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식1) 여자는 앞서 퇴근했어,오빠? 라는 물음을 던졌다. 과연 이 물음의 의미는 무었이었을까. 그냥 단순히 퇴근 했는지 안했는지 그 사실만을 알아보기 위해 던져본 물음은 아닐것이다. 퇴근을 했다면 함께 무엇인가를 하고 싶은 마음에 던져본 물음인 것이다. 게다가 남자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퇴근했을 시간이 되어서야 연락을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한 물음의 대답으로 남자는 이미 친구들과 퇴근후에 술한잔 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남자가 퇴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남자는 여자가 기다리고 있던지 말던지 상관이 없다는 식의 대답이다. 하다못해 퇴근후에 오늘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 술 한잔 하러간다고 먼저 여자에게 연락을 해줄 수도 있었지만 남자는 여자의 퇴근했냐는 연락을 받은 후에야 대답을 한것이다. 이것이 여자 입장에선 내생각 따윈 하지 않았구나라고 생각된 것이다. 여기서 "어 그래" 라는 여자의 대답은 과연 글자 그대로 남자의 퇴근후의 상황을 안걸로 만족한 대답일까? 앞서 설명한 여자의 심리에 비추어 볼때 "어 그래" 라는 말이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아니라는걸 알 수 있다. 만약 "퇴근후에 뭐하고 있는지 그냥 궁금해서 물어봤어, 재미있게 놀구 집에 들어갈때 연락해줘" 라고 대답했다면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 들일 수 있을것이다. 하다못해 처음 물어봤던 "퇴근했어 오빠?" 라는 문장에서 등장했던 오빠라는 단어까지 삭제된 애교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어 그래" 라는 말에서 여자의 내재된 분노를 엿볼 수 있다. 즉 여자는 자신이 지금 화가 나있다는 것을 철저히 애교가 배제된 짧은 단어를 통해서 남자에게 내가 지금 화가 나있다. 그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라고 말하고 있는것이다.