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조국이다, 멕시코 에네켄의 밥상 -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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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bs.daum.net/table/episode/24953
<한국인의 밥상>은 매년 특집 기획으로 해외 동포들의 밥상을 취재해왔다.
세계 각국에서 만난 “한국인의 밥상”은 우리 이민사의 한이 배인 눈물의 밥상이기도 했지만,
한편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한국인의 저력이 담뿍 담긴 감탄의 밥상이기도 했다.
2013년에는 지구 반대편의 뜨거운 대륙 라틴아메리카로 취재를 떠났다.
108년 전 라틴 아메리카에 최초로 이주한 조선인, 에네켄과 그 후예들이 살고 있는 멕시코,
현재 가장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한류의 열기가 가장 뜨거운 브라질
이 두 나라에는 과연 어떤 한국인의 밥상이 차려지고 있을까?
해외특집 1부 밥이 조국이다 - 멕시코 에네켄의 밥상
<밥, 이 한 그릇의 밥은 얼마나 질기고 또 질긴 것인가>
1905년 1033명의 조선인들은 새 희망을 찾아 멕시코로 떠났다.
하지만 현실은 악마의 발톱보다 더 독하다는 에네켄 잎을 자르는 혹독한 중노동 뿐이었다.
그리고 108년의 단절, 후손들은 얼굴도 말도 전혀 다른 멕시칸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들은 조국을 잊지 않고 있었다. 밥, 김치, 고추장이라는 단어를 기억하고 있었고,
4세대, 5세대까지도 끈질기게 한국 음식을 먹고 있었다. 에네켄과 그 후손들에게는 밥이 조국이고 김치가 뿌리였던 것이다.
<레판 마을에 남아 있던 이민 1세대들의 밥상>
유카탄 반도의 에네켄 농장중 한 곳인 레판마을의 아나 마리아 송은 1세대 이민자인
아버지의 음식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저 살기 위해 먹었던 옥수수물, 버리는 관상용 양배추
껍질로 만들었던 김치, 수박껍질 김치, 좀 형편이 나아지자 먹을 수 있던 쌀밥, 칼국수까지
조국을 그리는 1세대 아버지의 음식은 딸에게 고스란히 남겨졌다.
<헤니장의 이민사 박물관>
꼬레아노 이민사 박물관을 운영 중인 헤니장.
에네켄 후손 3세대인 그녀에게 조국은 사랑하는 할머니와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할머니에게 배운 또르띠아로 발효시킨 고추장, 고추장 주물럭, 버려진 뼈로 국물을 내서
끓이는 탕 지지미, 콩자반 같은 한국 음식은 자신이 한국인임을 알려주는 증거이다.
<60년간 이어진 율리세스 박의 가족식사>
에네켄 농장에서 노예 아닌 노예로 살던 조선인들을 죽기 살기로 일을 하는 근면성과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를 발휘해 마침내 하나 둘 씩 자리를 잡아간다.
냄비 때우는 일에서 시작 큰 싱크대 공장을 일군 이민 2세대 크레센시오 박의 후손은
현재 큰 대가족을 이루어 매주 금요일 가족 식사를 한다. 60년째 이어진 가족의 식탁에는
언제나 미역국, 부침개, 계란찜, 장조림, 만두 등 한국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진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되찾고 싶은 4세대 이르빙에게 밥이란 무엇인가?>
깜뻬체의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주말마다 한글학교까지 꾸리고 있는 한인 후손 이르빙.
어머니는 멕시코 인이지만 그녀의 노트에는 시어머니에게 배운 한식 조리법이 기록돼있다
밥, 김치, 잡채, 부침개를 먹으면서 자라온 이르빙씨는 요즘 한식 속에 자신의 뿌리인
조국이 담겨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