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올린 노르웨이 교환학생들의 글이 재밌다고 하시는 분이 많으셔서,
그 다음 포스트 중 하나를 골라서 또 번역해봤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연재를 할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이 유학생들의 글도 띄엄띄엄 올라오므로 저도 그냥 가끔씩 번역해보겠습니다.
지난 번에 올린 번역글은 Mats가 쓴 글이고 이번엔 Ingar라는 녀석이 쓴 글입니다.
아직 지난 번역글을 안 보신 분이 있다면,
일단 사회/문화의 101번 게시물을 보고 오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번역한 글 중에 몇 문장은 거의 추리하다시피
의역한 부분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럼 재밌게 보세요.^^
Ingar와 Mats가 한국의 고등학교에 들어가다!
멋진 제목이야, 그치? 이것에 대해서 좀 더 말할 게 있어.
일단, 지난 번에 업데이트한 이후로 시간이 좀 걸린 것에 대해서 사과할께.
우리는 글쓰기에 관해서 여러번 생각해봤지만,
짧고 따분한 포스트를 많이 올리는 건 너무 지루한 것이라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었어.
우리가 버린 몇 가지 이야기 소재의 목록을 여기 보여줄게.
1. Ingar와 Mats는 좋은 음식을 먹는다.
2. 우리는 학교에 모였지만, 모든 수업이 휴강이었다.
3. 한밤 중에 빨래하고 옷수선을 했다.
4. Mats가 하루는 땀에 젖은 T셔츠를 입었다. - "Mats야, 냄새!"라는 한국말을 배웠다.
5. 내 의자가 너무 낮아서 미치도록 짜증난다.
6. Mats는 커피를 주문할 때 뜨겁게 해달라고 안하면, 무조건 냉커피를 준다는 걸 경험했다. (*이들이 한국에 온 시기가 여름이었으므로 이해가 감)
7. Ingar도 커피를 주문할 때 뜨겁게 해달라고 안하면, 무조건 냉커피를 준다는 걸 경험했다.
8. 전철의 파리들은 바나나 껍질을 아주 좋아한다.
9. 만약 당신이 세 번이상 잘못된 PIN번호를 입력하면, 예전 휴대폰이 잠긴 채로 하루를 보내게 된다. - Mats가 당신에게 이것만은 피해라고 조언한다.
지난 번 포스트 이후의 일들 중에 주목한 만한 일은
이제 우리가 모든 과목들의 수업을 다 한 번씩 들어봤고,
모든 과목이 다 꽤 좋았다는 것이야.
이번 학기에 우리가 수강하는 과목은 임베디드 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관한 토픽, 컴퓨터 모델링, 인공지능(AI), 운석과 태양의 체계 등이지.
이것은 내가 앞서 말했던 언제 우리가 한국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기 위한 선행적 부연설명이었어.
그러니까 이것은 오늘 '운석과 태양의 체계'라는 과목의
첫수업을 받던 중에 일어난 일이야.
우리의 수업은 평소 수업을 받는 건물과 멀리 떨어진
다른 학부의 건물에서 수업을 받기로 되어있었어.
멋지게도 30분이나 일찍 어떤 건물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깜짝 놀랐는데,
곧 그 건물이 노르웨이의 고등학교와 비슷해보인다는 걸 발견했어.
글쎄, 건물의 내부는 확실히 외관보다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지.
근데 그게 아니었어!
내부의 공기는 우리가 노르웨이의 고등학교에서 느꼈던 것만큼이나 나빴어.
건물 전체가 폐쇄적이고 헐어 있어서 건강을 악화시키도록 세팅 된 것 같았지.
그래 뭐, 수업은 확실히 정상적이겠지...라고 우리는 생각했어.
근데 그게 아니었어!
하긴, 수업이 있긴 있었어. 그런데 고등학교 수업이었지.
한 무리의 학생들이 같은 수업을 받는 게 아니라,
반별로 다른 수업을 받고 있었던 거야.
나는 "야, 여기서는 단지 우리만 외국인이고, 우리만 20살이 넘은 것 같지 않아?"라고 말했지.
오케이, 일단 우리가 그냥 그 교실에 앉아버렸을 때,
교실에 있는 얘들이 우리를 힐끔 쳐다보면서 속삭였어.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은 속삭일 필요가 없었어.
우리가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사실은 꽤 명백하거든.
나는 그 때만큼 어처구니 없는 장소에 가 있었던 적이 거의 없었어.
우리가 잘못된 선생님(*원래 수업을 들어야할 교수가 아님을 의미)에게 실망하는 것은
정작 우리가 원래 가야 했던 곳에 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납득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지.
그 교실의 선생님이 강의를 멈추고 우리(Ingar와 Mats)한테
수업의 남은 시간은 우리때문에 영어로 쪽지시험을 봐야겠다고
말했을 땐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
그래 이것이 우리가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시작했었다는 이야기야.
우리는 이 과목을 매주 월요일에 수강해.
앞으로 우리는 수업을 받으면서 무슨 일이 생기는지,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했는지 등을 주의깊게 지켜볼거야, 채널 고정!
보시다시피, 우리는 둘 다 새로 휴대폰을 샀어. 구글 넥서스원.
이것은 아주 멋진 휴대폰일 뿐만 아니라
이곳의 CDMA표준과 노르웨이의 GSM방식이
모두 적용 가능한 유일한 휴대폰이야.
기술적 세부사항까지 신경쓰는 사람들은 확실히 적지만,
그래도 나는 너나 네 여자친구가 가지고 있는 아이폰보다는 이게 훨씬 더 났다고 말할 수 있어.
===== Comments =====
TS
September 8th, 2010 at 10:46 p.m.
나는 12살이야. 이게 뭐야?
Madam Mim
September 9th, 2010 at 5:28 p.m.
믿기 힘들 정도로 재밌게 읽었어. 그리고 글을 참 잘 쓰네.
나는 여기의 모든 포스트들을 몇 번이나 읽었고 많이 웃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할께...
Sindy
September 10th, 2010 at 4:17 p.m.
나는 니가 버린 소재 중에 "한밤 중에 빨래하고 옷수선하기"가 듣고 싶어! =)
다음 번 업데이트까지 1주일을 넘기지마! =)
Andypandy
September 16th, 2010 at 5:38
빌어먹을 관리자가 누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