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암수를 여러 번에 걸쳐, 진도에서 공수해서 미국에서 길러 봤습니다.
보통 생후 2개월 미만 개의 비행기 공수는 예방 접종 등의 조건이 없기 때문에, 아주 쉽게
비행 탁송 비용 20만원(90년대)만 더 냈었습니다.
미국에서 진돗개를 데리고 산책하거나 쇼핑 나가면 보이는 현상:
(1) 거의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일본의 시바견, 기슈견 아류로 봅니다. 그러면 저는, 그들 개는 한국에서
한국의 진돗개를 자기네식으로 개량한 것이라고 정보 교정을 해 주곤 했습니다.
(2) 진돗개는 훨씬 큰 개를 만나도 대략 90%이상의 상대개가 멀리서 보고서도 즉시 꼬리 내립니다.
참, 신기한 일이고, 동물 끼리는 보는 즉시 '서열 정리'가 된다는 생각을 했었죠.
(3) 한결같은 시민들의 반응은 '예쁘다, 알맞은 싸이즈다" '영리하냐' 어떤 견종이냐' 등의 질문이 쏟아집니다.
(4) 이런 질문이 나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저는 진돗개의 전도사처럼 열변을 토하며 자랑하곤 했습니다.
(5) 생후 2-3개월 쯤에 한국인 교포나 유학생들, 기타 미국인에게 분양을 해 주었는데,
거의 대부분 반환했습니다. 그 어린 나이임에도, 자기 독립심이 유난히 강해서 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고
주인이 바보같으면 더더욱 순응을 하지 않더라는 불평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진돗개, 암수(백구), 황구+백구(암수), Black-and-Tan + 백구(암수)를 비행기 탁송으로
여러 번 미국에 데려다 길러 봤습니다.
아직도 야생 늑대의 DNA를 가장 많이 보유중이라는 연구소의 주장을 아직도 믿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지금도 신기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개를 길러봤는데, 동물적 감각, 그네들만의 세계에서는
몇 백 미터 거리에서도 덩치와 상관없이 눈이 마주치는 순간, 한 놈이 꼬리를 내리는데
진돗개는 으르렁 같은 제스처가 없습니다. 그냥 조용히 다가가서 한 입에 급소를
무는 데 반해, 다른 견종은 으러렁, 공격자세, 아니면 쫄아서 후퇴.. 하더군요.
진돗개 생각보다 기르기 까다로운 품종입니다.
한국에서는 시골에서 많이들 방임하면서 키우는 경우가 많아서 많이들 오해합니다.
그냥 먹이만 챙겨주면 지가 알아서 한다는 인식이 많죠.
그러나 늑대에 가장 가까운 품종중에 하나가 진돗개입니다.
그래서 군견 경찰견으로 사역못하는 겁니다.
굉장히 예민하며 영역의식도 강하고 자기식구 아니면 적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서 개에게 물리는 사고발생율 1위가 진돗개랍니다.
한번 주인과 식구가 정해지면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거의 인의적인 품종개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크기가 좀 작은 온화한 늑대로 봐야 합니다.
적어도 미국은 관대합니다. 대신, 목줄 매지 않고 외출해서 남에게 위협을
주거나 누군가 놀라서 소리치는 순간, 그 개는 총살, SPCA에 잡혀가거나 벌금 엄청납니다.
즉, 결과와 책임이 엄청나기 때문에 개 주인이 알아서,
누군가 다가오거나 지나갈 때는, 주인은 목줄을 1m 미만으로 잡고 비켜서면서
급긴장을 합니다.
저도 진도의 축협 관계자분과 친분 쌓고, 출생 기록 등 족보 따지고,
한국의 토종견 협회장, 진돗개 협회장과 협의해서 '고르고 골라서' 미국으로 공수했지만,
'개'는 본시 '늑대+똥개'의 교잡물이라서, 순종이라는 말은 인간이 지어낸 말일 뿐,
모든 개는 hybrid라고 봅니다. 진돗개 순수 혈통의 귀끝, 꼬리 끝 색, 뼈대, 기타 등등,
사실 우스운 얘기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