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헤이트, 한국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는 저널리스트 아오키 사토시와 야스다 코이치의 대담이 칼럼 기사화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유튜브에서 보신 분들도 많을 텐데, 일본정부를 비판해서 방송에서 잘리기도 하는 등 우익들이 굉장히 싫어하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도 물론 한국에 대해 완벽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지속적으로 한일관계를 걱정하고 일본의 미래를 바른 방향으로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지네요.
댓글은 물론 난장판입니다. 깜짝 놀란 것은 엄청나게 피해자 위치에서 쓴 댓글이 많았다는 겁니다.
*‘그 나라’라는 표현 자체가 우익 사이트에서 자주 쓰는 외교적으로 ‘악의 축’ 같은 느낌의 단어입니다만, 뉘앙스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의역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아래 칼럼내용만 올리고 댓글반응은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대담>
케이팝 문화의 침투가 가교가 될 것인가.
이웃나라와의 현재, 그리고 미래.
「최근 10 - 20년 사이 이 나라 정치나 사회에 공통적인 기미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 뭘까. 열화(*질이 열등해짐)니 침체니 촌탁**이니, 시대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말은 몇 개 떠오르지만, 내가 도달한 것은 상당히 어두운 말이다. 배타성과 무관용--」.
(**높은 사람의 마음을 미리 알아채고 먼저 비위를 맞춤)
첫머리부터 생각지도 못하게 헉 하게 되는 문장을 쓰는 것은 저널리스트 아오키 사토시씨와, 논픽션 라이터 야스다 코이치씨의 공저 「이 나라를 덮는 증오와 조소의 탁류의 정체」.
인터넷에 넘치는 차별이나 비방 중상, 그리고 정치와 언론의 문제 등 두 논객이 다양한 각도에서 대화를 거듭하고, "배타와 무관용"이라는 풍조의 정체를 찾아내려고 시도하는 대담집입니다.
이번에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다시 보는 힌트로 가득 찬 이 책에서 "케이팝 문화"의 새로운 붐으로부터 파악한 한일 교류의 지금과 미래에 대해서, 대담을 일부 발췌해 소개합니다.
새로운 한류 붐은 무엇을 낳을까
아오키 사토시씨(이하 아오키): 한일관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 자주 언급되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사람들은, 각각 전혀 다른 외국에 가면 자기 나라와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기뻐하면서, 일본과 한국을 서로 방문했을 때는 자국과 다른 점을 발견하고 화를 낸다고. 원래 이웃 나라끼리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전 세계에 자주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한편으로 최근에는, 특히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팝 문화가 상당히 널리 침투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 분야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만, 현재는 제3차의 한류 붐이라고 해서, 음악과 드라마는 물론 패션부터 문학에 까지 젊은이와 여성들이 흠뻑 빠져 있습니다. 그러한 층에서는 또 다른 한국관이 퍼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야스다 고이치 씨 (이하 야스다) : 저는 작년에 케이팝 취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일본 젊은이가 트와이스를 뒤이으려는 듯이 한국에 가서 레슨을 받고 연예인이 되려고 해요. 그 친구들의 인터뷰를 했는데 좋든 나쁘든 한국에 대한 편견이 없습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것은 역사 문제에 대한 흥미도 관심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문화로서의 한국에 빠져있고 한국인 여자애와 같은 화장을 하고, 한국의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다고 생각하죠. 그런 젊은이들이 홍대 근처에 많이 있어요.
특히 많은 여성들은 하숙집에서 레슨을 받으러 다녀요. 벌이가 좋으니까 연예인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도 레슨을 해요. 꽤 비싸거든요. 월 10만엔 정도의 레슨료가 들어요. 그런 일본인 여자아이를 손님으로 점점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관계로 많이 줄었겠지만.
야스다 : 그런 젊은이들의 한일 교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맥락과는 전혀 다른 흐름으로 계속되고 있어요. 코로나 하에서도, 예를 들어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큰 붐을 일으킨 것은, 편견 없이 작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기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할까 믿음직하고, 부럽다.
한국 영화의 [기생충 반지하 가족]이 일본에서도 나름대로 동원을 불러왔지만, 그동안 한국 영화팬 중에는 한국통을 자칭하는 사람이나 서브컬쳐적 의미에서 한국 문화를 깊이 접하는 사람이 많았죠. 지금은 이들 마니아층을 훨씬 넘어 당연하게 지금의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생겨나고 있어요.
한국에 대해서 혐한과는 다른 맥락도 있구나 라고. 여기에 어떻게 기대해야 좋을지, 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것을 제대로 봐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고생과 넷우익의 배틀
아오키 : 즉 정치나 미디어의 레벨이라든가, 혹은 아저씨 감성의 인터넷 우익들은 한국을 매도하고, 종종 위압적으로 거만한 태도를 취하거나 하지만, K-POP이나 패션 등을 시작으로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젊은층이나 여성들에게는 또 다른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그것도 아저씨 감성의 넷우익를 짜증나게 하는 거겠죠.
게다가 요즘은 그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많잖아요.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을 휩쓸었고, 야스다씨가 말씀하신 영화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상을 비롯한 국제상을 휩쓸었죠. 한국사회에도 갖가지 모순과 격차가 소용돌이치고 있지만, 여유를 잃고 불안감과 초조감이 만연한 일본 측에는 한때 낙후된 나라로 지목했던 한국의 약진에 대한 질투 같은 것도 있어서, 항간의 헤이트 발언에는 그런 것들이 짙게 떠돌고 있다.
