘Dracula’는 꽤나 강한 임팩트를 주었다. 강렬한 시작이다.

CHAPTER 2 : 사랑스러운 f(x)의 첫사랑
하지만 그들의 매력은 반전에 있지 않은가. 무대가 끝나자 멤버들은 귀여운 교복을 입고 등장했다. 오프닝과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였지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놀라웠다. 교실을 재현한 공간에서 발랄한 치어리딩부터 스쿨 뮤지컬 느낌이 나는 무대를 보여준 ‘Toy’ ‘Gangsta Boy’는 귀여웠고, ‘라차타’ ‘Me+U’는 상큼 발랄했다. 풋풋한 소녀의 첫사랑을 이야기하는 듯한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도 좋았다. 그들의 깜찍한 모습에 공연장에선 팬들의 앓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의외의 순간이라면 이어진 ‘Beautiful Good bye’와 크리스탈 & 루나의 듀엣곡 ‘Sorry (Dear Daddy)’를 꼽고 싶다. 그 곡들이 ‘감성’보다는 ‘감각’이 지배하는 f(x) 콘서트의 유일한 발라드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연 내내 뿜어져 나온 에너지는 아름답고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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