야스다 : 그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한일 월드컵이 끝난 후에 NHK가 「겨울의 소나타」를 방영해, 한류 드라마·붐이 시작되었습니다만, 초기의 한류 팬은 중고령 여성이 중심이었습니다. 제가 취재한 인터넷 우익들은 그 조류에 대해 엄청나게 반발하는 걸 볼 수 있었어요. NHK나 지상파 후지TV가 중요한 시간대에 한국 드라마를 편성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 반발과 차별 의식이 폭발한 것은 2011 년 반 후지 TV 소동이지요. 배우 다카오카 소스케가 ‘후지는 한국의 방송국인가’ 같은, 요는 일본의 방송국이 한국에 탈취되었다는 뜻을 SNS에 올렸고 거기에 인터넷 우익들을 중심으로 한 혐한층이 동조했던 거죠.
야스다 : ‘후지TV 항의시위’라는 이름의 모임을 취재했는데, 도쿄 오다이바의 후지TV에 6500명이 모였었어요. 6500명이 후지TV를 에워싸고 한류 드라마는 필요 없다며 구호를 반복하고 있었죠. 그들은 일본 방송국을 한국에 빼앗겼다고 주장했어요. 어처구니없지만 일종의 상실감을 본 것 같아요. 당연히 거기에는 차별적인 주장도 섞여 있는 것입니다.
아오키 : 예로부터 내려온 편견과 차별에 더해 동족혐오와 불안감, 상실감이 뒤섞여 있는 복합 증상. 야스다 씨의 이야기를 듣고 보면, 최근 일본에 확산되는 차별적인 풍조 역시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의 현상 등과 유사형의 면이 있군요. 지나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등의 여파로 몰락한 중산층이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앞날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감과 초조감도 곁들여지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외치는 트럼프 같은 포퓰리스트에 매달리고 만다는 거죠. 그 주위에는 반지성주의나 음모론 등도 소용돌이치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만연하는 헤이트 발언도 과거와 같이 위에서 깔보는 차별과 편견뿐 아니라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차별도 있어 상실감과 불안감이 배외주의로 이어지고 있지요. 이른바 상실감이나 불안감을 메우기 위해서. 그것을 정당화하는 「재일 특권」등이라고 하는 것은 망상에 지나지 않지만, 이 점도 반지성 주의나 음모론과 공통됩니다.
야스다 : 그들이 보기에 한국은 자신들이 위에서 깔보고 차별하는 대상이라기보다, 한국에 의해 빼앗기기만 하는 일본이라는 인식이거든요. TV도 빼앗겼다, 라고. 상징적인 플래카드는 「후지TV는 사자에상(*일본 3대 국민 애니.) 만 하면 된다」같은 것이었습니다.
즉, 한국에 TV의 방영시간을 주지 말라는 것을 필사적으로 주장하고 있었죠. 차별에 바탕을 둔 위기감이 그렇게까지 사람을 모았다고 생각하고, 각지에서 반대 운동이 활발히 일어난 것도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렵부터, 한류 드라마를 시작해 한류로 여겨지는 것에 대한 안티테제의 움직임이 강했어요.
야스다 : 물론 지금도 있어요. BTS나 K-POP 콘서트에 넷우익이 몰려올 때도 있고요. 무도관 같은 경우에는 입구 근처에 일장기를 든 패거리들이 있었습니다.
아오키 : K-POP 팬 입장에서 보면, 그런 인터넷 우익 활동가는 어떻게 비칠까요?
야스다 : 여고생 K-POP 팬이 인터넷에서 ‘짜증난다’고 쓰고, 거기에 대해 ‘우리를 짜증난다고 말했다’며 인터넷 우익이 욱해버린 일도 있었네요. 여성에게 무슨 말을 들으면 더욱 흥분해버리니까요.
아오키 : [짜증난다]는 말을 듣고 욱했다는 것은, 정말로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짜증난다]는 건 그 말대로잖아요(웃음).
어쨌든 혐한을 부추기는 정치와 인터넷 우익이 득세하는 반면, 한국 팝 문화에 친숙한 젊은 층과 여성층이 현재 일본에는 병존하고 있죠. 더불어 양국 역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 등이 희박하다고 해도 후자의 층이 향후 양국 관계를 새롭게 이어나갈 가능성은 여전히 있을지 모릅니다.
다만 한일 관계의 악화를 부추기는 정치나 언론의 영향이 향후 그러한 문화적 조류에 악영향을 미쳐 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겠죠. 야스다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요.
저자 프로필
아오키 오사무 씨: 저널리스트, 논픽션 작가. 1966년 나가노현 출생. 케이오기주쿠 대학 문학부 졸업 후인 1990년, 쿄오도통신사 입사. 오사카 사회부등을 거쳐 도쿄 사회부 기자. 경시청의 경비·공안 담당 등을 맡았다. 이어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유학하고 외신부로 옮겼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서울 특파원. 2006년, 교도통신사를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저서로 「아베 3대」(아사히문고) 등이 있다.
야스다 코이치씨: 논픽션 라이터. 1964년생 시즈오카현 출신. 「주간 보석」 「선데이 마이니치」기자를 거쳐 2001년부터 프리렌서로. 헤이트 스피치의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린 「넷과 애국」(고단샤)로 2012년, 제34회 고단샤 논픽션상을 수상. 2015년, 「르포 외국인 「예속」노동자」( 「G2」vol.17)로 제46회 오오야케 소이치 논픽션상 잡지 부문 수상. 저서로 「우익의 전후사」(고단샤 현대신서) 등이 있다.
번역기자:kalamoo
해외 네티즌 반응
가생이닷컴 www.gasengi.com
위 출처의 변형,삭제등은 절대 허용하지 않습니다.
또한 어떠한 형태로든 가생이닷컴 모든 번역물의 2차 가공,편집등은 절대 허용하지 않습니다.
*노골적인 인종차별성 댓글 및 부적절한 글은 통보없이 삭제 합니다.(또는 댓글 금지조치)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